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랫아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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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V-25에 장착된 닭장 슬랫아머.

1 설명

Slat Armor 혹은 Slat Armour로 표기한다.

전차장갑차들을 시도때도 없이 괴롭힌 RPG에 대한 대책으로 고안된 물건이다. 물론 이 장비가 나타난 후에 험비랑 전차, 장갑차 때려잡는 무기들의 양상도 급조폭발물을 이용하는 식으로 바뀌었으므로 효용성이 떨어지지만, 이것마저 없으면 RPG에도 당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장비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공수부대와 노보러시아 반군의 전투를 보면 슬렛아머가 만신창이가 되긴했지만 슬렛아머 덕분에 BMD-1이 살아남았다.

2 유래

보이는 그대로 철망형 장갑이며, RPG-7의 전기충격식 신관에 대한 대응책으로 제작되었다. 이 원리를 발견한것은 베트남 전쟁당시 기지주변의 철조망에 RPG탄두가 불발된 채 멀쩡히 걸려있는 것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실제로 당시 투입된 장갑차 중 일부는 현지 개수로 철망을 휘감고 돌아다니기도 했다 한다. 그리고 더 거슬러올라가면 표적지로 테스트하던 패튼 시리즈의 후미 엔진그릴에서 비슷한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과, 더더욱 올라가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판처파우스트에 앗뜨거한 소련이 전차에 매트리스 스프링 등을 두르고 다닌 것에서도 조상을 찾을 수 있다.

3 특징

사실 철망이라기엔 철판을 바짝 세운 각도로 놓은 형태가 이상한데, 이는 사실 RPG 같은 대전차화기의 탄체 파괴를 노리는 것이다. 저 철판에 신관이 딱 맞거나 저 틈새로 탄두가 정확히 들어간다면 그냥 터지겠지만, 보통은 장갑 표면에 몸통 부분이 얻어맞게 되고, 그러면 탄이 찌그러지면서 운이 좋으면 전기신관에 연결된 전선이 끊어져 완전히 불발되거나 아예 공중분해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형태가 찌그러지면 장갑 관통력이 격감하더라는 것이다. 원래 성형작약탄은 조금만 형태가 찌그러져도 실제 능력이 크게 격감하는 성질이 있다.

물론 저 현상 자체가 확률적으로 일어나는지라 가끔 빗맞아서 제대로 터지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그리고 탄두가 찌그러지더라도 신관이 작동하면 어쨌든 탄두가 터지는데, 이 경우에는 고폭탄처럼 주변에 폭발압력이 발생해서 장갑이 관통당하지 않더라도 고작 철판 수준의 내구력을 가진 주변의 슬랫아머 구조물을 통째로 박살낸다. 그리고 신관이 제대로 작동하고 탄두가 멀쩡한 경우에는 장갑면에서 이격되어 격발되기 때문에 메탈제트의 위력을 경감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실제 연구결과 슬랫아머 정도의 거리 이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력 감소는 미미한 수준이라 장갑차 입장에선 거의 무의미하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한계점이 확실하다.

보이는 그대로 간단한 구조에 다른 장갑에 비해서 싸고 가볍고 기동성의 제약도 줄어들며, 설치하기도 쉽고 교체도 용이한 편이다. 내구성도 제법 좋은 편이다 (반응장갑은 각각의 블럭이 1회용이다).

그리고 주장갑이 약하거나 없어서 반응장갑등을 설치하거나 장갑을 증설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방어효과도 있다. 원래 전차도 엔진이 있는 전차후면은 장갑을 증설하기 힘들고 냉각등의 이유로 개구부가 있는 곳도 많아서 RPG에 취약한데다가, 일부 장갑차는 반응장갑의 폭발에도 주장갑이 파손될 정도로 약한 경우가 있는데, 이들이 방어력을 늘리려면 슬랫아머밖에는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4 단점

에칭작업하기가 너무 어렵다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무게 증가로 인한 기동력 저하 및 주행거리 감소, 차량 부하 증가, 부피 증가로 사고 위험 증가 및 조종수와 사수의 외부 시야 제한 단점이 있고 하차보병의 활동에도 제약이 생기며, 여타 확실한 방어수단보다는 부서지기 쉬운데다가, 슬랫아머 파편이 주변 보병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는 보고도 올라온적이 있었다. 특히 IED 에 피격되어 전복되거나 화재가 발생했을 시 내부병력의 탈출 및 구조에 장애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물론 러시아군 보병은 반응장갑 주변에서 보호장구도 없이 배치되므로 배부른 소리라고 볼 수도 있지만, 미군같이 전시에 제대로 보충하기 힘든 인적자원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정상이다. 인적 자원을 경시한 일본군이 전쟁에서 제대로 패한 것을 본다면 이런 종류의 문제점을 언급하고 개선하는 것이 지당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두 차례 폭발하는 탠덤탄두를 가진 RPG, 예를 들어 RPG-29나 RPG-27에는 원리적으로 무력할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한데, 성형작약탄은 원래 폭발력의 70% 정도가 사방으로 흩어지므로 고폭탄 대용으로도 널리 사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탠덤탄두의 경우 앞에 있는 소형 성형작약탄이 터지면 끽해야 철판정도인 슬랫아머의 구조물 자체가 파괴된다. 그 이후에 주탄두가 작렬하면 바로 관통되는 참사가 난다. 설령 앞의 소형탄두가 작렬하지 않더라도 이미 주탄두가 착탄의 충격을 알아차리고 제대로 기폭하므로 어차피 슬랫아머째 관통되는 것은 매한가지다. 따라서 슬랫아머에게 유리한 상황은 선두에 있는 소형탄두와 주탄두가 모두 불발되는 사태인데, 이건 극히 드문 일이므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원래 반응장갑 대용품으로 사용되는 슬랫아머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만일 슬랫아머가 반응장갑보다 효과가 좋다면 반응장갑은 진작에 퇴출되고 슬랫아머 천지가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