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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酈寄

곡주후(曲周侯) 역상(酈商)의 아들이다.

특별히 대활약을 하거나 그런 행적은 없고, 그저 역상의 평범한 아들이었는데 다만 역기는 여후의 조카인 여록(呂祿)과 친분이 있었다. 유방 사후 여씨가 천하를 장악해서 주발, 진평 등은 가만히 기회만을 보고 있었는데, 마침내 여후가 죽게 되면서 기회가 찾아오게 되었다.

다만 군사권을 가진 여록은 껄끄러운 편이었는데, 이에 주발과 진평은 사람을 시켜 역상을 위협하여 손을 쓰게 만들었고, 역상은 어쩔 수 없이 역기에게 여록을 유인하도록 시켰다. 여록이 유인되어 나오자 주발은 곧바로 군권을 장악해서 여씨를 학살했다.

한나라 입장에서 보면 권력을 훔친 외척을 처단한 행위지만, 친구 사이로 치면 그야말로 배신 행위라 당시 사람들은 역기가 친구를 팔아먹었다면서 비난했다고 한다.

그 후에는 별다른 행적이 없는데, 이후 한경제 시절 오초칠국의 난의 난이 일어났을때 나라를 공격하는 장군이 되었다. 그런데 10개월이 지나도 이기지를 못했다. 결국 난포(欒布)가 도움을 준 후에야 조나라를 물리치는데 성공했다.

이후 BC 148년, 평원군(平原君)이라는 여자를 부인으로 삼으려고 했는데……그런데 이 사람은 황후의 어머니로, 황제의 장모였다. 신하가 황제의 장모를 아내로 삼으려고 들자, 황제인 경제는 대노했고 결국 역기는 작위가 폐지되었다. 대신 역상의 다른 아들인 역견(酈堅)이 작위를 잇게 된다.

사기 번역등관열전(樊酈縢灌列傳)에서 역상 열전의 말미에 살짝 언급되는 정도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그 얼마 안되는 기록이 뭔가 다 안습한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