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클럽

300 Club

급한 분들은 8분 40초부터. 이쯤되면 이 양반들은 인간이 아니다.[1] 숫제 좀 추운 날 맨몸으로 밖에 나온 옆집의 전직 특전사 아저씨를 보는 느낌.(…) 인간 변온동물설

인간의 뻘짓기행은 멈추지 않는다. 이제는 남극이다.

남극점에 위치한 아문센-스콧 남극점 기지(Amundsen-Scott South Pole Station)에서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정신나간 대회. 이 대회의 규칙을 따라 미션을 완수하면 일명 "300 클럽" 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300이 아니다 여기서 300이라는 숫자의 뜻은 다름아닌 화씨 300도로, 화씨 -100도와 화씨 200도의 극한의 환경을 알몸으로 연속으로 버텨내는 것. 이를 섭씨로 바꾸면 영하 73도와 영상 93도가 된다. 한 마디로 이건 미친 짓이다. 난 여기서 나가겠어. 이런 조건 때문에 이 대회는 기지 외부 온도가 영하 73도가 되는 때에만 일시적으로 열린다고.

  1. 무조건 탈의한다. 팬티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신발은 허용한다.
  2. 기지 내의 사우나 온도를 93도로 맞추고 10분 동안 알몸으로 버틴다.
  3. 10분이 지나면 곧바로 영하 73도의 기지 밖으로 덜렁거리며 뛰쳐나간다.
  4. 기지 밖에서의 미션은 그 상태로 남극점을 돌고 오는 것. 용자라면 남극점 앞에서 알몸 인증샷을 찍을 수도 있다.
  5. 남극점을 돌아서 기지 내 사우나로 무사히 돌아온다면 성공. 이 사람은 비공식적으로 300 클럽 가입자가 된다!

바깥 날씨가 어떠냐에 따라 난이도가 많이 바뀐다. 즉 밖에서 영하 73도가 되었다 하더라도 바람이 심하게 불면 체감온도는 그만큼 내려갈 수밖에 없고, 이건 레알 생명의 위협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된다. 그래도 아직까지 사상자(…)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 듯.

이렇게 놓고 보면 남극에 체류중인 연구원들은 죄다 똘끼 넘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전세계적인 엘리트들일 뿐 딱히 무슨 또라이인 건 아니다.(…) 과학자들은 병신력으로 뽑는 게 아니다 남극점 기지는 수 달 동안 밤을 경험하면서 외부와 완전히 단절되고 고립되는데, 그 동안 적당한 유희거리, 도전거리를 찾지 못해 안달이 난 연구원들이 이런 똘끼있는 이벤트를 기획한 것. 물론 참여는 개인의 의사에 달린 것이지만, 설령 참가를 하지 않고 관전만 한다고 해도 덜렁거리는 그 모습이 굉장히 우습기 때문에(…) 장기간의 어두컴컴한 남극의 밤을 보내면서 겪는 우울증 등을 한번에 해소할 수 있다고 한다. 남극이란 특성상 연구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대단한데 몇달 동안 해는 뜨지 않고 기온은 하루종일 영하 6~70도를 오간다. 게다가 과학 연구를 제외하면 개인적으로 가져온 이나 음악, 기타 취미 활동 용품 말고는 마땅히 할만한 소일거리도 없다. 이런 생활을 몇달 동안 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멀쩡하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이런 이벤트라도 하지 않으면 연구원들이 정말로 정신줄을 놓아버릴 수도 있을 테니 이해해주자.놨으니까 이런 발상을 해 낸 게 아니고?

참가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한 블로그 포스트에서 인용한 바 있는데 이를 소개하자면...

"각목에 못을 박아서 온 몸을 구타하는 느낌이었다."

(출처)

그렇다고 한다.(…)
  1. 영하 73도에 찍은 것이고, 영상 초중반에 등 뒤로 지리학적 남극점 표지판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