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트 베게너

Alfred Lothar Wegener
1880년 11월 1일 ~ 1930년 11월 2일

독일기상학자이자 지구물리학자.

대륙이 이동했을 것이라는 '대륙이동설'을 주장함으로써 '판구조론'의 포문을 연 선구자

1 탄생과 기상학자로서의 생애

1880년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유능한 기상학자였으며, 같은 기상학자 블라디미르 페터 쾨펜(Wladimir Peter Köppen)[1]의 사위이기도 하다. 장인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유명한 기후학자여서 1906년 26살 때 그의 형과 함께 세계 최초로 기구를 이용해 북극 상공의 대기를 관측했고, 같은 해에 그린란드 탐험대에 합류하여 연과 기구 등을 이용하여 대기를 관측했다. 이후 1913년 쾨펜의 딸과 결혼을 하고,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베게너는 징집되어 전투를 하다가 몇 달 후 군대 기상관측을 하게 되고, 이 동안 대륙이동설에 대한 뒷받침이 되는 자료들을 조사한다.

2 대륙이동설의 주장

1912년에 그는 <대륙의 기원에 대하여>라는 글을 독일지질학회지에 개제하고, <대륙의 기원>이라는 책을 내면서 대륙이동설을 처음 알렸고, 이어 1915년에 낸 <대륙과 해양의 기원>에서 그는 과거에 존재했던 판게아라는 초대륙이 분열되어 현재의 대륙을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대단히 획기적인 발견이었지만, 그 당시의 지질학자들의 반응은 "너 바보지?"였다. 당시 지질학계에서는 동물의 화석이 두 대륙간에 같이 발견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 여러 설을 제기하였는데,

  • 동물들이 나무토막 등으로 이동했다는 표류설
  • 과거의 대륙 사이에 섬들이 징검다리처럼 이어져 있었다는 징검다리설
  • 그리고 대륙과 대륙 사이에 좁은 길이 육교처럼 나 있어서 동물들이 다른 대륙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는 육교설[2]

등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그 당시의 학자들은 그 무거운 대륙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그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미국 지질학 협회는 아예 대륙이동설을 반박하는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이런 지질학자들의 의견에 전세계가 동의했고, 이는 베게너가 1930년에 그린란드 탐험에 나섰다가 조난당해 죽었을 때에도 지속되었다. 베게너의 사망 소식에 많은 이들이 그의 기상학자로서의 업적을 찬양했지만, 대륙이동설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그 당시 사람들이 멍청해서 대륙이동설을 받아들이지 않은 건 아니고, 결정적인 이유는 베게너가 그럼 대륙이 어떻게 이동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제대로 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서이다.[3]

그러나 1950년대에 헤스와 다이츠에 의해 맨틀대류를 바탕으로 맨틀물질이 해령을 축으로 옆으로 확장되어서 해양지각을 형성하며 이 지각은 판 경계에 위치한 해구에서 섭입한다는 내용인 해저확장설이 발표된다. 그 후 발전된 고지자기 연구를 통해 해저에서 해령을 축으로 한 자기 역전 방향의 대칭성이 나타난다거나, 거리가 멀수록 두꺼워지는 해저 퇴적물의 두께, 해양지각의 나이를 조사하면서 해령에서 멀어질수록 연령이 높아진다는 증거들이 발견되면서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은 점점 설득력을 얻게 된다. 지질학자들이 그토록 공격했던 "어떻게 대륙이 움직인단 말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온 것이다. 지각맨틀 위에 떠서 움직인다는 판구조론지질학의 혁명이었으며, 1960년대 후반에는 모든 학자들이 이 학설을 받아들이게 된다.

다만 20세기 초반의 지구물리학자들이 어리석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베게너의 주장은 지금 관점에서도 틀린 주장이 맞다. 베게너의 주장은 밀도가 비교적 낮은 대륙층(SIAL-layer)이 밀도가 더 높은 하부층(SIMA-layer) 위를 '미끄러져'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이는 틀린 것이고 엄청난 에너지가 요구된다. 이는 1960년대에 하부층도 같이 움직이며 동시에 지구 내부의 맨틀까지 모두 한꺼번에 움직이고 있다는 것으로 해결된 것이다. 종종 베게너가 살아있을 당시의 과학자들이 통찰력이 없는 바보가 되는 글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일본에서 나온 학습 애니메이션 미미의 컴퓨터 여행(ミームいろいろ夢の旅(원제목은 미무와 여러가지 꿈의 여행)/1983. 우리나라에서는 1986년에 KBS-1에서 방영했다.)에서도 그를 다룬 바 있는데 마지막에 개썰매를 타고 눈보라를 괴롭게 가다가 조난당해 얼어죽은 시체로 발견하여 묻혀지는 게 나온다.그리고 미미의 내레이션으로 그가 재평가받고 대륙이동설은 정설로 인정받게 됐다고 끝냈다.
  1. 지리 시간에 배우는 쾨펜의 기후 구분을 만든 그분 맞다.
  2. 아시아 대륙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사람들이 걸어간 과정과 같은 원리로 보면 된다.
  3. 마찬가지로 지동설이 처음 나왔을 때도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천동설에 밀렸다. 물론 증거가 제대로 나온 뒤로는 상황이 역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