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팔

鄭八
생몰년도 미상

1 실존 인물

대한민국 이승만 시절의 깡패로 신의주 출신으로 중앙극장파의 두목.

이후 충정로 도끼 사건으로 체포되어 수감되지만 이 사건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군사정권의 전국 폭력배 체포에 벗어났다.

1.1 야인시대의 정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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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극장을 주십시오. 걸로 만족하겠습니다."

연극배우 정형기가 연기했고, 이북 사투리를 쓰는 극중 캐릭터에게는 계속해서 덩팔이라고 불린다(...).

이화룡과 마찬가지로 공산주의자들의 등쌀에 못 이겨 이북에서 내려온 인물로 2부에서부터 등장한다. 첫 등장은 52화 중반부에서 이화룡이 이미 자리잡은 명동에 자기 세력들을 이끌고 갑툭튀, 같이 먹고 살자고 이화룡에게 명동의 노른자위나 다름없는 중앙극장을 달라고 어거지를 쓴다. 이화룡이 "둘이 같이 한 동네에 있으면 한쪽이 피를 본다."라고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떠나라고 하는걸로 봐선 예전부터 둘이 사이가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였던 정팔은 자기편으로 시라소니를 끌어들여 이화룡과 맞불을 놓으려 했으나 정작 시라소니는 "둘이 싸우지말고 사이좋게 지내라."라면서 윽박지르는 바람에, 이화룡과 정팔은 둘이 같이 덤벼도 감히 시라소니를 이길 자신이 없어서 대꾸 한 번 제대로 못하고 깨갱하면서 두 집단은 불편한 동거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지내다가 작중에서 아무런 언급도 없이 두 집단은 은근슬쩍 한 식구의 명동파가 되어버리고, 자연스레 정팔은 이화룡의 뒤를 이어 2인자가 되면서 처음부터 한 집단이었던 것처럼 사이좋게 지낸다. 사실, 시라소니의 중재도 있었지만, 공산당과 전위대가 설치는 것도 있어서 서로 갈라져서 위협이 되는 것보다는 연합하는 것이 차라리 나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위 아 더 월드? 알고보면 츤데레들

져서 박살나는 장면이 거의 안 나오는 걸 보면 한 조직의 오야붕답게 싸움실력도 상위 클래스인 것 같으나, 문제는 패배하는 장면도 없지만 애초에 전투신 자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다만 2부 초반에 문영철이 정팔을 가르켜 이화룡에 버금가는 주먹이라고 말한 점을 볼때 싸움 실력이 나오지 않았을 뿐, 사실상 이화룡 못지않은 강자였을 확률이 높다. 또한 드라마 묘사를 보면 이화룡과 정팔이 오래전부터 대립해온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정팔이 이화룡에 비해 택없이 약했다면 이러한 대립이 길게 유지되긴 어려웠을것이다.

그래서 명동파의 운명을 결정지은 충정로 도끼 사건에서 유일하게 전투씬이 등장하는데, 앞에 걸리적거리는 동대문파의 졸개들을 주먹으로 직접 제압하면서 뚫고 지나가는 게 전부다. 그것도 야인시대 118화 초반부에 나온다. 한 5초 정도(...) 그거 말고는 내내 이화룡과 함께 자동차 안에서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진짜 최종보스급은 언제나 뒤에서 감시하면서 부하들이 잘하고 있는지 그저 지켜볼 뿐이다.[1]

충정로 도끼 사건에서는 유지광의 계략에 따라 경찰에 미리 결투 정보를 흘린 동대문파가 당하는 역을 연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명동은 점점 승리하는 듯 보였고, 이 때문에 이화룡이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팔은 아군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등, 이화룡만한 통찰력은 보여주지 못한다. 결국 이화룡이 계략을 깨닫고 명동파에 철수 명령을 내렸을 때는 때가 너무 늦어 경찰이 도착해 버렸고, 이에 명동파는 줄줄이 감옥에 들어가 주먹 인생에 종지부를 찍는다.

그러나 나레이션에도 나오듯이, 이렇게 일찍 리타이어했던 건 오히려 전화위복이었다. 이후 박정희이정재를 위시한 전국의 폭력배들을 잡아넣을 때 명동파만큼은 무사했던 것이다.

이후 감옥 안에서 동대문의 계략에 당했다는 신세 한탄을 하는 것이 마지막 장면인데, 이화룡이 오상사의 분노를 타이르면서 한 대사[2]로 미루어 보면 비록 배우의 얼굴이 이화룡의 얼굴보다 젊게 나와서 그렇지 정팔 역시도 주먹계에서 이화룡 자신과 동급의 구세대인 모양이다(...).

사실, 정팔은 싸움실력보다 이 캐릭터를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는 전형적인 건들건들하고 껄렁껄렁한 태도, 그리고 그것과 완벽하게 매치되는 '씹는 발음'이다. 말할 때 모습을 잘 보면 거의 모든 장면에서 고개를 약간 비튼 채로 한쪽 입이 올라가있는데 말하는 것마저 마치 껌을 씹는 것처럼 입술을 실룩거리고 발음을 씹으며 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투리를 쓰지 않음에도 상당히 특색 있는 말투를 보여준다.

2 응답하라 1988의 등장인물 김정환의 별명

문단제목 참조.
  1. 취소선을 쳐놓긴 했지만, 이 때 정팔이 간만에 몸좀 풀어보자고 나서려고 했는데 이화룡이 "한참 아랫것들 싸우는데 품위없게 우리가 나서서야 되겠냐?"라면서 제지했다.
  2. "오상사는 젊으니 그럴 수도 있지. 허지만 말이야, 나나 정팔인 이제 너무 늙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