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별곡

1 개요

고려 시대에 불렸다고 전해지는 노래로, 창작자 및 창작 연도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 전해지는 작품은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 문자로 기록된 것이다. 위키문헌그 내용이 실려있다.

조선 전기의 성종대에 편찬된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에 악보가 기록되어 있으며 임진왜란 전까지는 궁중 향악으로 연주되었고 민간에서도 불리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곡의 선율을 차용하여 조선 전기 납씨가, 대국, 경근지곡 등의 향악이 창제되었다. 옛 문헌에서 제목이나 해설을 찾을 수 없어 고려 시대의 노래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서경별곡', '쌍화점'과 형식이 매우 비슷하고 언어 구사나 정조가 조선 초기의 노래와는 전혀 다르므로 고려가요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2 본문

2.1 원본

살어리 살어리랏다 쳥산(靑山)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쳥산(靑山)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잉 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링공 뎌링공 ᄒᆞ야 나즈란 디내와손뎌
오리도 가리도 업슨 바므란 ᄯᅩ 엇디 호리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ᄅᆞ래 살어리랏다
ᄂᆞᄆᆞ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ᄅᆞ래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가 가다가 드로라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
사ᄉᆞ미 지ᇝ대예 올아셔 ᄒᆞㅣ금(奚琴)을 혀거를 드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니 ᄇᆞㅣ브른 도긔 설진 강수를 비조라
조롱곳 누로기 ᄆᆞㅣ와 잡ᄉᆞ와니 내 엇디 ᄒᆞ리잇고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2.2 해석본

살겠노라 살겠노라. 청산에 살겠노라.
머루다래를 먹고 청산에 살겠노라.

우는구나 우는구나 새여, 자고 일어나 우는구나 새여.
너보다 시름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 울고 있노라.

갈던 밭 갈던 밭 본다. 물 아래 갈던 밭 본다.
이끼 묻은 쟁기를 가지고, 물 아래서 갈던 밭 본다.

이럭저럭 하여 낮은 지내 왔건만,
올 사람도 갈 사람도 없는 밤은 또 어찌할 것인가.

어디다 던지는 돌인가, 누구를 맞히려는 돌인가.
미워할 이도 사랑할 이도 없이 맞아서 울고 있노라.

살겠노라 살겠노라. 바다에 살겠노라.
나문재, , 조개를 먹고 바다에 살겠노라.

가다가 가다가 듣노라. 외딴 부엌을 지나가다가 듣노라.
사슴이 장대에 올라가서 해금을 켜는 것을 듣노라.

가더니 불룩한 술독에 진한 술을 빚는구나.
조롱박꽃 모양의 누룩이 매워 (나를) 붙잡으니 나는 어찌하리.

2.2.1 다양한 해석

이 작품은 여러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유랑민실연한 여인좌절한 지식인
가던 새갈던 사래(밭):
평화롭게 농사짓던
옛날을 그리워함
떠난 임:
나를 버리고 떠난
임을 의인화
날아가는 새:
자신의 비탄을
위로해주는 벗
잉 무든 장글란이끼 묻은 쟁기이끼 묻은 은장도날이 무딘 병기
주제삶의 터전인 농토를
잃은 유랑민의 비애
실연의 아픔삶의 고뇌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

3연은 시적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유랑민의 입장에서는

갈던 밭 갈던 밭 본다. 물 아래 갈던 밭 본다. 이끼 묻은 쟁기를 가지고, 물 아래서 갈던 밭 본다.

좌절한 지식인의 입장에서는

가는 새 가는 새 본다. 물 아래로 날아가는 새 본다. 날이 무딘 병기를 가지고, 물 아래로 날아가는 새 본다.

로 해석할 수 있다.

7연의 '사슴'은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1. 진짜 사슴이 장대에 올라가 해금을 연주 = 불가능한 상황 = 현실에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람
2. 사슴 분장을 한 사람이 연주 = 산대잡희 놀이[1]의 한 장면을 보며 시름을 잊고자 함
3. '사람'을 잘못 적은 것

현실적, 세속적 공간으로서의 도피처인 자연은 '청산'과 '바다'로 그려지며, 그곳을 동경하나 현실에서의 술로 시름을 달래거나 체념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고려인의 삶의 고뇌와 비애가 드러나고 있다.

3 형식

전편이 8연이고, 매 연이 4구씩이며 후렴구가 붙어 있고, 매 구가 3/3/2조(살어리/살어리/랏다)의 정형으로 되어 있다. 또한 살어리(a) 살어리랏다(a) 쳥산(靑山)에(b) 살어리랏다(a)의 aaba 구조와 'ㄹ, ㅇ'음의 사용으로 음악성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5연과 6연을 서로 바꾸면 전체적으로 구조적 대칭을 이루는 형식미가 드러나기 때문에 구전되는 과정에 순서가 좀 바뀐 것이 아닌가 라는 이야기도 있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는 악기의 소리를 표현한 것으로 추정되는 후렴구인데,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고 그 기묘함 덕분에 이곳저곳에서 쓰이고 있다. 미묘하게도 1절에서는 '얄리얄리 얄셩'이지만 2절부터는 '얄리얄리 얄셩'이다. 학력고사 시절 전설의 문제이기도.
  1. 큰 길가나 빈터에 만든 무대에서 광대들이 탈을 쓰고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이야기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