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라파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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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징조들에 등장하는 천사. 이름의 유래는 아지라엘과 라파엘의 합성어다.

마담 트레이시가 말하길 " 난 당신이 좀 더 젊을거라고 생각했어요" 라고 한 것으로 보아 중년으로 보이는 모양이다.삽화도 8 : 2.

일단 첫 등장에서는 에덴을 수호하고 있었다. 화염검을 들고 지키고 있었다는 말을 봤을 때는 에덴의 동쪽을 수호하는 천사였던 것같다. 어쨌든 그 화염검은 쫓겨나는 아담과 이브[1]를 동정해서 줘버렸고 [2] 이후에는 역시 지상에 파견나와 일하고 있다.

일단 천사라서 사람들을 선량한 쪽으로 이끄는 일을 하고 있는 것같기는 한데 본편 중에서는 거의 부각되지 않은 편. 인간계에는 많이 감화되었지만 크롤리에 비해서는 원리 원칙주의에 가까운 고지식한 천사라 딱히 천사의 능력을 사용해 화려하게 산다던가 하지는 않는다. 좀 더 정확히는 에 미쳐있어서 별로 쓸 참이 없는 듯. 부업으로 고서상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건 책을 쌓아놓기 위한 명분일 뿐이고 손님이 오면 폭력을 제외한 모든 간접적인 수단을 동원해서 쫓아낸다.

지독한 독서광으로 세상에 나온 모든 예언서의 초판본이나 희귀본을 갖고 있으며 예언서의 경우 초판본에 작가 친필 사인이 되어있다. 딱 한권 빼먹었던 게 아그네스 너터의 책. 우연히 책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는 그대로 정줄놓고 비블리오 마니아 스위치가 들어가버린 까닭에 거리에다 크롤리를 버리고[3] 서점으로 돌아와 그대로 읽어내려갔다. 나중에 서점에 불이 나긴하지만 크롤리가 집어들고 나와 아지라파엘의 뒤를 쫓는 도구로 써먹는다. 그리고 다행히도 불바다가 된 서점은 아담 영이 복구해준다.

크롤리와 마찬가지로 지상이 멸망하고 영원히 지속되는 천국이나 영원히 지속되는 지옥이 오는 것을 그다지 달갑게 여기지 않았으므로(...) [4] 지상을 지속시키기 위해 여러가지로 노력한 편이다. 상부에서는 아마겟돈 일으켜서 상황 정리하라고 하는데 본인은 크롤리와 뒤로 짜고 적그리스도에게 천사양성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쯤되면 단순한 천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은가(...)

한 때 마술을 익혔었지만 현재는 녹슬어서 천사의 능력을 쓰지 않으면 예전정도로 대단한 마술을 부릴 수는 없다는 듯. 그래서 워락의 생일잔치에서 소년소녀들에게 지독한 꼴을 당했다. 결국 살짝 이성의 끈이 끊겨서 즉석에서 옆에 서 있는 경찰 주머니에 새파란 손수건을 만들어내지만 레이스를 잔뜩 달아놓은 걸로 만들어버린 바람에 경찰이 기겁해 더 지독한 꼴을 당했다. 지못미.

고지식한 천사라 능력은 잘 쓰지 않지만 크롤리와 비슷하게 치트키스러운 능력을 쓸 수 있다. 생일파티의 어린애들이 강탈한 경호원의 CIA 지급 32구경 권총을 물총으로 바꾼다거나[5] 총을 들이댄 사람을 먼 곳[6]으로 보내버린다거나. 사람을 돕는 일에는 흔쾌히 자신의 능력을 쓰는데, 아쉽게도 패션센스가 16세기 언저리로 종종 회귀할 때가 있어서 크롤리는 한마디 해주고 싶은 걸 꾹꾹 참고 있는 모양이다. 벤틀리에다 짐받이를 만들며 체크무늬 끈을 달아놓는 센스가 특히나 인상적. 덕분에 대다수의 패러디에서 아지라파엘은 체크무늬를 좋아하는 걸로 등장한다.

작중 실수로 천국에 강제송환되어 몸을 잃지만 마담 트레이시에게 강령한 상태에서 아담 영이 다시 육체를 만들어준 덕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크롤리와는 지상에서 동고동락하면서 친해진 사이. 아프리카에 파견된 러시아미국의 첩보원들이 매일같이 만난다면 결국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될텐데, 이 둘은 6천년간 얼굴을 봐온 사이라 그게 더 심화된 것같은 상태다. 일단 천사와 악마지만 점심은 대부분 같이 먹는 모양이다. 직업상 티는 안내지만 오랫동안 같이 지낸 크롤리를 꽤 좋아하고 있다. 사실상 친구다(..).

작중 여기저기에 호모같댄다. 정발본에선 평범한 말투지만 원문에서는 매우 나긋나긋한 말투라 호모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게 얼마나 티나나면 아지라파엘이 몸을 잃고 영국으로 돌아가려고 세계 곳곳에서 영적인 행위 중인 사람들 머릿속에 빙의를 하고 다니면서 "여긴 어디죠?" 하고 다니는데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에게 빙의했을 때 원주민이 말하길 왜 그렇게 동성애자 같은 말투냐고 묻는다. 심지어는 11살 먹은 애들까지 '호모 같다'고 할 정도니 말 다했다.

원문에서 아지라파엘의 말투는 좋게 말하면 품위있고 나쁘게 말하면 간지럽다. 에르큘 포와로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하면 좀 감이 올까. 아지라파엘가 드물게 부르는 크롤리의 호칭은 dear boy다. 크롤리 한정도 아니고 대충 청년들을 그렇게 부르는 듯. 덤으로 아나테마와 처음만났을 때 사용한 호칭도 레이디와 마담. 덧붙여서 손톱을 깔끔하게 정리했다는 묘사가 있는데, 그건 좀 간략화한거고 원문은 좀 과장하면 매니큐어를 바르고 가꿀 정도로 섬세하게 정리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아..

  1. 이미 아이를 배고 있었다고 한다.
  2. 난로 대용. 크롤리는 어이없어 했다
  3. 크롤리는 굉장히 외로워했다
  4. 영원한 지옥은 그렇다치고 영원한 천국에서는 고서도 초밥도 단골 레스토랑도 십자말 풀이 퀴즈도 없고 새가 천년에 한번씩 산을 부리로 갈아 산을 없앨 때까지 지속되는 영원 동안 사운드 오브 뮤직만 봐야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걸 진심으로 즐겨야 한다는 것.
  5. 크롤리는 비슷한 짓을 반대로 했었다. 연습용 총을 죄다 실탄으로 바꾼 것. 다만 아지라파엘이 충격 먹고 추궁하자 마지못해서 아무도 총에 다치지 않고 빗나가는 기적으로 바꾸긴 했다
  6. 고향. 물론 일반적인 천사는 인류의 자유의지를 강제하지 않는다. 다만 이 경우는 6000년간 쌓여온 스트레스의 폭발로 인해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고다. 아지라파엘 본인은 대단히 당황했으며, 크롤리는 이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