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화수소

경고! 이 물질은 위험 물질입니다.

이 문서에서 설명하는 물질을 섭취 및 복용하거나 함부로 취급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맹독성의 무색 액체이다. 화학식은 HCN. 사이안화수소, 청화수소(靑化水素)로도 불린다. 영어로는 hydrogen cyanide인데, Prussic acid 로도 많이 불렸었다. 꼭 가스로 들이마시는 것뿐 아니라 먹든, 만지든 어떤 경로를 통해 흡수되어도 위험한 맹독이다.

시안화수소는 약산성이며 물에 잘 녹는다. 물에 녹으면 시안화수소산 또는 청산(靑酸)이라 한다. 맹독으로 흔히 일컬어지는 청산가리의 청산이 이것이다. 물에 녹으면 부분적으로 이온화 되어 시안화이온 (CN- )을 내놓는데, 바로 이것이 치명적인 역할을 한다. 미토콘드리아 세포호흡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사이토크롬(cytochrome)에 작용하는 산화효소(oxydase)가 시안화염과 결합해 활성을 잃고[1], 결국 세포호흡이 불가능해진 세포가 싹싹 죽어나가게 되는 것. 그래서 시안화물 중독으로 죽은 사람의 혈액은 빨갛고 입술도 맑은 분홍색이다. 적혈구가 산소와 결합한 그대로라서.

이는 다시 말하면 시안화염을 산화효소가 아닌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시키면 시안화물 중독으로 인한 사망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도 가진다. 실제로 이 원리를 이용한 시안화수소의 해독제가 개발되었다. 2006년에 미국 FDA의 인증을 받은 이 해독제는 하이드록소코발라민. 바로 비타민 B12a다(...) 시안화이온이 비타민 B12a와 결합하면 흔히 비타민제에서 먹을 수 있는 형태의 비타민 B12로 바뀌어 신장을 통해 오줌으로 안전하게 배출된다.역시 비타민은 건강에 좋다.[1]

휘발성이 크고, 끓는 점이 26℃로 낮은 편이다. 어는 점은 -14℃. 이 말은 시안화수소를 흘리기라도 하면 쉽게 증발해서 퍼져 나간다는 뜻. 맹독성인데... 다만, 군사적 용도의 독가스로 사용할 경우 이 점이 중요한데, 별다른 제독 없이도 금방금방 날아가서 지속시간이 짧은 편이지만, 적을 신속하게 제거하고 해당 거점을 점령하는 데는 적절하다[2]. 거기다 현용 방독면은 이 시안화수소에 대한 방호력이 낮아서 15~30분 이내에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증발한다고 위험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공기 중 농도가 5.6%를 넘어가면 폭발성을 띤다. 맹독성에 비하면 폭발이 문제겠냐만... 하여간 여러모로 킹왕짱.

아몬드 냄새가 난다는데, 유전적 능력이 있는 일부 사람만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한다[3]. 약간 쓴 맛이 난다고 한다.근데 맛 보면 죽을텐데?[4]

산소를 발견한 스웨덴 화학자 쉴레(C. W. Scheele)에 의해 처음으로 분리되었다. 진파랑색 염료인 프러시안 블루로부터 분리되었고 산성이기 때문에 청산(blue acid)이라 명명되었다. 참고로 쉴레가 자기가 발견한 이 청산을 이용해 자살했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 여러 업적을 남겼던 연구 과정에서 수은, 납, 그리고 그 화합물에 노출되었고, 그로 인해 결국 사망했다. #

자연에서도 시안화수소가 발견된다. 체리, 복숭아, 사과 같은 과일의 씨 부분에서 발견되며 '쓴' 아몬드에서도 발견된다. 물론 순수한 시안화수소 형태는 아닌데 그랬다면 사과 한 입 먹을 때마다 픽픽 죽어나갔겠지. 백설공주?) 어쨌거나 천천히 시안화수소를 방출한다고 한다. 매실청을 담글 때 흔히 들을 수 있는 소리가 '24절기 중 망종 이후에 수확한 매실을 이용해야 한다'고 하는 이유도 망종 이전에 수확한 풋매실 씨방 부근의 청산배당체(체내 효소와 결합하여 극미량의 청산가리가 된다고 한다.) 때문. 풋과일을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난다고 하는 이유도 이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토끼에게 사과 씨까지 먹이면 안된다. 자세한 건 여기 참조. 사람은 어떤가 하면.... 이봐, 그 정도로 배고픈가? 사과를 꼭지에다 씨까지 먹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일반적인 양으론 큰 탈이 없다. 복숭아나 살구씨를 쪼개서 나오는 배와 배젖 부분은 약용이나 건강식품으로 쓰기도 한다.애당초 우리가 흔히 '독'이라 알고 있는 물질들은 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 농도에서는 약으로 통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역으로 약용 물질이 지나치게 고농도가 되는 경우는 문제가 된다!

사과 씨나 복숭아씨의 배 부분에서 나는 특유의 향(이게 위에서 말한 그 아몬드 비슷한 냄새 맞다!!)을 좋아해서 일부러 사과는 씨까지, 복숭아씨는 쪼개 먹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장복하거나 엄청난 양의 씨를 우적우적(…) 씹어먹으면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는 하는 것이 좋다.

그 밖에도 특정 벌레들도 분비하는 종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남미에서 식용으로 쓰이는 '쓴' 카사바[5]라는 식물의 뿌리 1 kg 당 1 g의 시안화수소가 있다니 꽤 무섭다. 식용인데.[6]

독성을 활용하여 구서제로 사용된다. 쉽게 말해 용 독가스. 그리고 시안화칼륨시안화나트륨을 만드는데 쓰인다. 물론 이 둘도 맹독성이다.

여담으로, 슈뢰딩거의 고양이실험에 쓰인 약물이 바로 이것(...).
  1. 일산화탄소도 사이토크롬에 대해 비슷한 작용을 한다.
  2. 영화 와일드 기스에서 바로 이 방법을 이용해 적 경비병력을 제거하는 묘사가 나온다
  3. 실제 맡아본 바에 의하면 구역질나는 냄새인데, 아몬드 향기다. 물론, 화학 물질을 직접 가져다 맡아본 건 아니고, 다른 용액에 희석된 것이 전부 Drain된 상태에서 용기 표면에 남아 있던 정도였다.
  4. 독물을 맛보는 방법이 있기는 했다. 대량의 물에 한 방울 떨어뜨려 희석하고 그걸 다시 대량의 물에 한 방울 식으로 희석하는 걸 필요한 만큼 반복한 다음 맛보기. 물론, 치사량같은 건 동물실험으로 확인한 다음 일이다.
  5. 쓴 것과 단 것 두 종류가 있다
  6. 이 때문에 카사바는 반드시 열을 가하는 가공을 거쳐 전분의 원료로 이용된다. 또는 흐르는 물에 오래 담가 독을 뺀 뒤 반죽을 만들어 발효시킨다. 이러한 과정없이 카사바 전분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었다가 대량 중독사태를 일으키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