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명검

한국의 대표 무협지 작가인 용대운무협소설.

기본적인 틀은 복수극의 시초이자 시발점인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일개 대장간의 장인이던 주인공 임무정이 세력가의 아가씨와 사랑에 빠져 살던 중 그것을 그녀의 아버지에게 들켜서 10년 동안 감옥에 갇히게 되고 거기서 만난 노인에게 강해질 수 있는 수단을 얻고, 당시 무림을 지배하던 삼성에 대항하던 칠성검좌의 수좌 좌천리가 자신의 일행을 구하던 중 그를 같이 구해준다. 이후 노인이 언급한 곳에서 무공을 익히고 나와서 복수를 위한 길을 간다는 내용이다.

언뜻 보기엔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본따 만든 무협지로 여겨지나 몽테크리스토 백작과는 달리 주인공의 힘에 치중된 전개를 보여준다. 복수극의 전개들은 이백여 년이 지났음에도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복수에 대한 긍정적인 물건이라면 두 주먹을 딛고 일어나와 GUN X SWORD 정도가 있다.

소프트맥스창세기전 시리즈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이 시나리오를 표절한 일로 이래저래 유명해진 작품이다. 복수극이란 장르로 인해 '스토리가 비슷할 수 도 있지 뭐'란 식의 옹호론이 강하나 크리스의 비밀이나 괴도 샤른호스트의 출신지, 시라노 번스타인을 구해주는 로베르토 데 메디치의 역할, 필살기명(월영인) 등이 탈명검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대동소이하며 사건이 벌어지는 순서와 전개도 동일한 탓에 옹호론자들도 대부분 표절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초기 스토리라인과 이벤트가 공개되자 인터넷 상에서 표절시비가 언급되었고 소프트맥스는 잡지사기자들에게 대대적인 홍보를 부탁하여 이를 무마시켰다. 창세기전 2가 스토리 표절에 대한 공격을 받고 있던 시기였기도 하며 독자엔진 개발을 통하여 돈을 처발랐던 판타랏사의 실패한 탓에 이런쪽에 대한 여론은 무조건 다스리려 한 듯하다. 이후 PC플레이어와의 창세기전 2 1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팀원들끼리 돌려보던 책을 참조했다"라고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원작자와의 충돌이 잠시 일어났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원작자가 조용해져서 소프트맥스가 뒷돈을 쥐어주고 무마했다란 것이 일반론이다. 실제로는 표절이 문제가 된 후 소프트맥스 제작진이 용대운을 찾아갔더니 용대운이 대인배스럽게 표절 문제를 넘어가줬다고 한다. 소프트맥스 측에선 감사하다며 게임 CD 한 장을 줬다나.

웬만한 소프트맥스 계열의 팬페이지들은 서풍의 광시곡에 대한 표절 떡밥이 심심하면 올라와서 이젠 무덤덤하게 여길 정도이니 이 글 보고 떡밥 뿌리러 가지 말자. 이미 당사자간의 합의가 다 끝났으니까.

그런데 이 소설 자체로도 표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김혜린순정만화 비천무에서 여러가지 클리셰들이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주인공히로인 사이에 자식이 있다든지, 히로인남편주인공이 모르고 만났을 때 서로 호감을 갖게 된다든지 등등. 하지만 이 정도의 클리셰는 매우 흔하므로 전개마저 비슷한 서풍과는 달리 비천무 관련으로 표절 소리는 그다지 듣지 않는다. 애시당초 아이디어 자체는 표절의 대상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