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순

賀循
(260 ~ 319)

동진의 인물. 자는 언선(彥先). 하소의 아들, 하경의 손자, 하제의 증손자. 경보[1], 경순[2]의 후손으로 대대로 예학을 연구한 가문이며, 본래는 경씨였다가 안제 때 안제의 아버지인 유경(劉慶)을 피휘해서 하씨로 바꾼 것이다.

회계 산음 사람으로 275년에 하소손호에게 간언을 하다가 살해당하고 가족의 남자들이 화를 당하자 집을 나와 떠돌아다녔으며, 280년에 오나라가 망하자 고향으로 돌아갔다. 절도가 높고 생각이 깊으면서 다른 사람들과 확연히 달랐으며, 언행, 행동거지를 항상 예법에 따랐다.

공부하기를 좋아해 아는 것이 많았고 특히 주례, 의례, 예기 등 삼례에 뛰어났으며, 산음국의 상 정예에게 가서 오관연이 되었다가 양주자사 구희가 수재로 천거해 양선현령에 임명되었다. 관대하고 지혜로움을 기본 방침으로 무거운 세금을 매기지 않았으며, 무강현령이 되자 무강현의 풍속으로 화려한 장례식을 하고 기피해야 할 날짜를 정했고 하순은 이 풍속을 금지했다.

고영, 육기, 육운 등의 추천을 받았고 낙양으로 불려가 태자사인이 되었다. 사마륜이 찬탈하자 하순은 시어사에 임명되었다가 하순은 병을 이유로 사퇴했으며, 남중랑장사에 임명되었지만 취임하지 않았다. 석빙이 양주를 공격하자 백성들을 모아 그를 격파하고 집에 들어가 나오지 않았으며, 강동에서 진민이 반란을 일으켜 단양의 내사로 삼자 병을 핑계로 사양했다.

나중에 오국의 내사가 되었지만 사양했고 사마예가 진동장군이 되었을 때 오국의 내사로 삼기를 청하자 거부했으며, 사마월이 참군, 박사에 임명했지만 이를 거부했다. 312년에 고영이 죽자 군사에 임명되었지만 거부했으며, 군자좨주에 임명되었지만 병을 핑계로 사퇴했다.

사마예가 배를 타서 하순을 방문해 정치에 대해 상의하려 했지만 병이 심하다고 해 만나지 않았으며, 또 사마예가 여러 가지 물품을 보냈지만 하순은 이를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정위 장개가 이웃의 토지를 빼앗아 자신의 집을 넓히거나 마음대로 도성의 문을 만들어 새벽에 문을 닫거나 어두워진 후에 열어서 백성들이 난처했는데, 사람들이 장개에게 호소하려 했지만 이를 만날 수 없었다.

하순이 외출해 파강에 있었고 사람들은 하순에게 이를 호소했으며, 하순은 장개를 만나 이야기하니 장개는 문을 부수고 하순에게 사과했다. 동진이 건국되자 도적이 많아서 사마예가 도적을 몰아내는 것에 대해 묻자 하순이 대책을 알려줬다. 북쪽에서 민제가 즉위하자 종정에 임명되었는데, 사마예가 상소해 시중에 임명되게 하려고 했지만 장안의 길이 험해서 부임하지 않았다. 강주에서 반란을 일으킨 파일을 토벌한 공로로 향후에 봉해졌지만 집에서 병으로 누워 이를 받지 않았다.

317년에 중서령, 산기상시에 임명되었지만 늙었다는 이유로 거절했으며, 태상에 임명되었고 원제가 상시를 겸임하게 했지만 하순은 태상만 지냈다. 그 당시의 조정은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리하고 의논할 것이 많았는데, 조정의 제도 상당 부분을 하순의 의견에 따라 만들어졌고 조정에서나 밖에서 하순에게 자문을 구했다.

하순은 당대의 유종(유학에 권위있는 학자)라고 인정받았으며, 원제는 하순이 가난하게 살자 호화로운 물품을 하사했고 하순은 이를 사양했다. 그러나 원제가 허락하지 않자 받기만 하고 사용하지 않았다.

이후 하순은 태자태부에 임명되었고 병으로 관직에 물러나려 했다가 원제가 은퇴를 허락하지 않았으며, 원제가 황태자를 보내 하순을 만나게 했고 하순은 아팠지만 공손히 황태자를 만났다. 원제는 하순의 몸을 걱정해 하순에게 빈객이 가지 못하게 했으며, 하순은 병이 점점 심해지자 은퇴하기를 요청했으며, 인수를 반환해 좌광록대부, 개부의동삼사가 되었다.

하순은 말을 듣지 못했지만 손가락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장복을 밀어놓고 사퇴했으며, 하순이 죽자 사공으로 추증되고 시호를 목(穆)이라 했다. 하순은 여러 가지 분야에서 책을 썼다고 한다.

태평광기에서는 잘못된 기록으로 아버지 하소의 일화가 하순이 한 것처럼 기록되어 있으며, 세설신어에서는 올바르게 기록되어 있다.
  1. 慶普, 전한 때의 인물로 금문경씨역학을 창시했다.
  2. 慶純, 고조부 세대의 조상으로 안제 때 시중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