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귀스트 뒤팽

C. Auguste Dupin.[1]

에드거 앨런 포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마리 로제의 비밀, 그리고 도둑맞은 편지에 등장하는 인물.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뒤팽은 프랑스인이고 사건의 무대는 파리이다.[2] 어찌 보면 셜록 홈즈의 선배격.[3]

소설 속 탐정의 시초라고 평가된다. 당시에 사립탐정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보니 당시의 리뷰 등에서는 뒤팽을 변호사로 묘사하기도 했다. 실제로 소설에서 뒤팽은 처음에 직업적 탐정이 아니고, 한량짓을 하다가 재미로 사건을 추적하게 된다. 그래서 소설에서는 사례금도 거절한다(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그러다가 나중에는 직업으로 탐정이 될 결심을 했는지, 현상금을 위해 사건을 추적한다(도둑맞은 편지).

"슈발리에(Chevalier, 기사)"를 이름 앞에 붙이는 것으로 봐서는 레종 도뇌르를 받은 사람이다. 그렇다면 어디선가 큰 공적을 세운 모양인데, 소설에서는 나오지 않으니 무엇을 하던 사람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수수께끼나 암호, 상형문자에도 관심이 있다. 이런 점은 후에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에도 영향을 끼친다.[4]

평범함과는 다른 괴짜적 행동, 무능한 경찰을 경멸하는 점, 지나가는듯한 증언에서 실마리를 찾아가는 점 등등으로 볼때 셜록 홈즈의 원형이자 모티브가 된다. 실제로 작중전개도 셜록 홈즈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그의 친구였던 인물[5]에 의해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개된다. 이 화자도 왓슨의 원형이다.

원래 매우 부자였으나, 여러가지 사건때문에 가난해졌다고 한다. 그래서 겨우겨우 살 만한 정도의 돈은 건져 책만 읽으며 살고 있었다. 어느날 어떤 희귀한 책을 찾고 있었다는 우연으로 화자와 만나게 되고 뒤팽의 독서량 등에 감탄한 화자의 제안으로 아파트에서 함께 지내게 된다.

야행성 탐미주의자로 낮에는 창문에 두꺼운 커튼을 치고 촛불만 밝힌 상태로 명상이나 저술을 하고 밤에는 친구와 파리를 돌아다닌다. 친구가 생각하고있는 사실을 알아맞출 정도의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6][7]

작중에서 스스로가 귀납적 사고를 한다고 한다[8]. 증거를 모아 이를 토대로 한다는 점에서는 셜록 홈즈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홈즈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주홍색 연구"에서도 언급될 정도이니.

모르그 가에 벌어진 괴사건을 해결해내고 이후에도 마리 로제의 살인 사건, 도둑 맞은 편지 등을 찾아낸다. 처음엔 분명 "유흥거리"로 사건을 해결하려 해서 뒤팽을 전문 탐정이냐 아마추어냐로 구분하느냐로 논란이 있었지만 대개는 아마추어나 아마추어로 시작해 도둑맞은 편지 시점에선 프로가 되었을거라고 평가된다. 확실히 도둑맞은 편지에선 금제 담배갑을 가지고 다니는 걸로 봐서 몇 번 사건을 해결하며 상금을 받아 경제사정이 어느 정도 좋아진 듯 하다.

에드거 앨런 포우가 쓴 작품 중에서 <블랙우드 식 기사 작성법>과 <곤경>에 등장하는 시뇨라 사이키 제노비아와 함께 한 작품 이상 등장하는 얼마 안되는 인물이다.

뒤팽의 모델에 대해선 에드거 앨런 포우 본인이란 설과 다른 인물이라는 설이 있다.[1]

엘러리 퀸 매거진에 수록된 단편들을 모아둔 The Exploits of Chevalier Dupin이라는 파스티쉬 집도 있다.

파스티쉬나 2차 창작에서는 주로 포 자신이었다는 설정이 흔하며, 한편으론 작중의 화자가 사실은 포 였다는 설정도 만만찮게 흔하다. 또 외모가 포와 매우 흡사하다는 설정의 소설도 있다. 또 당대에 나온 책의 삽화 중에 작중화자를 포와 흡사하게 그려 놓은 경우도 있다.

참고로 배트맨의 배트 케이브에 있는 슈퍼컴퓨터의 이름이 뒤팽이다. 젠틀맨 리그 원작 그래픽 노블에서도 1권에서 잠시 등장해서 미나 머레이앨런 쿼터메인이 에드워드 하이드를 쫓는 것을 도와준다.

주홍색 연구에서 홈즈는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의 도입부를 얘기하면서 친구 생각 하나 읽는데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다면서 뒤팽을 분석적 재능은 있지만 열등하다고 평가하지만, 정작 코난 도일 본인은 뒤팽을 '최고의 탐정이며 그 누구도 견줄 수 없다'고 평했다. 홈즈의 재수 없는 면모를 처음부터 독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거였다면 성공적인 시도 사실 세 개의 단편에서 안락의자 탐정이 사건을 다루는 모든 패턴을 다 제시한 셈이기도 하다. [9]

포우의 소설은 프랑스프랑스어로 번역되어 출시되었고, 이 소설의 영향과 비독 등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르코크 등이 등장하면서 프랑스어권의 추리 소설이 나타나게 된다. 정작 포우는 가난해서 생전에 한 번도 프랑스에 간 적이 없다.

아르센 뤼팽의 이름은 여기서 따왔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1. 앞의 C는 슈발리에(Chevalier). 프랑스에서 레종 도뇌르(훈장)을 받은 사람에게 붙이는 존칭이다. Chevalier는 기사를 나타내는 말이다.
  2. 참고로 에드거 앨런 포우는 생전에 프랑스를 꼭 한번 가보고 싶어했으나 경제적인 궁핍때문에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소설속에 나오는 파리의 풍경은 전적으로 포우의 상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3. 라이벌이라고 하기는 뭣한 것이 포우가 쓴 소설은 1840년대 나왔고, 셜록 홈즈 시리즈는 그 후 1880년대 후반부터 나왔으니, 약 40~50여년의 간격이 있다.
  4. 아르센 뤼팽이 나온 기암성은 이런 미스테리들을 풀어나가는 것을 직접적인 소재로 했다.
  5. 뒤팽 시리즈에서 끝내 친구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6. 다만 셜록 홈즈는 이걸 알아내는데 15분이나 걸렸다고 깠다. 본인은 30초내로 왓슨의 생각을 알아냈다.
  7.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알아내는데 15분이 걸렸다기보다는, 15분 동안 친구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갔다고 하는게 맞다.
  8. 그렇지만 실제로 연역적 사고에 가깝다
  9. 이것에 대해 혹자는 코난 도일이 뒤팽을 쓴 포에 대한 존경심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첫 탐정 작품에 올릴 정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