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서풍

偏西風, Westerlies

대한민국 황사와 미세먼지의 주범 황신

1 개괄

지구상의 중위도 지방의 남위 및 북위 35∼65º의 상공에서 1년 내내 서쪽에서 동쪽으로 치우쳐 부는 바람. 원인은 지구의 자전으로 인한 전향력에 있다. 저기압 등은 보통 이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해가며, 편서풍의 띠는 때로는 남북으로 물결치면서 동쪽으로 이동하여 날씨 변화의 원인이 된다. 이것을 편서풍 파동이라 부르고 있다.

당연히 한반도의 주요 기상 현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봄에는 황사(심지어는 제트기류도 탄다!)를 날려오는 원흉. 태풍이 편서풍 때문에 태평양 방향으로 간다고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는데 편서풍이 없었으면 오지도 않았다.

세계지리 내지는 한국지리지구 과학Ⅰ을 공부한 고등학생이라면 대부분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능 물질이 한국으로 오지 않는 것이 편서풍 덕분이라는 말이 나와 조명받고 있다. 하지만 '편서풍 방사능 배리어'론은 틀린 이야기이다. 자세한 이유는 하단에 따로 설명.

2 편서풍과 항공기

편서풍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것이 항공기이다. 서쪽으로 운항할 때의 비행시간보다 동쪽으로 운항할 때의 비행시간이 짧은 이유도 편서풍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유럽으로 갈 때는 11-12시간이 걸리지만 귀국할 때는 10시간 전후로 비행시간이 줄어든다[1] 반대로 한국에서 미국 LA로 갈 때는 11시간이 걸리지만 돌아올 때는 13시간 가까이 걸린다. 한국을 기준으로 할 때 편서풍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노선은 인천-호놀룰루가 있다. 편서풍이 강한 겨울철에 이 노선을 이용할 경우 편서풍의 속도가 300km/h 이상인 지대를 지나가기 때문에 VOD의 속도 표시를 잘 살펴보면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보인다.[2]
다만 목적지의 위도가 높고 이동 거리가 길 경우 최단 경로가 주로 북극 근처를 지나가기 때문에 극동풍과 편서풍의 영향이 서로 상쇄되어 갈 때와 올 때의 시간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경우가 인천-뉴욕 노선. 인천에서 뉴욕으로 갈 때는 13시간 30분, 돌아올 때는 1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물론 날씨가 좋을 때 편서풍을 잘 타면 뉴욕까지 13시간 이내에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
지구의 자전 효과 때문에 이런 시간 차이가 난다는 통념이 있지만 틀린 설명이다. 애초에 비행기의 지면 속도가 이미 자전하고 있는 지구를 기준으로 했기도 하지만,[3] 보통 바람의 효과를 무시할 때 여객기의 순항 속도는 250m/s(900km/h) 정도인데, 지구의 자전 속도는 적도를 기준으로 약 460m/s에 달하며, 중위도 지방(위도 3~40도)에서도 350m/s 이상이다. 따라서 지구의 자전 효과대로라면 항공기가 지구 자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지구 자전 반대 방향으로 운항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설령 지구의 자전 속력이 매우 느려서 비행기의 속력이 더 빠르다 해도 일반적인 상황에서처럼 동쪽으로 갈 때의 소요 시간이 더 적으려면 지구가 동에서 서로 자전해야 한다.

3 편서풍에 대한 오해

3.1 겨울 북서풍/ 여름 남동풍?

실제 기상현상에서 편서풍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구간은 500hPa~200hPa(지상고도 5500m~11000m)구간이다. 지표에서 부는 바람은 편서풍보다 주변 환경이나 기압배치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기 때문에 꼭 겨울의 남서풍이 강하고, 여름의 남동풍이 편서풍과 상쇄되 남풍과 비슷한 풍향을 보이는게 아니란 이야기. 실제로 2011 동부 폭설 사태의 원인은 동해안에 급격하게 성장한 고기압에의해 생긴 북동풍이었고, 동년 여름에 중부지방 일대를 혼란의 카오스로 만든 게릴라성 폭우는 서해에서 유입된 뜨뜻하고 습한 공기가 원인이었다.

사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는 단순한 편서풍이 아닌 계절풍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편서풍이 뚜렷한 곳은 서유럽 쪽에 가깝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곳은 남반구. 남반구 해당 위도의 경우 바람을 가로막는 육지가 없기 때문에 연중 강한 편서풍이 분다. 심한 곳은 태풍급에 가까운 폭풍이 된다.

3.2 편서풍은 방사능 배리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발생한 방사능이 한국까지 날아오려면 대한 해협을 건너야 한다. 그런데 한반도는 편서풍대이므로 지표의 공기는 물론, 성층권에까지 365일 비나 오나 눈이 오나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 올 일이 없다는 주장.

이 역시 종관기상학을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로, 실제로 기상청에서 편서풍 때문에 안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는 하나, 이는 과학적이라기보다 지극히 정치적인 발언이었다. 위 단락에서 말한것과 마찬가지 이유로 한반도에 방사능이 날아올 가능성은 충분하다.동해쪽에 강한 고기압과 남해쪽에 강한 저기압이 위치하여 하층제트가 작용하는 경우 한반도쪽으로 방사능 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제트기류가 나타나는 500hPa이하 고도에서 발생하는 제트기류로, 우리나라에선 주로 장마철에 동중국해에서 대한민국까지 강한 하층제트가 발생하곤 한다. 상층제트와는 다르게 주변 기압배치에 의해서 발생하는 녀석이니 한반도로 방사능 고속도로가 개통될 가능성이 없지만은 않다는 이야기. 따라서 남해안과 동해안지역을 따라 자세한 방사능 검사와 역학조사가 병행되어야하나, 이미 온국민이 편서풍 망령에 씌여버렸다. 이제와서 정부가 나서 방사능 검사를 하겠다고 하면, 정부부처에 옷벗을 사람이 여럿될테니 조용히 흘러가는 것이리라.답이 없다

물론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당시 화산재가 한달만에 편서풍을 타고 온 북반구로 퍼진 것을 생각하면 유출된 방사능 물질이 지구를 한바퀴 돌아 한국으로 올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이 경우 방사능 물질의 농도는 매우 옅어져 있어 기껏해야 정밀한 가이거 계수기 눈금이 살짝 흔들리는 수준일 것이다.
  1. 인천-프랑크푸르트 기준으로 프랑크푸르트로 갈 때는 11시간 30분 전후, 돌아올 때에는 10시간 10분 전후. 인천 - 런던,파리 기준으로는 갈 때는 12시간 전후, 돌아올 때에는 10시간 30분 전후 소요된다고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 30분 가량 일찍 도착하므로 인천 - 프랑크푸르트의 실 운항시간은 갈 때 11시간, 올 때 9시간 40분. 인천 - 런던/파리의 실 운항 시간은 갈 때 11시간 30분, 올 때 10시간 전후로 소요된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2. 보통 겨울에는 갈 때 8시간, 올때 11시간이 걸리지만, 여름에는 갈 때 9시간, 올 때 10시간 정도로 차이가 줄어든다.
  3. 이런 식으로 따지자면 지구의 공전 효과와 우리 은하를 중심으로 한 태양계 자체의 공전(...)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밑도 끝도 없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