1 개요
풍종호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에 나오는 마교(魔敎)의 비술로, 사람의 심혼(心魂)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음은 물론 각종 약이나 도구, 독을 이용하는 수법에서 상대로 하여금 혼란에 빠지게 하는 자잘한 환각술에 이르기까지 거의 다 망라하고 있는 기교법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섭혼대구식(攝魂大九式)이다. 천마신공(天魔神功)과 함께 마교비전의 핵심이며, 섭혼대구식 자체가 독자적인 무예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역할은 다른 마공을 보조하는 것이다.
오랜 마교의 역사 속에서 마교비전도 계속하여 발전해온 만큼 섭혼대구식도 마찬가지이다. 초기의 섭혼대구식은 마교에서 영겁천마문(永劫天魔門)에 전해진 섭혼대구식을 통해 알 수가 있다. 기본 역할처럼 다른 마공의 단순함을 보충하나, 실제 사용되는 수준은 적의 다른 술수를 방비하며 격파하는 것이 고작이다. 즉, 모든 이치를 포용함에도 실제적인 활용 수준은 많이 발전하지 못한 상태이다.
후기의 섭혼대구식은 절대천마(絶代天魔)가 남긴 섭혼대구식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초기의 단점을 보완하여 상대의 술수를 격파하는 것은 물론 보조하는 다른 마공의 위력을 있는 대로 드러내게 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문제점이 남아 있는데, 섭혼대구식이 걸쳐 있는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서 오히려 제대로 활용하기가 난처하다는 것이 애로사항이다.
절대천마는 이 섭혼대구식을 통해 화신을 만들어 제세칠성(濟世七聖)과 마지막 결전을 치르기도 한 만큼 제세칠성은 이러한 절대천마를 무찌르기 위해 이 섭혼대구식을 파해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완성된 것이 여의대구식(如意大九式)이다. 섭혼대구식이 펼쳐지면 상대를 위해하지 않고는 위력을 드러낼 수가 없는 마도(魔道)의 절기인 반면에 여의대구식은 상대에게 어떠한 피해를 입히지 않더라도 원하는 목적만 취할 수가 있다.
참고로 『녹림대제전(綠林大帝傳)』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검왕(劍王)이 섭혼대구식을 연구했다고 한다. 검왕은 천하의 모든 검법을 알고자 해서 검법으로도 펼쳐질 수가 있었던 마교의 섭혼대구식도 연구한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