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슬러 신드롬

1 개요

1978년 나사 소속의 과학자, 도널드 케슬러 박사가 주장한 우주적이고도 비경제적인 우주사고.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들이 충돌을 반복해, 토성의 고리마냥 파손된 인공위성의 잔해들이 지구를 감싸 인류가 지구밖으로 진출하기는 커녕, 인공위성을 이용하는 모든 기술이 중지됨으로 GPS, 기상관측, 항공유도, 위성 통신 시스템등의 현대기술 대부분이 쓸 수 없게 되어 기술문명이 1960년대 중후반으로 쇠퇴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 설명

인공위성의 궤도는 고도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뉘어진다. 그 중 하나가 정지궤도이며 지구 표면으로부터 3만 6000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궤도는 고도 200~2000km의 저궤도 위성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저궤도는 가장 값싸게 위성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기 때문에 수천 개의 위성들이 밀집되어 있다. 정지궤도의 경우 제한된 영역이기 때문에 이 지역에 위성을 쏘아 올리려면 국제기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에 반해 다른 궤도들은 제작자의 재량에 따라 발사가 가능하다. 즉, 자신이 위성의 위치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는 것. 이러다 보니 자연히 겹치는 궤도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우주공간은 매우 광활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아무리 수천 개의 위성들이 밀집되어 있는 저궤도라 하더라도 위성들 사이의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는 극히 적다. 그러나 위성이 노후화되면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위성을 쏘아 올려야 하고 위성을 쏘면서 발생하는 연료 탱크, 로켓 덮개 등 또한 우주 공간에 남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궤도상의 물체는 계속해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충돌의 위험도 점점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극히 적은 확률이지만 위성들 간의 충돌이 만일 발생하게 된다면 수천 개의 잔해들이 궤도를 뒤덮게 된다. 우주 공간의 물체 수가 순식간에 확 불어나 버리는 셈. 이렇게 생겨난 우주물체의 개수가 임계 지점을 돌파하게 되면, 잔해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다른 멀쩡한 위성들과 충돌하여 새로운 잔해들을 발생시키게 될 것이다. 새로 불어난 잔해들은 또 다른 위성들을 덮치게 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생겨난 잔해들이 또...
이 과정을 반복하여 결국 수억, 수천만 개의 잔해가 지구 궤도 전체를 뒤덮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이론이 바로 케슬러 신드롬이다.

3 처음엔 무시당한 이론

1978년, 나사는 우주왕복선의 구상기획을 마치고, 우주왕복선을 띄웠을 경우 발생 할 수 있는 모든 사고를 시뮬레이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주왕복선이 귀환하는 과정에서 인공위성과 충돌할 수 있다는 이론이 제기되었고, 나사의 연구원이었던 도널드 J. 케슬러가 우주왕복선과 인공위성이 충돌 한 후에 추가로 번질 문제에 대해 쓴 논문으로부터 케슬러 신드롬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게 되었다.

1977년 케슬러 신드롬이 초안이 갖추어졌을 당시, 케슬러 박사의 주변인들의 반응은 고만해 미친놈아였다.

우주개발 초기시절 우주공간에서 분리된 로켓의 잔해라거나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 혹은 우주정거장에서 손이 미끄러져 떨어뜨린 물체들로 인해 만들어지는 우주쓰레기는 수백 킬로미터대의 저궤도를 돌고 있다. 저궤도를 돌기때문에 미약한 대기저항으로 인해 서서히 속도가 떨어지고, 최종적으론 대기권으로 진입하여 대기마찰열에 의해 자연적으로 소멸한다. 드물게 벌어지는 인공위성이 지구권에 추락하는 이유가 이 저궤도상에서 자세 제어에 실패하는 것이고, 별사고가 없는 것도 대기마찰열에 타들어가 소멸하기 때문이다.

즉, 케슬러 박사가 주장한 케슬러 신드롬은 기우에 가까운, 벌어질 수 없는 일이란 것이 발표당시의 주류 반응이었다.

4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1980년 발사된 태양관측 위성인 솔라맥스가 발사된지 2개월만에 발신신호와 수신신호가 끊어져 모든 기능이 정지되는 일이 벌어졌다. 솔라맥스의 경우 당시로서 미검증된 일부 신기술이 사용되어, 새로 사용된 기술이 뭔가 문제를 일으켜 정지되었다는 것으로 결론내려졌다.

솔라맥스가 기능을 정지한 4년 뒤인 1984년, 우주왕복선 미션 STS-41-C에서 솔라맥스에 사용된 기술의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확인하기 위해 솔라맥스를 회수하였는데 챌린저 팀이 회수한 솔라맥스는 알만한 구멍이 150여개 정도나, 마치 산탄총에 맞은 것 마냥 구멍이 숭숭나 있었다고 한다.

SolarMaxHole.JPG

챌린저가 회수한 솔라맥스의 기판과 외장에 묻어 있던 잔해물을 분석해 본 결과, 원본이 뭔지는 모르지만 지구산 금속으로 이루어진 지구산의 무언가에 의한 충돌이었단 결론이 나왔다. 제련에 사용된 금속의 비율이 나사가 사용하는것과 일치했다고. 자연적으로 나올 수 없는 비율이니 인공적인 것이고 나사가 같은 비율을 사용하니 나사꺼라는 결론이 나왔다. 즉, 규모가 조금 작을 뿐, 케슬러 박사가 주장한 인공위성들끼리의 쓰리쿠션이 터져나올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우주 개발 예산이 해가 갈수록 축소되어 자금난에 빠져있던 나사는 케슬러 신드롬의 발생을 대서특필하며 우주개발 예산을 더욱 늘려 달라는 주장을 대대적으로 하였고 SF계열에서 케슬러 신드롬이 대거 유행하는 기현상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예산은 안늘려줬다

솔라맥스를 통해 케슬러 신드롬이 발생한다는 것이 증명된 후, 11년이 지나 1995년 프랑스의 첩보용 인공위성이 망가진다. 태양풍이 한창 불던 시기라 위성에 부착된 6.5미터짜리 자세제어 봉#이 태양풍에 의해 제어회로가 손상되어 무게 밸런스가 무너저 골고루 망가진것이라 여겼는데, 그 제어봉에 우주쓰레기가 직격하여 아작이 났다는 것으로 결론났다. [1]

프랑스 인공위성 사건 후, 잊을 만 하면 한번씩 인공위성이 망가지는 일이 보도되고 있어 언젠가는 한번 크게 터질 일로 여겨지고 있는 중이다.

영화 그래비티의 줄거리와 같이 우주 공간에서의 연쇄 충돌의 가능성도 존재하는데, 2009년 미, 러 위성간 충돌로 인해 생긴 잔해가 2015년 1월 4일 과학기술위성 3호를 23미터[2]를 남겨두고 스쳐지나갈 것으로 예측되었었다. 다행히 잔해의 궤도가 틀어짐에 따라 우려하던 연쇄충돌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5 케슬러 신드롬이 일어날 경우

케슬러 신드롬이 제대로 터질 경우, 일정 궤도를 따라 도는 위성들이 일제히 박살나 위성궤도 자체가 우주쓰레기로 도배될 수 있다. 이리 되면 인류가 배리어 기술을 획득하지 않는 한 인류의 우주진출은 불가능해진다. 왜냐하면 이쯤 되면 우주선이 궤도에 안착 하는 것 자체가 도박이기 때문. 우주에 나가니까 눈에 보이는 것이 총알보다 빠르게 날아다니는 고철인 상황이 되는 것이다.[3] 물론, 궤도에 나간 우주선도 총알만큼 빠른 상황이라 정말로 총알보다 빠른 고철에 맞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주장이 있지만 실제로 위성의 궤도는 저마다 다르고, 충돌에서 발생하는 우주 쓰레기의 궤도도 무작위로 바뀌기 때문에 충돌 시의 속도는 적어도 초속 수km에 달할 것이고, 충돌한다면 레일건에 가까운 데미지를 입히게 될 것이다. 충격에 대해 별다른 방호를 하지 않는 인공위성[4]개발살나는 것은 물론이고 운이 나쁘면 ISS에 근무하는 승무원들의 생명도 앗아갈 수 있다.

또한 인공위성을 이용하는 모든 기술이 중지되므로 GPS, 기상관측, 항공유도, 위성 통신 시스템등의 현대기술 대부분이 쓸수 없게 되어 기술문명이 1960년대 중후반으로 쇠퇴할 수 있다.

당연하지만, 인류는 지금까지 몇번이나 문명 쇠퇴의 위기를 겪어왔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물 오염이나 우발적 핵전쟁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몇번이고 그것을 해결해 왔듯이 각 나라에서는 우주 쓰레기를 청소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 끈끈이 볼로 작은 파편들을 모으고 모아서 중량이 늘어나면 대기권으로 추락시키는 방법
  • 전자기사슬을 이용하는 방법
  • 인공위성에 중력닻을 설치하는 방법. [5]
  • 우주쓰레기를 재활용하는 방법
  • 큐브셋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 손바닥 크기의 정말 작은 위성, 30cm~8cm 정도로 이 정도 크기의 위성은 다른 우주선을 발사 할 때 같이 발사 할 수 있기에 비용도 저렴하고, 우주 쓰레기도 적다.[6] 대학, 기업 연구용으로 사용하는 이 위성의 평균수명은 약 1년.[7]

이런 방법이 있다. 심지어 나사에서는 우주쓰레기를 청소하는 대책을 세우는 대회를 열기도 했다.

6 미디어에서의 케슬러 신드롬

  • 만화 플라네테스의 등장인물들의 직업이 이를 막기 위해서 우주쓰레기를 처리하는 청소꾼이다. 작중에서 실제로 캐슬러 신드롬을 일으키기 위한 테러시도가 있었으나, 주인공 한명이 막아냈다 (테러의 목적은 우주자원을 통해 굴러가는 세계경제를 마비시키기 위해). 그 내막은 그 테러단체가 흡연실에 폭탄 테러를 반복했고, 우주 관제소에 무인우주선을 이용한 테러를 시도했는데 골초 등장인물이 빡침과 흡연에 대한 열망으로 육탄돌격해(…) 테러 시도중인 무인우주선을 튕겨내고서 본인은 대기권 돌입을 해버렸다. 다행히 살아서 바다 한가운데 귀환선 위에서 담배 한대를 태우며, '살아있다는 건 정말로 멋진 일이야.'라는 대사를 읊는다(…). 참고로 누님. ...정작 원작 4권에서는 우주에서 "국가 단위로 전쟁이 벌여져서" 막았던 테러 상황을 초월하는 파괴가 벌어져 엄청난 데브리를 일으켜버린다. 테러보다도 국가의 정치 행동이 그보다 더 큰 피해를 발생시킨 것.
  • 극장 애니메이션 월-E는 자원 낭비로 지구 전체가 쓰레기장이 된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대기권 밖은 아니랄까봐 쓰레기로 뒤덮혀있다. 다행히 작중에 등장하는 우주선들은 대단히 단단한 재질인지, 그냥 간단히 뚫고 대기권 진입-이탈을 자유자재로 행한다.월-E 눈 역할의 카메라에 스푸트니크 1호처럼 생긴 위성이 붙는 건 덤[8]
  • 영화 그래비티에서 그 위험성을 압도적인 시각효과로 보여주었다. 영화 플롯에서 나온 원인 때문에 일어나기란 드물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래비티의 서플먼트에 수록된 다큐에 따르면 2007년 중국이 미사일을 발사해 위성을 파괴하는우주적 개민폐 실험을 하면서 이러한 사건이 실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09년에는 이리듐 위성이 다른 위성과 충돌하여 대량의 잔해를 만들어내어 우주개발은 더욱 위험해졌으며 위 두 사건으로 인해 다시 엄청난 우주쓰레기가 늘어난 셈이다.
  • 게임 엔드리스 스페이스에서는 행성에 존재하는 이상현상 중 하나로 나온다. 페널티만 존재하는 이상현상 중 하나로서, 산업 -1, 더스트 -2, 과학 -2의 페널티를 행성에 부여한다.
  1. 이 위성에 우주왕복선이 접근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그런 적 없다. https://en.wikipedia.org/wiki/Cerise_(satellite)
  2. 자동차로 예를 들자면 고속도로에서 두 자동차가 서로 수 cm까지 접근한 셈이다.
  3. 보이기나 하면 다행인데 실제로는 서로 충돌에 충돌을 반복한 끝에 육안은 물론이고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잘게 나눠진 좁쌀만한 파편으로 뒤덮히게 된다... 물론 이런 좁쌀만한 놈들도 초속 수km로 충돌하기 때문에 우주선이나 인공위성들을 벌집으로 만들어버리는데에 부족함이 없다.
  4. 현재 기술로는 초속 수km로 충돌하는 금속 파편에 대한 방호는 불가능하다.
  5. 그냥 인공위성속의 추를 내려뜨려 대기권으로 추락시키는 것.
  6. 크기가 작아서 피탄확률이 비약적으로 낮아지는건 덤.
  7. 궤도수정을 위한 엔진/추진제를 넣을 공간이 없기 때문에 수명은 짧다.
  8. 애초 이 우주선은 순 역추진만으로 착륙하고 이륙한다. 그것도 단 분리 없이 한번에! 그정도의 기술력이면 우주선도 단단하게 만들 기술이 있을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