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몽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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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1527년(중종 22) 최세진(崔世珍)이 지은 한자 학습서. 3360자의 한자훈민정음으로 뜻과 음을 달았다.

이전까지 한자를 배우는데 교과서로 쓰던 천자문은 너무 오래돼서 사용되는 한자가 자주 쓰이는 한자와는 거리가 멀어졌고, 처음에 하늘, 우주, 해와 달 같은 게 나오듯 어린이에게는 난해한 구성인데다 문장도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많아졌기 때문에 이런 점을 보완하려고 썼다고 한다.

그런데 현대에 이르러서는 한자 학습서로서의 연구보다, 중세 한국어 연구의 자료로서의 가치가 더욱 높이 평가받는다.

훈민정음으로 써진 훈몽자회 덕분에 중세 한국어 어휘를 다수 파악할 수 있게 되었으며, 한국어 연구의 이정표가 되었다.

더불어 , , 의 글자 이름이 다른 글자와 달라지게 만든 주범. 사실 한글의 자음을 @ㅣ으@으로 표기한 것 자체가 자음의 이름이 아니라 그 자음이 자모를 조립할 때 어떻게 들어가는지를 보여준 예시인데(초성에 들어가는 모습을 앞 글자에서 보여주고, 종성에 들어가는 모습을 뒤 글자에서 보여주는 것) 기과 디, 시은 그 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찾을 수가 없어서 저 글자와 음이 비슷한 한자를 맞추느라 기[1], 디귿[2], 시[3]으로 표기한 것. 지 뒤부터는 훈몽자회 당시엔 받침으로 쓰이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4] 그냥 키 (箕)[5], 티 (治), 피 (皮), 지 (之), 치 (齒), ᅀᅵ (而), 이 (伊), 히 (屎) 하는 식으로 해당 낱자에다가 ㅣ만 조합하여 표기했다가 7종성법이 사라진 뒤에 받침의 표기에 해당하는 글자를 만든 것이라고 한다. 남북분단 이후 북한에서는 ㄱ, ㄷ, ㅅ의 이름을 '기역', '디귿', '시옷'에서 '기윽', '디읃', '시읏'으로 바꾸었지만 남한에서는 이름을 바꾸지 않고 지금도 계속 쓰고 있다.

한편, 훈몽자회 언문자모에는 초성종성통용팔자를 수록하여 종성에 8글자만 쓸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든 장본인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 사실 이는 최세진이 만든 규정이 아니라 그 당시 관습을 그대로 반영해서 적은 것일 뿐이다.

2 언문자모 목록

훈몽자회 언문자모에 수록된 각 낱자들의 이름을 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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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자한자읽기{{{}}}낱자한자읽기{{{}}}낱자한자읽기
其役
尼隱니은
귿
梨乙리을
眉音미음
非邑비읍 ᅀᅵ
異凝 ᅌᅵ으ᇰ [6]
{{{}}}{{{}}}[7]
[8]
[9] ᄋᆞ
  • 왼쪽은 초성중성통용팔자, 가운데는 초성독용팔자, 오른쪽은 중성독용십일자이다.
  • 붉은색으로 표시된 한자는 훈독하라는 뜻이다.
  • 기역, 디귿, 시옷의 볼드 부분은 앞에서 설명한 세 가지 예외(기윽→기역, 디읃→디귿, 시읏→시옷) 부분이다.
  • 나눔바른고딕 옛한글, 나눔명조 옛한글(이 둘은 여기서 다운 가능), 함초롬체 LVT(아래아 한글 항목 참고) 중 하나가 설치되어 있으면 ㆁ과 ㅿ에 해당하는 읽기가 'ㆁㅣㅇㅡㆁ'과 'ㅿㅣ'로 쪼개지지 않고 제대로 보인다.
  1. 그 기(其) 자와 부릴 역(役) 자를 쓴다.
  2. 연못 디(池; 오늘날의 음은 '지'.) 자와 끝 말(末) 자를 쓴다. 원문에는 한자에 동그라미 표시가 되어 있는데, 이는 훈차로, 일본어의 한자 훈독처럼 음이 아니라 훈으로 읽으라는 것. 이 당시 표현으로 '끝'은 '귿'이라고 표기했기 때문에 끝 말(末)자가 채택되었다. 앞의 디(池)는 그냥 음으로 '디'라고 읽고 뒤의 말(末)은 훈으로 '귿'이라고 읽어서 '디귿'이 된다. 현대어로는 지끝 (池末)이라고 읽는다(...)
  3. 이 경우 역시 디귿과 마찬가지로 앞의 때 시(時)를 음으로 읽고 뒤에는 옷 의(衣)자를 써서 훈으로 읽는다.
  4. ㅋ, ㅌ, ㅍ, ㅈ, ㅊ, ㅿ, ㅇ, ㅎ 8개 자음은 초성독용팔자에 속했다.
  5. '箕'(기)라고 쓰고 '키'라고 읽는다. 디귿의 귿(末)이나 시옷의 옷(衣)처럼 훈독이다.
  6. 이 글자의 새김은 '똥 시'이지만 '끙끙거릴 히'로도 쓰인다. 반절도 式視切(ㅣㄱ+ㅅ)과 喜夷切(ㅢ+ㅇ)로 나뉘어 있다. 다만, 한국어 IME에서 한자 변환을 할 때는 '시'로만 변환 가능하다.
  7. 不用終聲(종성을 읽지 않는다) 표시가 되어 있다. 즉, '응'(으ᇰ)에서 ㅇ(ㆁ) 받침을 빼고 읽으라는 뜻이다. 이렇게 한 이유는 '기윽'→'기역', '디읃'→'디귿', '시읏'→'시옷'의 경우처럼 '으'로 읽히는 한자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
  8. 只用中聲(중성만을 읽는다) 표시가 되어 있다. 즉 'ᅙᅵ'에서 'ㅣ'만 읽으라는 뜻이다.
  9. 不用初聲(초성을 읽지 않는다) 표시가 되어 있다. 즉, 'ᄉᆞ'에서 'ㅅ'을 빼고 읽으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