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 히데야스

結城秀康
1574 ~ 1607

일본 전국 시대의 무장. 에치젠 후쿠이번의 초대 번주로 에치젠 재상이라고도 불렸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차남인데 윗형 마츠다이라 노부야스나 아우인 도쿠가와 히데타다와는 서로 이복형제다. 이에야스의 정실인 츠키야마도노의 시녀였던 오만노가타(於万の方)의 소생. 히데야스를 낳기 전 그것을 질투한 츠키야마도노에 의해 만삭의 몸으로 알몸으로 뜰에 묶여져 있었으나 이를 발견한 이에야스의 원로 가신 혼다 시게츠구(本多重次)에게 발견되어 그에게 보호되어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에야스의 장남인 마츠다이라 노부야스는 기골이 장대하고 용맹한 인간이었는데, 이에야스의 속마음을 의심한 오다 노부나가에 의해 자결를 명받았다. 여기엔 노부야스의 어머니이자 이에야스의 정실부인 츠키야마도노가 이마가와 집안 출신인 탓도 있다.

그래서 후계자가 될 뻔했는데, 어째서인지 이에야스의 총애를 받지 못했다. 이에야스의 행적을 보면 애초에 별로 혈육의 정을 느끼는 인간이 아니었지만 히데야스가 오기마루라 불리던 어렸을 때부터 이 아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며 히데야스를 낳은 후 그 생모인 오만노가타도 미워했다. 성밖으로 내보내서 신하가 키우게 하고 세살이 될 때까지는 이에야스는 주변에서 설득할 때까지 아들의 얼굴도 보지 않았다. 이때 이에야스를 설득하여 그를 대면토록 한 사람이 바로 장남 노부야스라고 한다.

이렇듯 태어날 때부터 홀대를 받았기 때문인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이에야스에게 양자로 삼을 테니(실질적으로는 인질이지만), 아들을 한 사람 보내달라고 청하자 이에야스는 제꺽 오기마루를 보내서 충성을 표시하였다. 이때 히데요시의 이름 한자를 하사받아 秀히데康야스라 칭했는데, 후에 다시 관동의 유키 가문에 후계자가 없자 양자로 들어가서 유키 히데야스라는 이름이 되었다.

참고로 밑 사람이 윗사람의 이름 한 글자를 받을 때는 윗 사람 이름의 두번째 글자를 밑 사람의 이름 첫 자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마디로 오기마루가 히데요시의 양자가 되었을 때 토요토미 히데야스가 아닌 토요토미 요시야스가 되는 것이 일반적.

형 노부야스와 같은 무인 기질의 소유자로, 이시다 미츠나리 등과 후시미에서 거주할 무렵 친교가 있었다고 한다. 이에야스에게 반감을 품었던 미츠나리마저도 히데야스를 두고 "이에야스의 씨라고 믿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고 하며, 히데요시 사후 자신의 본성인 사와야마 성으로 낙향할 때 호위해준 히데야스에게 마사무네의 명도를 선사했을 정도. 세키가하라 전투 당시에는 우에스기 견제라는 명목으로 동북 지방에 남겨졌는데, 도요토미와 관계 있는 그가 종군하는 게 껄끄러웠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아예 세키가하라 때 서군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온다. 물론 출처가 출처인지라.

아버지에게도 미움을 받았던만큼 스스로도 친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양부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더 잘해 줘서 히데야스 역시 히데요시를 더 따랐다. 오죽하면 히데요시가 아버지 이에야스를 존중해야 한다고, 이에야스의 '야스'와 자신의 이름 '히데'를 합쳐 히데야스라는 이름을 줬다고도 한다. 히데요시의 부하가 히데야스를 보고 "도쿠가와님의 기량을 닮으신 듯"이라고 칭찬하자 히데요시는 "무슨 소리! 이제 내 아들이니 나를 닮은 걸세"라고 말한 적이 있었고 히데야스가 말을 타고 달리던 중 그 승마장의 관리인이 옆으로 달려와 말머리를 나란히 하자 열받은 히데야스가 그를 죽인 일이 있었다. 그 관리인의 동료들이 히데야스에게 벌을 줄 것을 요청하자 히데요시는 "내 아들에게 무례를 범한 그 자야말로 죽어 마땅하다"며 오히려 히데야스를 칭찬했다고 한다.(…)

무인으로서의 기질을 발휘할 기회를 얻지 못했고, 주색을 탐닉하다 당창(매독)에 걸려 34세의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다. 말년에는 가부키 배우들과 난잡한 성생활을 했었다는 소문이 돌았으며 이즈모노 오쿠니와도 추문이 돌았었다고 한다. 죽기 직전에는 병으로 코가 떨어져 나갔다는 기록까지 있을 정도. 오쿠니를 초대한 자리에서는 오쿠니에게 "너는 천하 제일의 배우가 되었지만 나는 천하 제일의 무장이 되지 못하였다. 천하에는 오쿠니를 천하 제일의 여인이라 하지만 나는 천하 제일의 남자가 될 수 없으니 여자에게도 미치지 못하는구나"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일설에는 이에야스에게 미움을 받았던 이유는 쌍둥이로 태어났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당시 일본에서 쌍둥이는 "개나 짐승과도 같은 쌍둥이 배(犬畜生と同じ双子腹)"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재앙의 상징으로 여겨졌기 때문. 하나는 태어나자마자 사망했다고도 하고, 어머니의 친정에 맡겨져 사토미 사다치카라는 이름으로 살았다고도 한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히데야스의 쌍둥이 형제로 여겨지는 인물이 나가미 사다치카(永見貞愛)라는 인물인데 사다치카는 생모 오만노가타의 친가인 나가미가에 맡겨져서 자랐다. 그래도 이에야스의 아들 대접을 받았던 히데야스와는 달리 사다치카는 끝내 이에야스의 아들로 인정받지 못했고 나가미가의 인물로 살다가 죽었다. 이 설과 연관지어 보면 이에야스가 히데야스 뿐 아니라 그 생모인 오만노가타까지 미워했던 이유도 될 수 있을 듯하지만 이것은 야담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그 외에도 히데야스의 어머니 신분이 미천해서였다거나 그녀가 이에야스 외의 남자와 불륜을 저지른 것이 발각되어 히데야스가 이에야스의 친아들인지 의심받아서라는 설도 있다. 이에야스가 내전을 장악하고 있던 본처 츠키야마도노를 두려워해 박대했다는 말도 있는데, 이게 학계의 공식적인 견해인 듯 하다.

그래도 어쨌든 아들이었던 지라 세키가하라 전투 후 아버지 이에야스로 부터 50만석 정도의 영지를 가증 받았고 후에 히데야스 가문은 마쓰다이라 성의 사용을 허가 받아 고카몬 가문 중 하나인 에치젠 마쓰다이라가의 초대 당주와 에도막말 까지 이어지는 후쿠이번의 초대 번주가 되고 자손 또한 여러 번(藩)의 번주가 되는 등 번창했다.

창작물에서

물건너에서는 제법 인기있는 모양으로, 신 귀무자에서 주인공으로 나오기도 했다.
(작중에는 창귀라고 불린다)

마에다 케이지를 소재로 한 하라 테츠오의 만화 "꽃의 케이지"에서도 제법 비중 있게 나오는데 여기서는 자신을 처음 본 이에야스가 험상궃은 표정을 짓더니 아무 말도 안 하고 비정하게 돌아서는 모습을 보고 상처를 입는 장면이 나온다. 작중 모습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혈질이고 거만한 모습을 보이지만 어린 시절 상처가 크게 남아 있는 마음이 여린(…) 남자.

노부나가의 야망에서는 그럭저럭 만능형인 노부야스나 정치 쪽으로 치우친 히데타다와는 달리 전투 특화형 맹장으로 등장한다. 삼국지 시리즈의 조창과 비슷한 포지션.

센고쿠히메 3에서 유키 하루토모의 양녀로 등장하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와는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

용과 같이 켄잔!에서는 난코보 텐카이의 쿠데타 음모에 이용당한 미야모토 무사시와 마지마 고로하치의 습격에 그만 목숨을 잃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