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샤트리야

1 개요

Kshatriya[1]

인도의 전통 종교인 힌두교에 존재하는 계급체계인 카스트 제도의 4성분류중 2계급을 말한다. 원래대로라면 크샤트리라고 부르는게 맞지만 은근히 크샤트리라 불리는 일이 많다.

보통 전통적인 의미로 인도 사회의 정치와 무력을 담당하고 있으며 때문에 과거에는 왕족과 무사계급이 크샤트리야에 속했었다. 1계급인 브라만은 성직자이기 때문에 정치에 관여할 수 없어서 2계급인 크샤트리야가 실질적으로 국가권력을 휘두르는 역할을 했다. 이는 (고위) 성직자를 제1계급으로, 귀족을 2계급으로 하는[2] 중세-근대 유럽 계급체계와도 흡사하며, 생산 계급이 바야샤/수드라로 나뉘었다는 점도 유럽 중세 시대의 자유민/농노로 구분되는 봉건제도와 유사한 면이 있다. 사산 왕조로 대표되는 이란 국가들도 사제, 무사, 평민의 구별을 중심으로 하는 계급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계급 구조는 인도유럽어족의 전반적 특징이라고 봐야 할 지도?

카스트 제도가 헌법에서 폐지된 지금도, 아무래도 출발지점이 훨씬 좋았던 구 크샤트리야 계급이 지금 인도의 정치를 담당하고 있어서 기본적으로 인도에서 공무원이 되려면 출신성분이 크샤트리야여야 했었다...지만, 현실은 시궁창. 쿼터제 도입 후부터 들어온 아웃카스트 출신 가산점 때문에 오히려 역차별받는다. 조상님들의 특혜를 후손이 책임지는 카스트![3]

2 신화

여담으로 힌두교 신화에서는 왠지 크샤트리야에 대한 대우가 영 좋지 않다.(…) 예를 들어서, 비슈누의 아바타인 파라슈라마 같은 경우 크샤트리야를 닥치는 대로 죽여대거나 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크샤트리야가 브라만의 영역을 넘본다고 저주하거나 하는 사건도 상당히 많다.

전반적으로 베다 신화를 기록, 전승하는 것이 브라만 계급이다보니 크샤트리야에게 "브라만에게 개기지 마라"고 주입식 교육을 하는 느낌이 든다. 물론 바이샤, 수드라야 말할 것도 없지만.

3 외국인

외국인이 인도에 가면 크샤트리야와 같은 대우를 받는다. 무슨 얘기냐 하면 공공시설을 이용할때 크샤트리야 계급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의 이용이 기본이며 바이샤수드라가 사용하는 공공시설같은 경우는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철도의 경우도 계급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객실이 다른데 외국인의 경우 크샤트리야 계급이 사용하는 상위 객실을 이용가능한 식이며 상위객실이 꽉찼을 경우 아예 발권을 안해주고, 급하니 하위객실을 타야겠다고 징징대면 간신히 끊어주는 정도. 그러나 현실은 시궁창 외국인이 인도국적으로 귀화하거나 힌두교에 귀의하게 되면 얄짤없이 수드라. 즉 크샤트리야 대우는 손님 대접용일 뿐, 진짜 크샤트리야로서 존중받는 게 아니다.

종교적으로 이방인 혹은 이교도는 불가촉천민과 똑같은 위치에 속하는게 이 동네 법도라고. 실제로 엄격한 힌두교 집안에서는 외국인 손님에게 도자기로 된 그릇에 음식을 담아 대접하고, 손님이 가고 나면 그 그릇들을 몽땅 깨버린다. 힌두교에서는 도자기 그릇을 불결한 것으로 여기는데다가 천민 취급인 이방인의 손이 닿았으니(...) 흔적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 외국에 다녀오면 정화의식을 하는 힌두교도들도 있다고 한다.

왜 이런가에 대해서는 몇가지 설이 있는데, 이전부터 이교도와의 충돌이 잦았던 역사 때문에, 힌두교의 영역에 들어올 수 있는 이교도들은 자신들에게 정복당하지 않아서 그런건데 그 이유는 그 사람이 해당 종교의 크샤트리야에 해당한다고 즉, 이교도중에서도 권력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라고 인정 해 줌으로 피지배층의 의심 및 불만을 잠재우고 자신의 계급에 대한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기 위함이라는 설이 꽤 유력하다. 한마디로 정신승리(...).

4 여담

네팔에는 비슷한 계급인 체트리라는 계급이 있는데 당시 네팔에 거주하던 민족 중 하나인 카족을 개종시키기 위해 사실 개종해봤자 수드라면 누가 개종할까 없던 계급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물론 개종 안 한 카족은 그냥 불가촉천민 취급.

여담으로 치우천왕기(소설)의 인도인 캐릭터 싱카가 이 계급 출신이다.

5 참고항목

  1. 한자로 찰제리(刹帝利)라고 쓴다. 찰지구나
  2. 대표적인 예가 프랑스의 삼부회의.
  3. 다만 크샤트리야를 비롯한 상위계급이 오히려 역차별받는다는 주장이 얼마나 신빙성 있는 주장인지는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이다. 법적으로 카스트 제도가 폐지되었다고는 해도 인도 사회의 많은 영역에서 심각한 신분 차별이 아직도 자행되고 있고, 이 때문에 공무 담임권 이전에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이나 생명권마저 침해받는 하위 계급이 침해받는 경우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공무원 시험에서 가산점을 못 받으니 역차별' 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 실제로 인도에서는 달리트 출신 소녀가 전교 1등을 하자 자존심이 상한 지역 유지들이 소녀에게 '학교 출입 금지' 명령을 내리는(즉, 교육을 받을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차별 사례도 찾아볼 수 있는데, 고작 가산점 몇 점을 못 받는 정도가 이런 차별보다 더 심한 역차별 에 해당하는지는... 물론 독자가 판단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