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解語花史
1 개요
민속학자 이능화(1869~1943)가 일제강점기인 1926년에 발간한 기생에 관련한 책이다. 말을 하는 꽃이라는 의미에서 해어화라고 불렀던 기생에 대한 언급들을 고전사서들을 찾아 수록한 책으로서, 관련 연구를 하는데 큰 가치를 가진다.
신활자본으로 간행되었으며, 본문 288면이다. 삼국유사,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과 각종 문집과 야사를 수입하여 신라시대부터 조선 말기까지 역대 기녀들에 관계되는 모든 이야기들을 체계적으로 모아놓았다.
기녀들은 오랫동안 일반의 생활주변에서 널리 볼 수 있는 존재였으나, 그것의 존재에 대해 어느정도 금기시하고 배척하는 분위기 때문에 이 책만큼 적극적으로 기녀에 대해 연구한 책은 없었다. 녹파잡기와 함께 우리나라 기생 문화 연구에 큰 가치가 있는 책이다.
2 남색, 태껸과 관련된 일화
남색과 태껸에 대한 일화가 등장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풍속에는 미동(美童)이 하나 있으면 여러 사람이 질투하여 서로 차지하려고 장소를 정하여 각법(脚法), 속칭 택기연으로 자웅을 겨뤄 이긴 자가 미동을 차지한다. 조선조 철종 말년부터 고종 초까지 대단히 성했으나 오늘날에는 볼 수 없다.”
위의 인용구절에서 미동이란 단어는 어린 남자아이를 말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예쁜 남자아이 하나를 두고 성인 남성들이 검열삭제를 하기 위해 서로 내기를 벌였다는 것. 현대의 윤리기준으로 이런 일을 벌였다가는 쇼타콘, 페도필리아등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고 사회에서 영구 격리 되지만, 당시에는 그러한 일이 대수롭지 않게 벌어졌던 모양. 조선시대에 왠 남색? 이라고 생각될지는 모르지만, 비역질이라는 단어나 남사당패 등을 보면 암암리에 존재했던 일로 보여진다. 영화 왕의 남자가 이러한 남색풍습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이 책에 의하면 태껸은 일종의 결투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었다는데, 도박과 여자를 거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대한 십팔기 협회의 신성대 씨가 택견을 비천한 놀이라는 뉘앙스로 칼럼을 썼었는데 이를 보고 분노한 결련택견협회의 도기현 회장 또한 항의성으로 무카스에 반박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어찌됐든 세계적으로 고대와 근대를 막론하고 스포츠(특히 싸움이나 검투경기)에 도박이 관련되는것은 언제나 있어왔고, 그것으로 태껸이 지탄받아야될 이유는 없다.
하여간 택견은 그저 수단이었을 뿐 남색가와 도박꾼들만이 택견을 배웠던 것은 아닐것이다. 오히려 여기 저기서 도박수단으로 쓰였을 만큼 택견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보급이 되어 있었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