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큐브릭 감독, 커크 더글러스 주연으로 1957년 제작된 흑백 영화. 전쟁영화로도, 넓게 따지면 법정영화로도 분류할 수 있다. 영화의 주제를 생각한다면 법정영화의 성격도 상당히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군을 배경으로 전쟁의 참혹함과 부조리한 권력 집단의 횡포 등을 그린 반전(反戰) 영화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초기 작품들 가운데 수작으로 꼽히는 영화이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참호전 전투장면 묘사 또한 훌륭하다. 보어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브레이커 모란트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브레이커 모란트가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데 반해 이 작품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완벽주의 탓에 병사들이 총살당하는 장면은 석달 이상 촬영했다고 한다. 또한 마지막에 노래 부르는 처자는 후일 큐브릭 감독과 결혼해서 백년해로한다.
내용이 내용인지라 프랑스에서는 상당히 오랫동안 상영금지처분을 당하였다.
나쁜 프랑스 장군으로 나오는 아돌프 멘주는 매카시즘 광풍이 불던 시기에 동료를 팔아먹어서 헐리웃 기피배우로 찍혔었다. 큐브릭이 그를 고용한 건 헐리웃에 대한 조롱과 함께 배우에 대한 조롱이기도 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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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차 세계대전 중인 1916년의 독일군과 대치중인 프랑스군 진지에서, 군단장인 조지 브롤라드 장군은 휘하 사단장인 폴 미로 장군을 불러 독일군이 점거중인 요충지 개미 고지(Anthill)공격을 명령한다.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던 미로 장군은 브롤라드 장군의 은근한 압력과 성공할 경우 진급이 주어질 것이라는 달콤한 조건에 결국 작전을 승락하고 만다.
미로 장군은 역시 휘하의 701연대장인 덱스 대령(커크 더글러스)을 불러 돌격 작전의 지휘관을 맡을 것을 명령한다. 덱스 대령 역시 작전상 도저히 무리라고 난색을 표명하였으나, 결국 명령에 굴복하고 만다.
결국 돌격 작전이 개시되었으나 참호전에서 무리한 돌격이 다 그렇듯이 무수한 시체만 독일군의 기관총 세례와 포격 앞에 조공으로 바쳐질 뿐이었다. 이 와중에 B 중대는 독일군의 집중 포격 때문에 아예 참호 밖으로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는데, 이를 지켜보던 미로 장군은 분노한 나머지 B 중대가 위치한 아군 참호에 포격을 하라는 정신나간 명령을 내리나, 포대장인 루소 대위가 '그런 명령은 장군님의 친필 서명 없이는 받아들일 수 없음' 이라고 적절하게 끊어서 결국 아군 진지에 대한 포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연히 작전은 실패로 돌아가는데, 미로 장군은 정신을 못차리고 작전 실패에 대한 책임을 '병사들의 비겁함' 으로 돌린 뒤 701연대원 중 100명을 본보기로 공개 처형할 것을 주장한다. 덱스 대령은 기가 막혀 '차라리 연대원들 다 총살에 처하시죠?' '아니면 차라리 제가 책임지겠음' 이라고 내뱉는데, 브롤라드 장군의 중재로 미로 장군은 중대당 1명씩 뽑아 본보기로 처형할 것을 제안하고, 브롤라드 장군이 이를 승낙한다. 이에 따라 군사 재판이 열리게 되고 덱스 대령은 그 변호인을 맡게 된다.
중대마다 뽑혀 온 병사들은 각각 패리스 상병, 페롤 일병, 아노르 일병이었다. 패리스 상병은 돌격 작전 전날 밤 중대장인 로제 중위와 레잔 일병과 함께 정찰 임무를 나간다. 그런데 로제 중위가 레잔 일병을 먼저 보내 놓고는 돌아오는 그를 독일군으로 착각하여 수류탄을 던져 죽인다. 패리스 상병은 이를 알아차리고 로제 중위에게 항의하나 결국 증거가 없기 때문에 고발은 단념한다. 그러나 로제 중위는 이를 완전히 은폐하기 위해 패리스 상병을 죽이려고 한 것이었다. 페롤 일병은 사회 부적응자라는 이유로 선택되었으며, 아노르 일병은 무공훈장까지 받은 용맹한 병사였음에도 단순히 제비뽑기에 의해 뽑히게 된다. 이들은 군사재판에 회부되었고, 덱스 대령은 필사적으로 변호하지만 이미 재판은 시작부터 결과가 정해져 있었고 요식행위에 불과한 것이었으므로 아무 소용이 없었다. 모든 변론은 무시당하고 결국 총살형이 확정된다.
자포자기한 덱스 대령은 로제 중위를 불러 총살 집행 임무를 맡긴다. 물론 이는 로제 중위가 패리스 상병을 개인적 이유로 죽이려 함을 알고 비뚤어진 심정으로 맡긴 것이었다. 그래도 1g쯤 양심이 남아 있었는지 난색을 표하는 로제 중위에게 덱스 대령은 '그거 간단한거야. 그냥 사형수를 기둥에 묶고, 원하면 눈을 가려 주고, 칼을 든 뒤 준비 - 발사만 외치면 되는거임.' 이라고 묵살하며 집행 임무를 떠맡긴다. 그런데 그때 미로 장군의 아군 포격 명령을 거부했던 루소 대위가 덱스 대령을 찾아와 재판의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증거가 있다며 미로 장군의 정신나간 명령 내용에 대해 고발한다.
덱스 대령은 즉시 이를 증거 자료로 삼아 브롤라드 장군을 찾아가지만, 이미 희생양으로 결정된 병사들은 결국 총살당하고 만다. 처형 후 브롤라드 장군은 미로 장군과 덱스 대령을 식사 자리에 부르고, 덱스 대령의 고발을 근거로 미로 장군에게 사퇴를 요구한다. 미로 장군이 나가자 브롤라드 장군은 덱스 대령에게 미로 장군의 자리를 맡기려고 한다. 의아해하는 덱스 대령에게 브롤라드 장군은 '이것이 자네가 바란 바가 아니었나? 계획대로 훌륭하게 이루어졌다네' 라고 말한다. 분노한 덱스 대령은 브롤라드 장군에게 험한 말을 내뱉고, 브롤라드 장군이 대노하여 사과를 요구하자 '제가 솔직하지 못한 것, 제가 진심을 드러내지 않는 것, 당신을 교활한 늙은이라고 말하지 않은 점을 사과 드립니다. 그래서 내가 사과하기 전에 당신은 영원히 지옥에 갈 거다!' 라고 일갈한다. 브롤라드 장군이 그런 덱스 대령을 불쌍한 이상주의자라고 하면서 '그 병사들은 싸우지 않았기에 사형에 처해졌고, 자네가 미로 장군을 고발해서 나는 그를 문책했고. 대체 내가 뭘 잘못했단 말인가?' 라고 이죽거리자 덱스 대령은 '당신이 그 해답을 모르기 때문에 나는 당신을 불쌍히 여깁니다.' 라고 답한다.
전쟁의 비참함과 자신들은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서 안락한 장소에서 꼬냑과 화려한 식사, 파티를 즐기면서 전선의 병사들에게는 사지로 뛰쳐들 것을 강요하는 고급 장교들의 부조리 등이 잘 연출되어 있는 반전 영화의 수작이다.
커크 더글라스는 이 영화를 찍고 큐브릭에게 반해 "<스파르타커스>의 감독을 해 줘!"라고 했지만 정작 그 작품을 완성한 후에는 "큐브릭? 그 재능 있는 X끼!"라며 까는 관계가 되었다.[1]- ↑ 커크 더글라스 자신이 당대 스타였기 때문에 자기 주도로 영화를 찍고 싶어했지만 큐브릭이 거기 고분고분할 리가 없었고... 결국 스탠리 큐브릭은 이 영화를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삭제시킬 것을 요구했고, 이후로도 자신의 이력에서 언급을 극히 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