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ian
실마릴리온의 등장인물. 마이아이며 가운데땅 회색요정들의 왕인 싱골(엘웨)의 아내이다.
싱골을 만나기 전에는 발리노르의 로리엔에 살았다. 바나와 에스테를 섬겼으며 야반나와도 가까웠다고 한다. 로리엔의 무리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우며 매혹적인 노래 솜씨를 지닌 마이아로, 두 나무의 빛이 섞여드는 시간에 노래를 부르면 모두가 그녀의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나이팅게일을 데리고 다니면서 새들에게 노래를 가르쳤고, 일루바타르의 첫번째 자손인 엘프들이 쿠이비에넨 호숫가에서 눈을 뜬 후에는 가운데땅으로 건너와 아직 적막한 숲에서 새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당시 엘웨가 이끌던 텔레리들은 발리노르로 향하다가 장정의 종착점에 가까워져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친구 핀웨를 만나러 가려다 난 엘모스 숲에 혼자 들어선 엘웨는 멜리안의 노랫소리를 듣고 홀린 듯 멈춰섰다. 그리고 멜리안을 만나 마법 같은 사랑에 빠져서 멜리안에게 다가가 멜리안의 손을 붙잡았다. 그 순간 엘웨는 멜리안과 사랑의 마법에 빠졌고 시간의 흐름도 모르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그들이 마주 보며 손을 잡고 있는 동안 난 엘모스 숲의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났다고.(...) 엘웨가 실종 상태가 되자 텔레리 중 과반수는 기다리다 지쳐서 엘웨의 동생 올웨를 따라 먼저 아만으로 떠났다. 그 후 보통 텔레리라 하면 올웨가 다스린 아만의 텔레리를 의미하게 됐다.
한편 한참 후에야 마법에서 깨어난 엘웨는 비로소 멜리안과 함께 돌아왔고, 자신을 기다리느라 떠나지 않고 가운데땅에 남아 있던 엘프들을 모아서 도리아스를 건국했다. 이때 엘웨를 따라 도리아스로 편입한 텔레리들을 신다르라 한다.
이후 엘웨는 엘루 싱골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불리웠고, 멜리안은 배우자인 싱골과 도리아스를 공동으로 통치하는 여왕이 되었다. 그리고 싱골과의 사이에서 가운데땅의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외동딸 루시엔 티누비엘을 낳았다. 근데 마이아가 언제부터 생식능력이 있었던거지[1]
멜리안은 가운데땅의 어느 누구보다 지혜로웠으며 싱골에게도 엄청난 힘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도리아스는 그녀가 만들어낸 안개 장막[2] 덕분에 오랫동안 외부의 적으로부터 무사할 수 있었다. 모르고스도 도리아스를 눈엣가시로 여겼으나 멜리안 때문에 함부로 접근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도리아스가 오랫동안 안전했기에 싱골과 멜리안의 통치를 받은 신다르는 아만에서 망명을 온 놀도르에 준하는 수준으로 문명을 이룩하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훗날 싱골이 실마릴을 놓고 드워프들과 마찰을 빚다가 살해당하자, 싱골의 영혼이 만도스의 전당으로 떠나 버린 동시에 안개 장막을 비롯해 멜리안이 걸어두었던 온갖 마법이 사라졌다. 본래 마이아인 멜리안은 싱골을 사랑해서 요정의 형체를 취한 덕분에 육체의 속박에 얽매이는 대신 아르다의 물질에 힘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것인데, 그 계기였던 싱골이 죽었기 때문에 마법이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싱골이 죽었을 때 멜리안은 도리아스의 종말 또한 예감했다. 싱골 사후 멜리안은 장수 마블룽에게 실마릴을 잘 지키라는 명령을 내리고 베렌과 루시엔에게 전갈을 보내도록 한 후 아만으로 떠났다. 그리고 고향인 로리엔으로 돌아가 슬픔에 잠겼다.
일루바타르의 자손과 결혼한 유일한 마이아이다. 또한 자녀를 둔 유일한 아이누이기도 하다. 결혼한 발라들도 그렇지만 물의 발라인 울모를 모시는 마이아 옷세와 우이넨도 서로 결혼했으나 자녀를 두진 않았다.[3] 또한 멜리안 덕분에 딸인 루시엔, 손자 디오르, 증손녀 엘윙, 그리고 고손자인 엘론드와 엘로스의 후손인 두네다인들에게는 마이아의 피도 흐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