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MBC 표준FM한국 민요 소개 프로그램. 전문의약품 개발 업체 환인제약이 제작 지원을 하고 있다. 다른 프로그램 사이사이에 한반도 각지의 민요를 맛배기 식으로 들려주는 짤막한 방송이고, 덕분에 라디오 청취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는 높은 편이다. 다만 민요 하면 구티 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편이라 괴상하게 패러디되는 등[1] 일반적인 평가는 안습이다.

물론 향토사학자나 음악학자, 민속학자, 국악인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MBC에서는 남한 지역에서 구전되고 있는 모든 민요를 집대성한다는 취지 아래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전국 각지를 돌며 민요들을 현지 녹음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방송하는 민요 녹음도 모두 저 현지 녹음에서 추린 것들이다. 이렇게 모은 녹음들은 다음과 같이 '한국민요대전'이라는 이름의 CD 세트로 만들어졌고, 전국 각지의 도서관과 문화예술 자료관, 국내외 민속음악/종족음악 연구기관 등에 기증되었다.

  • 제1집 (제주도): CD 열 장에 171곡 수록 (1991년 제작)
  • 제2집 (전라남도): CD 스무 장에 342곡 수록 (1993년 제작)
  • 제3집 (경상남도): CD 여덟 장에 155곡 수록 (1994년 제작)
  • 제4집 (전라북도): CD 열두 장에 254곡 수록 (1995년 제작)
  • 제5집 (경상북도): CD 열다섯 장에 555곡 수록 (1995년 제작)
  • 제6집 (충청남도): CD 열두 장에 232곡 수록 (1995년 제작)
  • 제7집 (충청북도): CD 여섯 장에 150곡 수록 (1995년 제작)
  • 제8집 (경기도): CD 여덟 장에 109곡 수록 (1996년 제작)
  • 제9집 (강원도): CD 열두 장에 287곡 수록 (1996년 제작)

도합 103장의 CD에 2255곡의 민요가 들어 있는 방대한 기록물인데, 이외에 이들 녹음에서 간추려 열두 장의 CD 세트가 프로그램과 동일한 명칭으로 시판되기도 했다. 다만 103장 전집이든 열두 장 선집이든 2014년 시점에서는 모두 절판된 상태고, 구하려는 사람은 MBC 측에 문의해 복제 서비스를 신청하던가 우리소리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소리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민요는 열두 장 선집에 수록된 곡들이다.

수록된 민요들은 겨우 14초 정도 밖에 안되는 단순한 동요풍 노래(경주의 대보름 노래)부터 27분이나 걸리는 대규모 노동요(신안의 멸치잡이 노래)까지 매우 다양하고, 전문 소리꾼이 아닌 현지에서 농업이나 어업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섭외해 녹음했기 때문에 예술적으로 윤색된 민요가 아닌 생활 속에 녹아들어 있던 민요를 들을 수 있는 귀중한 음원이다. 그리고 삶의 현장에서 불려지는 노래인 만큼, 때로는 구수한 욕설이 들어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제주도 민요 중 '말모는 노래'에서 "저 X발놈어 저 어드로 감시니 저거"라는 대사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도 당시 존재했던 음반 사전심의를 통과한 것이 난센스

이 작업이 끝난 뒤 남북 관계가 괜찮았을 적이었던 2004년에는 또 다른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는데, 방송문화진흥회의 기금 지원을 받아 북한의 민족음악연구소가 1970~83년 동안 북한 현지에서 녹음한 6000곡의 노래 음원들을 공식 입수했다. 이 중에서 녹음 상태가 괜찮고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민요 352곡을 골라 '북한민요전집-북녘 땅 우리소리'라는 이름의 열 장짜리 CD 세트로 발매했다.

수록곡의 대부분은 한국민요대전과 마찬가지로 일반인들이 부른 것이지만, 세트 말미에 재북 혹은 월북 소리꾼들이 부른 통속민요의 녹음도 싣고 있다. 이 세트는 아직도 시중 음반점에서 더러 입수가 가능하지만, 전반적인 음질이 시망이고 곡에 따라서는 가사도 거의 안들리는 등 문제가 많다.
  1. 특히 “이 소리는 □□에서 ○○가 △△하는 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