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김산)

항일운동가인 김산의 생애를 회고한 자서전. 그가 직접 쓴 것은 아니고, 1937년 중국 공산당이 있던 연안을 방문한 님 웨일스가 우연히 그를 만나 그와 여러 차례 대담을 해서 정리해 출판한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저자는 김산과 님 웨일스의 공저다. 참고로 김산은 당연히 가명이고, 본명은 장지락. 김산이라는 가명은 그런데 정작 공산당 활동 중에는 쓰지 않았다고 한다. 님 웨일스가 그의 정체를 숨겨주기 위해 임의로 만든 것이라고. 님 웨일스도 사실 필명이다.
영어 원 제목은 <Song Of Ariran>. 우리 말로는 아리랑의 노래 정도 되겠다. 미국에서 처음 출판되었지만, 출판사가 영세하기도 했고, 님 웨일스가 남편인 에드가 스노우[1]와의 이혼 및 개인 사정으로 인해 책이 많이 묻혔다. 그럼에도 재미 교포 사이에서는 많이 읽혔다고. 그러다가 한국에서는 1980년대 후반에 번역되어 출판되었으며, 세 차례 개정되어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발매되고 있다. 광둥 봉기라든가, 해륙풍 소비에트, 중국 공산당에서 활동한 조선인이라든가, 당시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의 모습, 공산당원 내부의 갈등과 같은 부분은 극히 드문 소재라서 오늘날에도 높은 사료 가치를 가지고 있다.

참고로 그가 자서전을 쓸 무렵의 나이는 겨우 33세. 그러나 그는 14세에 집을 떠나 만주로 가서 독립운동을 했다. 그래서 스스로도 내게는 청춘이라는 것은 없었다고 회고할 정도. 이야기의 마지막은 곧 만주로 가서 다시 무장독립운동에 가담하고 싶어하는 희망과 자신의 삶이 모든 것에는 다 패했어도 나 자신에게만은 승리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강한 자존과 믿음을 표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상당히 감동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중국 공산당에게 처형당했으니…

한국 현대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김산은 님 웨일스를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남겼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평한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그런 이야기도 남기지 못한 채 죽은 경우가 태반이었으므로. 실제로 책을 읽어보면, 3.1 운동부터 시작해서, 만주와 중국 관내의 독립운동까지 개인의 삶 안에 망라되어 있다. 김산이 만난 인물만 해도 이동휘, 안창호, 이광수, 김원봉 등등 한국 독립운동사에 있어서 거물급 인물들이다. ㄷㄷㄷ 한국 근현대사나 개정 한국사 선택자들이 일제 강점기 민족 독립 운동에 대해 학습한 뒤 책을 읽으면 학습한 지식이 개인의 삶 속에 그려지는 것을 보며 감회가 꽤나 새로울 것이다.


2차 대전이 후반기로 치닫던 1943년 11월 22일 카이로에서 루즈벨트와 처칠·장제스 등이 만나 종전 후를 논의했을떄, 루즈벨트가 참모들에게 한반도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요구하자, 한 해군 장교가 <SONG OF ARIRANG>을 추천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만약 이 책이 없었다면...

책의 내용은 김산 항목을 참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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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처음 마오쩌둥 및 중국 공산당 간부를 인터뷰해 낸 책 중국의 붉은 별로 유명세를 탄 기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