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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동물학자 앨프리드 찰스 킨제이[1](Alfred Charles Kinsey, 1894~1956년)가 사람들의 성적 행위에 대해 조사한 2권의 책.
킨제이는 인간의 성생활에 대한 연구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미 전역 교도소에 복역중인 사람들 중에서 18,000여명을 인터뷰해서, 그 자료들을 가지고 1948년에 《인간 남성의 성적 행위 (Sexual Behavior in the Human Male)》를 출판했고 1953년에는 《인간 여성의 성적 행위(Sexual Behavior in the Human Female)》를 출판했다. 이 보고서는 '인간의 성(性)'이라는 금기시되었던 내용을 주제로 방대한 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했다는 점에서 당시 미국 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다. 조사 내용 역시 큰 충격을 가져왔는데, 이성애 및 금욕생활이 도덕적이고 일반적인 규범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깨뜨렸다.
동성애, 혼외정사, 혼전순결, 난교 등 당시 기준으로 꽤나 쇼킹한 내용이 많았기에 숫자와 도표, 그리고 그래프만 잔뜩있는 단순한 학술보고서에 불과함에도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하였으며,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러나 내용이 내용인 만큼, 탄압을 받기도 하였다.
참고로 킨제이의 조사는 교도소에서 시작되었지만, 이후 다양한 곳으로 확대되었으며,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첫째, 킨제이는 '부유하고 교육받은 중산층'의 샘플이 아닌 비교적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하류층 사람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길 원했다. 둘째, 킨제이가 조사했던 교도소들은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흉악범 단체 수용소와는 많이 다르다. 연구가 이루어지던 1940년대의 미국은 교회의 영향으로 지금보다 한없이 성에 대해 종교적이고 폐쇄적이었고, 자녀를 낳기 위한 부부관계를 제외한 모든 성적인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되었다. 그중에는 서로 동의 하에 성관계를 맺은 커플(중에서 남성)이 잡혀오거나, 심지어는 자위를 했다는 이유로 체포된(...)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후대에 와서는 대상 선정 자체가 무작위가 아닌,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의도된 대상들로 선정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신빙성은 낮아졌다. 더 정확하게 언급하자면, 이후의 연구와 비교하면 수치가 너무 높게 나오는 사례가 많은데 이는 통계적 처리에 있어서 모집단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게 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이성애와 동성애를 단계별로 구별한 킨제이 등급에 따르면, 20~35세 백인 남성의 10% 이상이 3단계의 양성애자로 분류되었고, 이는 동일연령대 여성보다 높은 비율을 기록했는데, 이후의 연구를 보면 킨제이 등급을 기준으로 볼 때, 3단계 양성애자의 비율은 저보다 훨씬 낮은 편이고 성별로 비교해도 여성들이 남성보다 높은 비율이 나온다.
그런데 문제는 킨제이가 일부러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들만 표본에 집어넣고 조사를 한 것인지, 모든 사람들을 조사했는데 결과에 맞추기 위해서 비율을 조작했는지[2], 모든 사람들에게 질문을 했지만 응답을 해준 사람들의 비율 때문에 이런 결론이 나온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은 편이다. 대상이 성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질문에 응답 자체를 거부한 사람들의 비율이 상당할 것인데, 이 회피자들은 모집단에 포함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낙에 사회에 던진 충격이 컸기 때문에, 그 영향력과 파장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월급 등 여러가지 문제로 골치가 아팠던 한 젊은 기자가 이 보고서를 감명깊게.. 읽고서는 바로 직장을 때려치고 한 잡지를 창간하는데 바로 플레이보이...
이 킨제이 보고서는 그동안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던 청교도적 도덕관, 성윤리에 엄청난 균열을 내면서 1952년 시판된 경구피임약[3] 그리고 1953년 창간된 플레이보이와 함께 1960년대 성혁명(sexual revolution)[4] 의 단초가 되었다.
2013년 8월 8일 MBC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던 배우 장혁이 군복무시절 맥심은 있지만 어린 동생들과 같이 읽는 게 거시기해서 교양있는 척하고 싶어 이 책을 3번이나 정독했다고 하여 방송 이후부터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왔다.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연애 상담 등도 대부분 이 책을 읽은 다음 더 깊어진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존 판던의 '이것은 질문입니까?'에서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