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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내부의 공기는 도시락 싸듯이 지구에서 싸가야 한다. 안 그러면 우주 어디서 산소를 조달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우주선이 '무게'라는 족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때문에 우주비행사에게 지구와 동일한 '공기'를 제공할 수는 없었다. 이유는 지구 공기는 질소 79%, 산소 20%, 나머지 기타등등 1% 이하...라는 구성인데, 질소의 총량이 정작 호흡에 사용할 산소의 총량보다 무겁기 때문. 따라서 초기 우주개발 단계에서 연구한것이 바로 공기의 비율이다.
소련의 경우는 의외로 소련답지 않게 질소와 산소를 같이 가져가 8:2(질:산)의 비율로 대략 대기중 농도와 비슷한 농도로 선내 공기를 제공했다고 하지만, 미국의 경우 경량화에 급했기 때문에(아폴로 계획이전까지 미국의 발사체는 소련보다 추력이 모자라거나 비슷했다.) 100% 산소를 사용했다. 하지만 지구 대기와 같은 기압조건(1기압)의 순수 산소로 호흡을 했다가는 산소가 과다 흡수되어 산소중독증에 걸리게 되며 우주 비행사 전원이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탈 수 있다.
따라서 대기중에서의 산소흡수량과 비슷한 양을 유지하기 위해 기압을 낮춰야만 했다. 사람은 훈련만 잘 받으면 1/3기압에서도 살 수 있다(에베레스트 산 꼭대기가 이정도 된다). 즉 질소 79, 산소 20인 상황 대신 산소만 33인 상황을 만들어 놓은 것.
그 후 이러한 공기로 채운 아폴로 1호는 발사되기도 전에 화재가 일어나 승무원이 모두 죽어 버렸다. 아폴로 계획 항목 참고. 그 후 연구를 통해 100%의 산소는 인화성기체에 가까워진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약간의 탈것과 티끌만한 불씨만 있어도 바로 폭발수준의 불이 붙는다고...
결국 미국도 그 사고 이후 발사와 재진입시에는 지구 대기와 동일한 공기를 사용하며 그 뒤부터 차차 공기 조성비를 바꾼다. 즉 유난히 위험한 발사와 재진입시엔 1기압의 지구대기를 사용하기로 한 것. 우주에서의 경우 안 위험하냐라고 하지만 화기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관성으로 땡긴다. 우주에선 가끔씩 궤도수정을 할 때도 그냥 분사체만 칙 뿌린다.
하지만 계속 다른 공기를 사용하다가 대기 조성비가 바뀌게되면 잠수병이나(기압변화) 여러 부작용(산소 중독 및 여러 기체 중독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우주인들은 발사 전날부터 무균실이자 감압실, 조성비가 천천히(약 12시간) 바뀌는 특수 방에서 생활하며, 재진입 전에는 미리 우주선 내부의 대기 조성 비율을 지구 대기와 동일하게 다시 12시간쯤 걸려서 맞추게 된다.
예컨대 보스호드 2호에서 인류 최초로 선외활동을 했던 알렉세이 레오노프는 에어캡의 문제 때문에 그 자리에서 우주복의 공기를 우주공간으로 빼고(...) 우주선 안으로 들어오는 목숨을 건 행위를 해야 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당시 에어록은 풍선 같은 재질로 만들어졌었기 때문에, 공기가 차오르면서 내부로 부풀어올라 똑같이 밖으로 부풀어오른 우주복을 입고서는 도저히 정상적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던 것. 에어록의 공기를 뺄 생각도 해 보았지만, 바람 빠진 거대한 비닐봉지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생각해 보자. 불가능한 일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결국 우주복의 공기를 뺀 것. 대부분의 훈련 안 받은 인간이라면 이렇게 하면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우주선 안으로 못 들어온 채 죽었을 것이다. 거기다 알렉세이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음에도 잠수병 걸려서 죽을 뻔 했을 정도.
세부적인 사항은 나라마다 시스템이 다르고 심지어 같은나라에서도 우주선 시스템이 바뀌면 바뀌기도 한다. 따라서 대충 이렇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