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 점프를 하다>, <혈의 누>를 만든 김대승 감독의 2012년 6월 6일 개봉작. 조여정, 김민준, 김동욱 주연.
목차
1 시놉시스
왕(정찬 분)의 이복동생인 성원대군(김동욱 분)은 자주 들르던 심참판(안석환 분)의 집에서 우연히 만난 심참판의 딸 화연(조여정 분)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지만, 이미 화연은 아버지 모르게 식객인 권유(김민준 분)과 깊이 사랑하는 사이였다. 게다가 성원대군의 생모인 대비(박지영 분)[1] 역시 정치적인 이유로 아들이 화연을 마음에 둔 것을 몹시 못마땅해 하고 있었다.
화연과 권유는 사랑의 도피를 하게 되지만 이내 잡히게 된다. 화연은 권유를 살리기 위해 대비가 주선한 왕비 간택[2]에 참여해 스스로 궁에 들어가는 길을 선택한다. 그러한 화연의 결심 때문에 권유는 목숨은 건졌지만 고자[3]가 된다. 이 때문에 권유는 심참판과 화연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물론 성원대군 역시 화연이 왕비로 내정돼 입궁한다는 걸 알자 몹시 분노해 심참판을 닦달하나 심참판으로부터 어쩔 수 없었다는 답변만 듣는다.
몇년이 지난 후 왕은 죽고 성원대군이 왕위에 오르지만 사실상 수렴청정을 하고 있는 대비의 손아귀에 휘둘리고 있는 상태다. 사실상 국정을 운영하고 있던 대비는 왕권을 확고히 하기 위해 선왕의 비였던 화연과 화연 소생의 왕자를 죽이 려한다. 어린 아들을 데리고 어떻게든 궁궐에서 살아 남으려는 화연, 형수였던 화연에게 여전히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성원대군, 그리고 내시의 몸으로 다시 화연 앞에 나타난 권유 이 세 사람으로 인하여 궁궐의 심상치 않은 공기는 더욱 짙어지는데...
2 이런저런 이야기
- 8개국에 판매됐다.
-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제목 자체가 잘못되었다. 극중 여주인공인 화연은 후궁이 아니라 중전으로 들어간 것이고, 대부분은 대비로 등장한다. 감독은 후궁으로 들어갔다가 왕이 될 아들을 낳아서 중전이 되었다고 하는데, 후궁 항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그 이야기가 먹히는 것은 주로 고려 시대 때이고 조선 시대에는 극히 드물다[4]. 물론 왕에게 왕비가 있는데 왕비가 적자를 낳지 못한다면 후사를 얻기 위해 특별히 후궁을 간택해 들일 수는 있다. 순조의 생모인 수빈 박씨가 그렇게 간택되어 무품빈으로 들어간 후궁이다. 그러나 극중 상황처럼 왕이 왕비 없이 몇년째 홀아비로 지내고 있는 상태라면 바로 왕비를 간택하지 굳이 후궁을 간택할 이유가 없다. 한편 극중에서 화연의 무수리가 후궁이 된다고 나오기는 하는데 주요 스토리라인에는 벗어나 있다. 후궁이라는 이미지에서 오는 에로티시즘 낚시용 제목.
- 역사적으로는 조선의 인종과 명종 시기를 다루고 있다. 이 기준에서 보면 선왕은 인종, 화연은 인성왕후 박씨, 대비는 문정왕후, 성원대군은 본래 역사에서 경원대군이었던 명종이 된다. 선왕의 급사나 대비에 휘둘리던 명종의 치세 등이 그대로 들어맞는다. 다만 화연만 판타지인데, 인성왕후 박씨는 인종의 세자빈으로 시작했고, 자식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대놓고 명종이나 경종, 문정왕후와 같은 인명을 넣지 못하고, 판타지적 시대극이 되었다. 게다가 영화는 조선시대를 모티브로 했을 뿐이지 고증은 엉망이라 조선이 아니라 무슨 어느 다른 동양나라 A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왕실의 권력구조가 아무리봐도 조선은 아닌 느낌. 대비가 왕의 뺨을 때리고[5] 왕보다도 높은 자리에서 수렴을 치고 군림하질 않나 대비의 가채도 무슨 청나라 태후를 방불케하는 해괴한 차림이다. 거기에 선왕의 배우자, 즉 엄연한 대비인 인성왕후를 신하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려 드는 정신나간 행태부터 시작해서 역덕들이 보기에는 매우 불편한 영화가 되고 말았다.(...)
- 같은 날 개봉한 프로메테우스에게 밀려서 인터넷상에서는 듣보잡 취급을 받았지만, 정작 흥행에서는 많은 상영관 확보와 딱히 경쟁작이 없는 관계로 개봉 1주차에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제작비가 80억원이라서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서는 좀 더 벌어야하고 6월말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같은 거대 블록버스터 영화가 있지만, 그래도 초반 흥행은 좋아서 최종 흥행 스코어는 260만 관객.
- 관객들의 평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평론가들의 평은 6~7점 수준으로 좋은 편이었다. 노출 마케팅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으나 오히려 노출에 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작품. 궁중 암투를 겪어가면서 점차 어둡게 변해가는 주연들에 대한 담백하고도 차가운 묘사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 혈의 누에서 보여줬던 잔혹한 장면을 이 영화에서도 일부 볼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고자되기 인증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 그냥저냥 넘어가는 사실이지만 이 작품은 시놉시스만 봐도 알 수 있듯 신상옥 감독의 1968년작인 내시의 스토리를 상당부분 가져온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배경설정은 얘기만 안했다 뿐이지 노골적으로 명종대인 것부터가 그렇고 결말부 전개조차 거의 같다. 엔딩은 다르지만.
- ↑ 엄밀히 말하면 대왕대비이다. 초반에는 선왕의 왕비였으나 중반에 의붓아들인 왕이 죽었기 때문. 따라서 중반부터는 대비는 대왕대비가 되고, 화연이 대비이다.
- ↑ 참고로 왕의 첫 왕비는 출산하다 사망했으며, 왕은 먼저 간 왕비에게 미안해 오래도록 다시 왕비를 들이지 않고 있던 상태였다. 이에 대비가 성원대군과 화연의 관계도 끊고, 의붓아들인 왕도 챙기는 척하는 취지에서 급하게 왕비 간택을 주선한 것이다.
- ↑ 심참판이 노비들을 시켜 완전히 거세한다.
- ↑ 후궁이 중전이 되는 사례가 없지는 않은데, 이것은 중종반정을 거친 중종의 사례처럼 왕비가 이미 죽은 다음에 후궁이 중전으로 올라간 극히 드문 사례이다.
- ↑ 문정왕후가 했다는 카더라가 있지만 근거없는 야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