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öl the dark elf.
실마릴리온의 등장인물.
난 엘모스의 숲에 거주하는 텔레리 요정. 싱골의 친척으로 레기온 숲에 살았으나, 방랑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레기온 숲에 멜리안의 장막이 쳐지자 난 엘모스로 달아났다고 한다.
실마릴리온에서는 싱골의 친척이라 텔레리(혹은 신다르)로 설정되어 있지만, 그를 지칭하는 '검은 요정(Dark Elf)'이라는 말이 아바리를 칭할 때 자주 쓰이며 '에올'이라는 이름 자체가 아바리의 언어이기에 텔레리가 아니라 아바리라는 견해에도 설득력이 있다.
망명 놀도르 때문에 가운데땅에 모르고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들어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놀도르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난쟁이들에게는 매우 우호적이었다. 난쟁이들과 교류하면서 정교한 세공 기술을 습득하여 뛰어난 대장장이로 이름을 날렸는데 싱골에게 칼을 만들어 바치기도 했다. 또한 검은색의 단단한 금속인 갈보른을 개발하여 그것으로 만든 갑옷을 입고 다녔다.
'검은 요정'이라는 이명에 걸맞게 햇빛을 피해 주로 밤에만 다녔다. 또한 난 엘모스 깊숙한 곳에 자신의 집과 대장간을 짓고 다른 가족 없이 여러 하인들과 함께 살며 대장장이로 활동했는데 다른 요정들과도 별다른 왕래 없이 지냈다.이래 보여도 군주다 그렇게 살던 어느날 텔레리답게 눈이 좋은 그는 놀도르 왕녀 아레델이 자신의 영지 근처에서 길을 잃은 것을 발견하고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그녀를 탐내게 된다. 그래서 마법을 걸어 아레델이 절대로 숲의 출구를 찾지 못하게 만들고, 계속 헤매다 자신의 집으로 오도록 유인했다. 마침내 몹시 지친 아레델이 그의 집에 도착하자 에올은 그녀를 환대했고 그의 하인들을 시켜 접대하게 했다. 그 후 아레델은 한동안 에올의 집에 머무르게 되었으며 그러다 에올과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비록 아레델이 에올과의 결혼에 동의했기 때문에 결혼이 성사됐다 해도 다분히 사기결혼으로 볼 만한 소지가 많았다. 발리노르 출신의 놀도르 왕녀라 고귀한 신분을 지닌 아레델을 상대적으로 신분이 낮은 에올이 요정들 간의 결혼에 따르는 공식적인 절차[1]도 다 생략하고 아내로 맞이했기 때문.
게다가 에올이 아레델에게 가족이나 친척이기도 한 다른 놀도르 왕족을 만나지 말라고 요구했기 때문에 아레델은 자신의 결혼을 곤돌린에서 함께 살던 둘째 오빠인 투르곤에게 알리지도 못했고, 이 때문에 투르곤은 곤돌린을 나간 이래로 실종된 아레델이 죽은 줄 알고 오래도록 슬퍼하고 있어야만 했다. 어쨌거나 아레델은 에올과 난 엘모스에서 결혼 생활을 하다 아들을 낳았는데 아들이 태어났는데도 에올이 한동안 이름을 지어 주지 않자 아레델은 몰래 금지된 언어인 퀘냐로 '황혼의 아이'란 뜻의 '로미온'이란 이름을 지어 주었다. 아들이 태어난 지 12년이나 지난 뒤에야 에올은 아들이 다른 이의 마음까지 꿰뚫어보는 눈길을 가졌음을 알고 '예리한 눈길'이란 뜻의 '마이글린'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헌데 아들 마이글린은 크면서 아버지 에올보다 어머니 아레델을 더 사랑했고, 성장하면서 외가 쪽 혈통인 놀도르 친척들을 만나보고 싶어했다. 특히 작은 외삼촌 투르곤에게 외동딸 이드릴만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외가 친척들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커진 마이글린이 은근히 외가에 가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내자 에올은 여기에 정색을 하며 반대했고 자연히 부자 간 갈등이 깊어져갔다. 그러다가 마침내 아레델과 마이글린은 에올이 매해 그랬듯 근방의 난쟁이들의 초대를 받아 정기적으로 며칠 출타한 틈을 타 투르곤이 다스리는 곤돌린으로 도망치게 된다. 그러나 에올은 아레델의 예상보다 일찍 돌아왔으므로 곧장 아내와 아들을 찾아나섰다.
그런데 에올은 아레델의 친구이자 사촌들인 켈레고름과 쿠루핀을 찾아가 처자식을 찾는다고 말했지만, 결혼 절차를 싸그리 무시했던 데다 아레델의 친척들에게 진작 결혼 사실을 알리지 않고 숨어 산 것이 문제가 되어 친족으로 대접받지 못했다. 사기결혼의 말로 그러나 결국 그 뛰어난 시력으로 아레델과 마이글린이 들어가는 곤돌린의 비밀통로를 멀리서 엿보고 자신도 그 뒤를 따라 곤돌린으로 들어가게 된다. 경비대한테 붙잡힌 에올은 아레델의 남편임을 확인받아 곤돌린의 왕 투르곤에게 불려갔다.
투르곤은 에올에게 그를 자신의 족친으로 예우해 주겠다고 정중하게 약속했다. 다만 곤돌린으로 들어오는 길을 발견한 이상 비밀 유지를 위해 나갈 수 없으니 앞으로 곤돌린에서 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놀도르를 싫어했던 에올은 투르곤의 제안을 단호히 거부하면서 아레델에 대한 소유권이라면 몰라도 내 아들에 대한 소유권은 내게 있다고 외치며 마이글린에게 자신을 따르라고 명령했다. 투르곤은 에올의 무례한 거부에 더 이상 예를 지키지 않고 "여기서 살거나 아니면 죽으라."는 선택지를 내놓는다. 에올은 침묵하다가 별안간 "내 아들은 나의 소유니 뺏길 수 없다!"며 숨겨둔 짧은 창을 꺼내 아들인 마이글린을 향해 던졌다. 그러나 그 순간 에올의 위험함을 감지하고 경계하고 있던 아레델이 재빨리 몸을 날려 아들 대신 어깨에 창을 맞고 경상을 입었다.
에올은 다음날 판결을 받기로 하고 포박되어 끌려갔다. 아레델은 이드릴과 함께 투르곤에게 자비를 구했지만[2] 창에 독이 발라져 있었던 탓에 그리 크지 않던 아레델의 상처가 갑자기 악화되어 결국 밤중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사랑하는 여동생을 잃은 투르곤은 다음날 재판에서 에올을 용서할 수 없었고, 에올은 사형선고를 받아 북쪽의 깎아지른 성벽으로 내던져져 죽게 되었다. 왕의 여동생 아레델을 사랑했던 곤돌린의 모든 백성들은 판결이 정당하다고 여겼다. 요정 전체를 통틀어 배우자를 살해한 유일한 사례인 데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아들을 죽이려다가 그렇게 된 거라(...) 동정할 여지도 없으니 당연하다. 이 분은 나중에 멩스크로 환생합니다.본래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더 사랑한 아들 마이글린도 아버지의 죽음에 항의하지 않았다.[3] 그러자 에올은 죽기 직전에 마이글린에게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아들아, 너도 나와 같은 운명을 받게 될 것이다!스스로 무너트렸다 "라고 저주했다. 이 저주는 곤돌린이 멸망할 때 그대로 실현되어 마이글린 역시 그가 짝사랑한 사촌누나 이드릴의 남편인 투오르에 의해 성벽에 내던져져 죽음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