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1 대학의 학사 과정

學部/Undergraduate Studies

대학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4년의 정규과정 동안 학문을 가르치는 과정. 대학원과 함께 대학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으며, 졸업하면 학사학위를 받게 된다. 영어의 undergraduate는 이 과정에 다니는 학생들이 아직 졸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사의 숫자가 아직 매우 적은 편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대학이라 하면 바로 이 학부과정을 지칭하며, 대학 내에서는 대학원과 구분하기 위해 꼬박꼬박 학부라 부르는 편이다. 대학원이 연구와 지식생산의 중심이라면 학부는 교양을 갖춘 고등교육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식을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대학 학부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열과 관심에 비하면 매우 부실한 편이어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대학이라도 대부분 턱없이 열악한 연구/실습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일단 학생의 숫자가 상당히 많은 데 비해 교수의 숫자는 적고, 강의를 뒷받침하는 조교에 대한 대우도 형편없는 수준.

사정이 이런데다가 뛰어난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학사 내지는 석사까지 한국에서 따고[1] 박사과정은 유학을 떠나는 일이 많기 때문에[2], 아무리 대부분의 대학들이 대학원 중심 연구대학을 지향한다지만 사실 아직까지 한국의 대학교육은 학부 중심이다. 또 일반인들의 인식도 아무래도 대학 = 학부과정이 보편적이다.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특히 인문사회계의 경우) 아직까지 사회의 과 명예, 권력을 쥐고 있는 계층은 대부분 학부만 졸업한 후 고시나 취업 루트를 거쳐 사회에서 성공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학벌 개념, 즉 그 사람이 나온 대학에 대한 평가 역시 대학원이 아닌 학부에 대해 이루어진다. 예컨대 A대 학부를 졸업했고 대학원은 B대로 진학했다면 그 사람은 그냥 A대 출신으로 취급된다.[3][4] 공대나 의대도 마찬가지다. 보통은 전공을 살려서 가면 그렇다. 제아무리 석박사 학위가 있어도 학부 학벌이 가장 우선이며 교수 임용이나 취업에서도 논문 실적과 더불어 학부 성적표를 꼼꼼히 본다. 대학원의 coursework 성적은 학부 성적보다는 비중이 오히려 낮다. 대기업의 산학장학생 모집공고에서도 지원자격에 학부성적 B학점 이상이라고 표현하는 기업이 많다. 즉 석박사 과정의 과목 성적은 비중이 그만큼 낮다는 뜻이다. 물론 그래도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받으면 기회가 더 넓어지기에, 열심히 하면 더 좋다.

다만 예외적으로 의학전문대학원(치전원 포함)과 법학전문대학원은 학부의 학벌보다는 어디 의전, 어디 로스쿨을 나왔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5] 학부는 그래봤자 SKY가 80%이므로. 또한 변호사시험 성적 비공개 원칙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6] 의전의 경우는 보통 자기 전공을 버리고 온 경우가 많으며 전문대학원의 전공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의학전문대학원의 학벌이 (적어도 합격 이후에는) 학부 학벌보다도 더욱 중요하다. 취업 등에서의 성적표도 대학원 성적을 더욱 중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의전원의 경우는 출신학부가 어디인지, 전공이 뭔지는 사실상 묻혀버린다. 출신학부 따라서 의전원 가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가고 나면 제로베이스다. 극단적으로 비교하자면 인서울 학부, 인서울 의전이 서울대 학부, 지방 의전보다 더 앞선다는 의미다.

학부과정 학생들은 대학의 진정한 주인 운운 대상이지만 실제로 학교의 진정한 주인은 교수, 교직원순이다. 대학원생은 노예, 학부생은 그냥 잠깐 스쳐 지나가는 존재일 뿐(...) 미국, 특히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7]를 따라가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2 대학 학과의 상위개념

학과보다 크면서 단과대학보다 작다.
비슷한 성질의 학과를 묶어놓거나(회계학과와 재무학과를 경영학부로 묶기), 덩치가 커진 단일 학과를 학부로 만든다.(기계공학과를 기계공학부로 만들기)

다만 요즘은 그 성질이 많이 변해서 사실상 그냥 하나의 학과를 의미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학부제항목 참고.

일본에선 학부라고 하면 단과대학을 의미한다. 법과대학은 법학부, 의과대학은 의학부...

3 조선말에서 대한제국 시기에 학무행정을 담당했던 관청

學部
1894년(고종 31)에 예조의 소관업무를 계승하였던 학무아문을 1895년(고종 32)에 학부로 개칭한 것으로 교육행정외에도 천문·기상 및 역서조제등의 일을 관장했기에 현재의 교육과학기술부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소속관서와 부속기관으로는 대신관방·학무국·편집국·관상소·성균관·한성사범학교·외국어학교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관원으로는 대신, 협판, 관방장 각 1명, 국장 2명, 참서관 4명, 과장 3명, 주사 11명을 두었다.

학부는 1910년 8월 중순 한일합방이 체결되면서 그기능이 정지되었다.

아래는 학부에 대한 소속관서와 부속기관에 대한 설명이다.

  • 대신관방: 공립학교직원의 신분에 관한 사항, 교육의 검정에 관한 사항, 학부 소관의 경비 및 제수입의 예산·결산 회계에 관한 사항, 학부 소관 관유재산 및 물품장부에 관한 사항 등을 관장하였다.
  • 학무국: 소학교 및 학령아동의 취학에 관한 사항, 사범학교에 관한 사항, 중학교에 관한 사항, 외국어학교 및 전문학교·기술학교에 관한 사항, 외국에 파견하는 유학생에 관한 사항 등을 관장하였다.
  • 편집국: 교과·도서의 편집·번역 및 검정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였다.
  • 관상소: 천문 ·기상 및 역서조제를 관장하는 관서로 소속인원은 소장·기사 각 1명, 기수·서기 각 2명을 두었으며, 1897년 기사 2명을 증원하였다. 본래 예조에 속해있던 관상감이었으나 1894년에 학무아문 소속의 관상국으로 바뀌고, 다시 1895년에 학무아문이 학부로 바뀌면서 관상소로 되었고 1907년(융희 1) 측후소로 고쳐 학부의 편집국에 편입되었으며, 실질적으로 통감부에 예속되었다.
  • 한성사범학교: 1895년 4월 갑오개혁의 일환으로 ‘한성사범학교관제’를 공포하고 7월 ‘한성사범학교규칙’을 공포, 수업연한 2년의 본과와 6개월의 속성과를 둔 한성사범학교를 서울 교동에 설치하였다. 또한, 수업연한 3년에 보통과와 고등과로 된 부속소학교도 설치하였다.
입학자격은 본과가 20~25세, 속성과가 22~35세, 정원은 본과 100명, 속성과 60명으로 하고, 시험과 학교장 인정에 의한 무시험으로 학생을 선발하였다. 본과의 학과목은 수신·교육·국문·한문·역사·지리·수학·물리·화학·박물·습자·체조를, 속성과는 수신·교육·국문·한문·역사·지리·수학·이과·습자·작문·체조 등이었다.
그러나 실제 교육과정에서 한학에 집둥되어 다른 과목은 소홀해지고, 학교운영도 부실하여 점차 유명무실해지다가, 국권피탈 후인 1911년 '조선교육령'이 공포되면서 관립경성고등보통학교의 사범과 또는 교원 속성과로 개편되었다.
학부 청사가 있었던 곳은 조선시대 이조 청사가 있었던 자리로 지금의 주한 미국 대사관과 KT 광화문 지사 사이에 걸쳐 있으며 대부분의 권역이 도로가 된 상태다.
  1. 유학준비 및 국내인맥 양성을 위해서라도
  2. 국어국문학, 국사학 등 국학 분야는 예외.
  3. 물론 공식적으로는 최종학위를 취득한 대학의 이름이 붙는다. 또 대학원에서 박사까지 딴다면 박사를 딴 대학이 어디인가가 더 중요할 때도 많다. 다만 일반 사람들의 인식은 여전히 대학 = 수능 = 학부 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4. 가장 극심한 곳은 서울대학교로, 스누라이프에서 가장 많이 까이는 것 중 하나가 타대출신 대학원생... 그밖에 소위 대학순위에서 자대보다 밑의 대학에서 온 대학원생이나 편입생에 대한 편견도 있다.
  5. 그 증거로, 연세대학교 학부와 연세대학교 로스쿨을 나온 사람이 서울대학교 학부와 지방 로스쿨을 나온 사람보다 대형 로펌에 들어갈 확률이 더 높다는 점이 있다.
  6. 만약 공개원칙이라면 학부가 조금 더 중요해질 것이다.
  7. 그냥 직역하면 인문대가 되지만, 실제로는 아주 소수의 학부생(교수 1명당 학생 3~5명)만을 받아서 가르치는 대학이므로 "제대로 된" 학부교육을 받기를 바라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적잖이 지원한다. 탁월한 리버럴 아츠 칼리지, 예컨대 윌리엄스 (Williams), 앰허스트 (Amherst), 스와스모어 (Swarthmore) 같은 경우는 하버드나 예일과 종종 비교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