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의 괴사(Necrosis)와 자살(Apotosis)을 구분해 놓은 그림 |
Apoptosis[1] / 細胞自殺
1 개요
세포가 죽는 과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이 중 외부적 문제에 의해 손상된 세포가 그 외부의 요인으로 인하여 죽게 되는 경우를 괴사(Necrosis)라 부른다. 이에 반해 세포가 감염되거나 손상을 받은 경우나 수명이 다한 경우에는 종종 세포 스스로에 의해 조절되는 세포의 자살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를 세포자살(Apoptosis)이라고 부른다. 이 과정 동안에는 DNA가 잘리며, 세포 내 소기관들과 세포질 성분이 조각나게 된다. 이때 나오는 단백질이나 핵산 조각들은 다른 세포에게 흡수되어 재활용된다. 다른 말로는 Programmed Cell Death라고도 하는데, 세포가 죽도록 되어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자살의 신호)을 통해서 세포가 자살을 하는 것이다.
세포가 자살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불필요한 세포들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 돌연변이로 인해 생긴 자살유전자나 종양괴사인자의 인한 경우 등이 있다. 세포자살이란 말도 사용하지만 비슷한 뜻의 말로 세포사라는 말도 사용한다. 自殺이란 말이 꺼림칙하면 死를 사용하도록 하자.
세포 자살은 1972년 호주의 생리학자 존 커(John Kerr)와 스코틀랜드 출신의 동료 학자인 앤드루 와일리(Andrew Wyllie), 앨러스터 커리(Alastair Currie)에 의해 처음으로 제기되었다. 조직의 괴사와는 판이한 세포 사멸 원리에 이들이 '떨어지다'라는 뜻의 그리스어인 'Apoptosis'를 붙인 것이 시초이다. 80년대 중반 이후, 생명체의 탄생과 성장 등 일련의 과정에 세포의 사멸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재조명받으며 비약적으로 연구가 활성화되었다.
2 원인
예정된 세포 자살은 생물체들의 발생과 분화에서 일어나는 필수적인 요소다. 예를 들어 자궁 속 태아는 손이 주걱 모양으로 생성된 뒤 손가락 사이 세포가 죽으면서 손가락의 형태를 갖추게 되며, 다른 예시로는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는 과정에서 꼬리가 없어지는 경우를 들을 수 있다. 즉, 이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는 동물에서 구조적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내포한다.
그 외에 암세포나 바이러스라든지 혹은 외부적 요소, 내부적 요소에 따라서 발현될 수 있다. 이런 예 중 하나로 세포독성 T세포가 감염된 세포에 퍼포린과 그랜자임과 같은 물질을 통해 세포의 농도 기울기를 무너뜨리고 세포 자살을 유도하는 과정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이 세포 자살을 일으키는 부위에 이상이 생기거나, 세포가 세포 자살을 시키는 물질에 면역을 가지고 있어 자살이 일어나지 않으면 암이 생길 수도 있다. 보통 DNA에 변이가 일어나면 p53나 pRb 같은 단백질이 DNA 교정을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도 통하지 않을 때 쓰는 최후의 수단이 세포 자살이다. 즉, p53나 pRb같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DNA에 문제가 생기거나 돌연변이가 생길 경우엔 세포에 문제가 있어도 자살하지 않고 계속 자라게 되며, 결국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2]
3 과정
3.1 내부적인 경로
Intricsic Pathway. 위 그림 왼쪽.
세포가 스스로 맛이 갔다(보통DNA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거나 또는 미토콘드리아가 자폭[3]하는 상황이다.)고 느끼는 경우 벌어진다. 일단 미토콘드리아 막이 뽀개지면서[4] 막에 붙어있던 자폭 단백질[5]들이 세포질 속으로 노출되고, 해당 자폭 단백질이 벌이는 일련의 신호 증폭/전달 과정을 거쳐서 Caspase가 활성화된다. 이후 세포 자살로.
3.2 외부적인 경로
Extrinsic Pathway. 위 그림 오른쪽.
일단 밖에서 밥 축내지말고 자살하시죠?신호가 들어온다.[6] 노인공격이 신호가 우루루 몰려내려가서 바로 위에 설명한 내부적인 경로도 타고 별개의 경로도 타서 Caspase를 활성화시킨다. 이하 상동.
3.3 p53 단백질
세포 자살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본적으로는 암 억제자로 알려져 있으며 DNA 손상을 수리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위 그림은 p53 뭉치가 DNA를 꽉 잡고 손상여부를 파악하는 상황의 모식도.
또한 p53은 별개의 경로를 통해 유전자 상의 자폭 저지 단백질을 발현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얘가 맛이 가면, 자폭해야 하는데 자폭 못하는 상황(=암[7])을 만들 수 있다.통제만 되면 영생할수 있다
4 기타
세포자살에 문제가 생겨 종양이나 암이 생길 수는 있지만, 세포자살로 인해 인간이 늙어가다 죽음에 이른다는 건 잘못된 속설이다.[8] 또한 괴사(necrosis)와 세포자살(apotosis)의 가장 큰 차이점을 말하자면, 괴사는 세포가 어쩔 수 없이 죽어나가면서 내부에 있는 것들까지 흘러나와 주변에 염증을 일으켜 다른 세포들까지 휘말려 죽게 만드는 식으로 문제를 일으키지만 이 세포자살은 세포가 쪼그라들면서 단편화되어 나중에 백혈구 같은 애들이 깔끔하게 처리해 주변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괴사의 경우 세포가 그냥 터져서 죽어버리는 것이 대부분인 반면, 세포자살의 경우엔 내용물이 소낭으로 배출되어 내부물질이 흘러넘치진 않는다는 것이 큰 차이이다.
이렇듯 세포자살은 실제로는 자연적인 생리현상에 지나지 않으나, 여전히 세포가 스스로 죽기로 결정한다는 점 때문인지 서브컬쳐에서는 주로 자기를 탄생시킨 것을 파괴하는, 거의 공멸에 가까운 행위를 하는 존재들을 뜻하는 용어로 많이 사용된다.
《용자왕 가오가이가》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같은 감독(요네타니 요시토모)의 작품, 《베터맨》에 나오는 존재인 라미아는 아니무스 꽃의 열매 중 아쿠아의 열매를 먹고 수중 활동 형태인 베터맨 아쿠아로 변신할 수 있는데, 이 형태일 때의 필살기가 상대방의 체액을 분석해 상대방의 세포에 강제적으로 세포자살 명령을 내리는 체액을 내뿜어 상대방을 세포 수준에서 붕괴시키는 "사이코 플루드"이다.
《명탐정 코난》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약인 APTX4869는 먹은 사람의 세포자살을 촉진시켜 유아화시킨다고 나와있다.
다이나믹 듀오 5집 《Band of Dynamic Brothers》의 곡 〈끝〉의 부제가 Apoptosis이다. 세포자살보다는 낙엽이 진다는 본뜻에 더 가깝기는 하다.[9]
2016년 병신년 새해의 첫 나무위키 1월 1일 오늘의 토막글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자살로 시작하는 산뜻한 한 해 역시 병신년이야!
- ↑ 어원이 그리스어 "apo-" + "ptosis"이므로 "아포프토시스"로 표기하는 것이 옳으며, 영미권 발음을 기준으로 하면 "ptosis"의 "p"가 묵음이므로 "애퍼토시스"라 표기하는 것이 옳지만, 실제 생물학계에서는 절대다수가 "에이팝토시스"로 읽고 있다. 단어의 원 의미는 가을에 낙엽이 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한다. 뭐 사실 낙엽이 지는 것도 잎과 가지 사이의 세포들이 자살해서 일어나는 거니 틀린 말은 아니다.
- ↑ p53의 경우 리프라우메니 증후군(Li Fraumeni syndrome), Rb1은 망막아세포종(retinoblastoma).
- ↑ 그러니까 더이상 숨을 쉴 수 없어요 지경
- ↑ 이때 p53 단백질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의 반수 이상이 저 p53 단백질이 맛간 경우라서 세포자살이 안벌어진다.
- ↑ 특히 이 경로에서는 사이토크롬 C가 주요한 신호가 된다
- ↑ 이 들어오는 경로를 받아들이는 수용체 이름이 Death Receptor다. 줄여서 DR
- ↑ 간단히, 세포가 불멸성을 획득하게 된다. 엄밀히 따지면 다 암은 아니지만 통제가 안되니까 암취급해도 된다.
- ↑ 그런데 학자들 중에서도 의사가 아니라 스포츠과학 등의 학위를 보유한 경우는 이렇게 잘못 아는 일도 가끔씩 보인다.
- ↑ 다만 가사 곳곳에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 등이 있어서 어느 쪽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