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90년대 후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해, 2000년대 들어서 무협소설의 주류를 차지한 양판소 작품군을 의미한다. 특히 이계고딩깽판(...) 스타일을 가리킨다.
판타지와 무협지를 더한 말로, 판타지의 극초창기 번역이었던 '환상소설'에서 앞글자를 따 온 환협지라는 말로도 불린다.
한국 창작무협과 그 역사를 같이하는 독자평 내가 발가락으로 써도 이것보다 잘 쓰겠다를 무협에다가 양판소 기믹으로 마개조한 작품이다.
2 유래
1980년대 후반 무협 쟝르 자체가 몰락하는 듯했으나, 1990년대 이른바 무협의 르네상스를 맞으며 신무협이 등장한다. 신무협은 금방 대세로 굳는 듯했으나, 두 가지 문제점에 직면한다.
- 훗날 좌백이 술회한 바와 같이 지나치게 작품성에 치중하다 보니 무협의 본질이 무엇인지 잊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는 독자층의 이탈을 불러일으켰다.
- 또한 무협 붐에 힘입어 과거 이름난 작품들을 경쟁적으로 재간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지명도가 낮거나 과작(寡作)
괴작이 아니다인 신무협 작가들에 대한 시장 선호도가 급격히 하락해 밀려난다.
결국 무협 쟝르는 작가와 독자가 함께 떠나며 무주공산으로 변한다. 이런 틈새시장(?)을 인터넷 연재를 바탕으로 삼은 어린 작가들이 새롭게 정ㅋ벅ㅋ 깃발을 꽂는다.
초기 창작무협 작가들은 고전 중국무협의 세례를 받았고, 이후 신무협 작가들은 중국무협과 한국무협의 세례를 동시에 받은 데 비해서, 새롭게 등장한 작가층은 무지했다. 그러나 30년 넘게 무협 작품이 나오면서 숱하게 쌓인 검증된 공식과, 이영도가 일으킨 판타지 붐이 있었다."무협 명작? 판타지 명작? 굳이 읽어볼 필요 있나. 그까이꺼 뭐 대~충"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문학비평가 정과리가 1999년도에 쓴 《들어라 청년들아》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판타지는 양성화된 무협소설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위협에 처한 세계에서 출발하여, 재앙을 가져오는 자와 구원을 가져오는 자로 얽히고, 시련과 활극을 전개하고, 그리고 마침내 평화의 재귀로 완결된다는 점에서 그것은 무협소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20년이 되가는데도 변한 게 없다.
무엇보다 이런 믹싱 장르가 제대로 나오려면 무협과 판타지 양측에 관한 지식이나 두 장르 모두를 살릴만한 필력이 필요하겠지만 기존 설정을 가져와서 나름 맛깔스럽게 쓰는 작가는 있을 지언정 아직까지 대한민국 판협지 작가중에서 자신만의 판타지나 무협세계관을 구축해서 믹싱할만한 역량을 가진 작가도 단언 하건대 단 한명도 없다.
3 공식
- 주인공은 누명을 쓰고 억울한 최후를 맞은 은둔 고수의 후손이다.
- 아주 잘생겼고, 처음에는 상냥한 성격이다. 이후에 비정해지고 오만해지다가, 천생연분을 만나 성격이 온화해진다.
- 적대세력에서 자객을 보내서 주인공을 죽이려고 들지만, 천우신조로 목숨을 건지거나 확인사살을 빠뜨려서 지나가던 초고수에게 구원받는다.
- 청출어람은 기본이요, 100년이 걸려도 한번 볼까말까하다는 영단을 먹고 급격히 파워업한다.
- 강호행의 목적은 오로지 복수. 나중에 인생에 희의를 느끼고 자살하거나 잠적하거나 한다.
- 모여드는 아가씨들은 모두 미인이며, 츤데레, 일편단심형이다.
- 적들은 뭔 짓을 해도 결코 주인공을 이길 수가 없다. 아군도 마찬가지라서, 주인공이 아무리 막나가도 제재할 수가 없다.
- 기연이 발에 채여 굴러다닌다. 그래서 죽어야 할 상황에서 늘 멀쩡히 살아난다.
- 술을 마셨다 하면 죽엽청과 여아홍 뿐이요, 요리는 만두와 소면, 오리고기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화요리에 대한 묘사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 아예 요리사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 이상, 중화요리를 가장 다양하게 묘사한 작품이 다름아닌 《다크메이지》[1]일 정도. 물론 양산형이 그렇다는 거고 작가가 내공이 깊은 경우, 대표적으로 군림천하같은 작품만 봐도 중화요리에 대해 풍부한 묘사를 한다.
물론 군림천하는 판협지에 낄 소설이 아니다.
- ↑ 주인공은 원래 요리사는 아니지만, 중원에서 마교 교주로 지내던 시절에 입맛이 워낙 고급이니 어지간한 숙수(요리사)들 솜씨도 성에 안 차서 스스로 요리를 배웠다는 설정이라 웬만한 요리사 이상으로 중화요리를 잘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