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

華氏溫度.
Fahrenheit scale.

독일 출신 물리학자 다니엘 가브리엘 파렌하이트(Daniel Gabriel Fahrenheit, 1686-1736)가 1724년, 영국 왕립학회를 통해 제안한 온도 단위계다. 단위기호는 ℉.[1] 화씨(華氏)라는 말은 파렌하이트의 한자 음차인 화륜해(華倫海, Huá lún hǎi, 화룬하이)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파렌하이트는 염화암모늄(NH4Cl)과 얼음, 을 1:1:1 비율로 섞어 열평형에 도달했을 때 온도를 0도(섭씨로는 약 -18℃), 얼음과 물만 섞었을 때의 온도를 32도, 인간의 체온을 96도로 설정하자고 주장했다.

왜 온도의 기준점간 단위를 30도 아니고 애매한 숫자인 32도 단위로 정했는지는 파렌하이트 본인이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며느리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1990년에 나온 금성과학학습만화에서는 나누기 쉬워서일 수도 있다고(그렇다고 하진 않았다) 말했다. 2의 5 제곱이 32라서 계산하기 쉬웠기 때문이라고……. 또 온도계의 제작이 쉬워서라는 이야기도 있다. 당시에 파렌하이트는 물의 어는점을 32, 체온을 96으로 잡았는데. 이렇게 잡는다면 그 차이가 64로 이것도 2의 n제곱수가 되기에 2등분만으로도 온도계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왜 하필 32냐고 묻는다면, 제곱수의 호환(?)을 위해서...

얼음과 물, 염화암모늄을 섞는 것이 당시 유럽에서 인공적으로 가장 차갑게 할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파렌하이트는 그 온도를 0도로 삼았다. 또한 당시에는 온도계를 주로 기상관측용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가급적 기준점 이하의 수치가 나오지 않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으리라고 추정한다.
후일 학자들의 연구 결과 화씨 온도계 하에서 물의 빙점이 약 32도 가량이고 비등점이 약 212도 가량임이 밝혀져 이 사이를 180등분한 온도 단위로 재정의되었다. 이것이 현재 쓰이는 화씨 온도계이다. 섭씨로 -40 ℃는 화씨로도 -40 ℉라는 점은 덤으로 같이 알아두면 좋은 사실.

화씨 온도계가 가진 장점은 위의 유래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온도 스케일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도 범위에 적합하도록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2] 예컨대 겨울의 추운 날씨가 대략 화씨 0도(영하 17.7℃)로 근접하고, 여름의 매우 더운 날씨는 100도(37.7℃)로 근접하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영미권에서 오랫동안 쓰였으나 영미권에서도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1960년대 말경부터 섭씨 온도계로 갈아탔다. 현재 화씨 온도계가 쓰이는 곳은 미국을 제외하면 미얀마, 라이베리아, 벨리즈 등에 불과하다.[3][4]

화씨를 섭씨로 변환하려면 화씨 온도에서 32를 빼고 5/9 를 곱하면 된다. 계산이 귀찮다면 30을 빼고 반으로 나눠도 얼추 맞는다.

마이클 무어 감독의 루즈체인지급 불쏘시개 음모론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은 이 항목의 화씨에서 이름을 땄다.

세상에는 화씨 300도의 차이를 버티는 대회가 존재한다. 300 클럽 항목 참고.

  1. 유니코드 U+2109, 윈도우 한글 입력기에서는 ㄹ이 입력된 상태에서 한자키를 누르면 선택할 수 있다.
  2. 그래서 이런 유머가 있다. 해석하자면 다음과 같다. 화씨: 0℉ 진짜 춥다, 100℉ 진짜 덥다 / 섭씨: 0℃ 꽤 춥다, 100℃ 으앙 죽음 / 절대온도: 0K 으앙 죽음, 100K 으앙 죽음
  3. 영국캐나다의 경우 정식으로는 섭씨 온도계로 갈아탔지만 아직도 화씨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고 일부 신문이나 뉴스에서는 2가지를 병용하기도 한다.
  4. 참고로 도량형 표준으로 미터법(SI 단위)를 쓰지 않는 나라가 딱 3개국인데, 바로 미국, 라이베리아, 미얀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