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림

"이서생! 아까 한 말! 지금 있는 그대로... 어림도 없어요! 난 지금 있는 내 모습 그대로는 싫어! 난 내가 마음 속에 되고 싶어하는 나! 그렇게 될거야!"[1]

풍종호 무협소설 『광혼록(狂魂錄)』에 등장하는 대필서생으로, 이름이 이림이어서 보통은 이서생이라 불리운다. 소주(蘇州)에서 기녀들의 편지 등을 대필하는 것으로 먹고 살다가 귀견방과 청홍루의 대결이 있음을 알고 구경하기 위해 귀견방의 향루로 가는 길에 조수인을 만나서는, 소설이 거의 끝날 때까지 일행으로 함께한다. 조수인이 상대를 만나 거꾸러뜨리면 이림이 나서서 전적인증서를 작성하고, 서명으로 손도장 등을 받는 것이 그가 반강제로 일행이 된 이유였다.

그러나 이러한 서생의 모습이 그의 진면목은 아니다. 본명은 주전웅으로, 과거에는 산중비천호(山中飛天虎)라 불리며 산세가 험한 하남 일대를 제압했던 녹림의 거두였다.[2] 하지만 자신이 가장 신뢰했던 호연강에게 배신당하고 몸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삐적 마른 서생으로 그동안 지냈던 것이다. 개방(丐幇)의 종무득이나 형산파(衡山派) 흑의수재(黑衣秀才) 가무량 등은 함께 여행을 해왔으면서도 그의 정체에 대해 전혀 낌새를 채지 못할 정도로 많이 변한 모습이었다.[3] 그런데 조수인과 함께 하면서 그의 행동에 힘 입어 자신이 안주하여 노력하지 않는 모습을 반성하게 되고, 다시금 무공을 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몰래 창랑귀자(滄浪鬼子)를 죽이거나, 주수문을 도와주기도 한다.

끝내 자신의 옛 모습을 감추고 있었으나, 과거에 인연[4]이 있던 백수검(白鬚劍) 양진청과 만나고, 그가 수소문 끝에 주전웅의 정체를 파악하면서 알려지게 된다. 또한, 양진청이 호연강을 데려오는데, 호연강이 주전웅을 오해하고 있었다고 말하며 용서를 빌자 주전웅은 영원히 꿈만 꿀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조수인을 생각하고는 자신의 본 모습을 찾고자 떠나간다.[5]
  1. 이림의 물음에 조수인이 대답한 말로, 이림은 이를 인상 깊게 여긴다.
  2. 강룡산호(江龍山虎)라고 장강수로맹(長江水路盟)의 맹주인 수상군자룡(水上君子龍) 도장옥과 함께 그 명성이 나란히 알려지기도 했다.
  3. 참고로 십보단혼객(十步斷魂客) 강천위는 의아하게도 그를 보자마자 알아본다.
  4. 개방의 한검객(閑劍客) 문평과의 대결에서 양진청은 폐인이 되다시피 한다. 그때 주전웅을 만남으로써 삶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노력하여 재기할 수 있는 계기를 얻는다.
  5. 마지막 혈선교(血仙敎)와의 최종결전 이전에 떠난다. 이 때문에 공손이가 인원수가 빈다며 투덜댄다. // 사실은 숨어서 조수인의 신위는 물론 종무득이 삼대비전신법을 사용해 튀는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