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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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벨기에맥주. 원어 발음대로 하면 후하르덴에 가깝다.

잘 알려져 있는 기본형 호가든은 이 들어가는 밀맥주 스타일이지만, 밀/보리 맥아와 물, 홉 만으로 만드는 독일식이 아니라 오렌지 껍질과 코리앤더 씨앗[1]을 넣어 만들기 때문에 향긋한 산미가 더해져 있다. 이 향미 덕에 여성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다만 사람에 따라 매우 싫어하기도 한다. 비단 호가든 뿐 아니라 밀맥주는 취향을 좀 타는 편.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호가든 오리지널 밀맥주만 OB맥주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판매하고 있었지만, 2015년 8월 무렵 벨기에 본사에서 그랑 크뤼, 금단의 열매, 로제 세 종류를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그랑 크뤼와 금단의 열매는 밀을 넣지 않고 설탕을 발효 촉매로 넣어 양조하는 벨기에식 스트롱 에일로, 오리지널과는 맛과 도수(8.5도) 모두 큰 차이가 있다.

그랑 크뤼와 금단의 열매는 한국에 처음 선보일 때 330ml 한 병에 2000원 대라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런칭해 맥덕들에게 충공깽을 선사했다. 이후에도 안호이저부시인베브라는 거대 그룹에 속한 양조장 제품이라는 버프를 받으며 가격대를 2000~3000원대 선에서 유지하며 팔고 있다. 그만큼 한국에서 수입맥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맹물 맥주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다. 참고로 저 두 제품들은 유럽에서도 구하지 못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의외의 레어템이다.

그랑 크뤼는 트리펠(Tripel) 스타일의 맥주로, 트라피스트 에일이라고 부르는 수도원 맥주의 일종이다. 정식 트라피스트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수도원 내에서, 수도사들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는 엄격한 기준이 있기 때문에 트라피스트라는 칭호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도원 맥주는 3단계로 나뉘는데, 수도원 밖으로 판매되는 것은 뒤벨(Dubbel), 그리고 보다 도수가 높고 향이 진한 트리펠이다. 호가든 그랑크루의 경우 8.5%로 높은 도수를 갖고 있고 특유의 빵 풍미(Bready,빵스럽다 맥주의 향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공식 용어이다!)가 진하다. 다른 호가든 제품들과 다르게 밀을 사용하지 않은 전형적인 보리 에일 맥주이다.

2 특징

색은 밝고 희끄무레하다. 다른 밀맥들이 탁하고 뿌옇게 진한 색을 띠는 것과는 대조된다.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호가든 전용잔에 따라먹는것을 추천한다. 우선 잔의 2/3 지점에 있는 선까지 호가든을 따르고 남은 1/3부분엔 맥주거품을 충분히 내어 따라야 그 맛을 제대로 즐길수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남은 효모를 따라내기 위한 것. 병을 많이 흔들어 거품을 많이 내어 따를수록 오렌지 향이 진하게 난다.

병맥으로 먹어보고 맛이 없으면 위 방법대로 따라보자. 호가든을 병째 먹으면 보들보들해서 좋다는 사람도 있다.

호가든을 따른후 기네스를 조심스럽게 따르면 층이 분리되며 더티호라 불리우는 일종의 맥주칵테일이 된다

3 오가든 논란(?)

최근에는 오비에서 국내생산하는 호가든, 통칭 '오가든'이 횡행하고 있어 구입시 주의를 요한다. 수입 호가든은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orz

오비 측에서는 호가든과 오가든의 맛이 다른 것은 호가든이 수입되어 오면서 맛이 변질되어 그런 것이고 오가든이 진짜 호가든의 맛이라고 하는데 사실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맥주가 와인도 아니고[2] 맛이 비행기 좀 타고 온다고 변질하지도 않으며[3], 오가든에는 오렌지 필이나 향초가 들어가지 않는다. 맥주덕후들은 국산맥아를 사용했거나 하이 그래비티 브루잉 공법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의심도 하고 있다.

기회만 된다면 생맥주로 호가든을 맛보는 것도 좋다. 호프집에서 관리만 제대로 한다면 정말 맛있는 호가든 생맥주를 맛 볼 수 있다. 다른 맥주들도 마찬가지지만 호가든의 생맥주는 같은 병맥주에 비해 향과 맛이 월등히 좋다. 그러나 '오가든'이 공급되는 호프집이라면 낭패...

오가든과 호가든의 차이에 대해서 이런기사까지 떴다. # 판단은 알아서...

사실 오가든이 되기 전에도 모회사인 안호이저부시인베브가 호가든의 맛을 망친다는 비판은 많았다. 정말로 원조 호가든의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호가든 양조장의 설립자로 호가든을 처음 양조하여 벨지안 화이트라는 맥주 장르를 다시 부흥시킨 피에르 셀리스 옹의 셀리스 화이트를 마셔볼 것.

벨기에까지 가서 호가든과 오가든을 비교한 용자가 나타났다 #
  1. 코리앤더 잎과 씨앗의 향은 천양지차다. 잎은 독특한 향을 자랑하지만 코리앤더 씨앗의 향은 가벼운 레몬이나 라임에 가깝다.
  2. 와인의 경우 '여행'을 하고 나면 여행독을 풀기 위해 며칠 간 '쉬는' 기간이 필요할 정도.
  3.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변질이 덜 일어난다는 이야기. 물론 술 자체가 보관시에 주의점이 있기는 하다. 그리고 호가든과 오가든이 아니더라도, 숙성/변질이나 이를 감안한 제조법의 차이 등 여러 이유로 해외수출용 제품과 국내 유통용 제품의 맛이 다른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 아주 터무니 없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가령 필스너 우르켈의 경우 필젠에서 먹는 맛과 프라하에서 먹는 맛, 미국에서 먹는 맛, 한국에서 먹는 맛이 서로 미묘하게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