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라고 쓰고 B라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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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식용(식사용) 모자이크소용이 전혀 없다.[1]

1 개요

「宇宙」と書いて「そら」と読む

우주(宇宙)라 쓰고 하늘(そら)이라 읽는다.
-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일본어 한자&읽기 용법의 하나. 일본의 한자 읽는 방법이 여러 가지인 것을 이용해 비슷한 단어의 후리가나 혹은 전혀 다른 후리가나를 배치하는 문법. 한 단어에 비슷한 의미의 한자어를 갖다붙이는 숙자훈(熟字訓)의 응용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보통 위에 달린 후리가나로만 읽기 때문에 일본에서 사용될 때는 보통 'A라고 쓰고 B라고 읽는다'라고 쓰이지 않는다. 한국어 화자가 보기에는 A라고 읽는 것이 맞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에 이런 이름이 붙은 셈이다. 세토의 신부에서 산이 '인협仁侠(にんきょう)이라고 쓰고 인어人魚(にんぎょ)라고 읽는다' 라는 식으로 대사를 읊긴 하지만, 이는 얼마 안 되는 특이한 예의 하나이다.

기본적으로 일본의 재담 중 'A라고 쓰고 B라고 읽습니다. 그 뜻은?'이라는 식의 선문답 비슷한 언어유희가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던 거라 만화나 라이트 노벨뿐 아니라 일반 문학, 특히 소설뿐 아니라 하이쿠나 단가 같은 시조쪽으로 가면 굉장히 많이 볼 수 있는 문법이다. 때문에 음율을 중요히 여기는 노래 가사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사실 꼭 위 같은 특이한 상황 말고도 일상적으로 이름의 한자를 읽는 법이나 이름의 한자를 설명할 때에도 많이 쓰인다. 벚꽃이라 쓰고 앵화라 읽습니다 桜(さくら)の花(はな)と書きまして桜花(おうか)と読みます 같은 경우[2]. 문자로 되어 있는 문학 작품 등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표현이다 보니 위와 같은 인식이 널리 퍼진 듯.

다만 일반 문학에서 자주 쓰이는 형태는 주로 하나의 한자 단어를 의미가 비슷한 다른 한자 단어의 후리가나를 채택해 사용하여 비유하는 것을 중점에 두는 반면, 만화나 애니메이션, 노래가사, 라이트 노벨 등에서는 이런 사용방식이 폭주해 일반 한자 단어에 뜻이 비슷한 외국어, 혹은 전혀 다른 외국어 발음을 표기하는 일이 많다.[3] 특히 독자적인 세계관 설정에서 온 창작 고유명사나 관용구 같은 경우 번역단어와 거의 상관이 없거나 희박한 연상관계 정도만 있는 중2병적인 루비 영단어가 붙는 일이 눈에 띄기도 하는데, 일종의 '멋있어 보이기 위한' 타이포적 표현이 루비 표현으로 관습화된 예이다.

알기 쉬운 예로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이라 쓰고 '어떤 마술의 인덱스', '쌍절룡'이라고 쓰고 더블 드래곤이나 '유파문'이라고 쓰고 '스탠드'[4], '약속된 승리의 검'이라 쓰고 '엑스칼리버', '초사이어인'이라 쓰고 '슈퍼 사이어인'이라고 읽는 등의 방법으로 사용한다.

이런 표현을 어린 나이에 접해서 매료된 경우 검 엑스칼리버에 실제로 '약속된 승리의 검' 이라는 역사적 이명이 붙어 있는 줄로 믿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실은 아서왕이 뽑기 전에 바위에 박혀있었던데다 해방되었다는 의미의 라틴어 "Ex calibus"에서 유래되었다는 학설이 있으니 오히려 바위에 박힌 성검이라고 하는 게 맞다. 바위에 박힌 성검(엑스칼리버)
] 창작물에서 온 루비들의 경우 역사적 근거가 없거나 실제 발음과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경우가 많아 착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사실 히브리어 구약성서에도 이런 게 있다[5]. 대표적인 예가 여호와. 다만 이쪽은 종교적인 이유로 피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 국내에선

일본의 만화, 소설 등의 작품이 한국에 정식 매체 등으로 번역되어 들어오면서 후리가나가 쓰이지 않기 때문에 한쪽을 완전 무시하거나, '액셀러레이터(일방통행)' 등 괄호를 이용하는 식으로 번역되었다. 단 위에 달린 후리가나가 괄호 안에 들어갈지 괄호 앞에 올지는 번역되는 작품마다 다르다.아예 후리가나 적듯이 위에 조그맣게 적는 작품도 있기는 있다.

만화책에서도 자주 보이지만 정발본에서는 거의 한쪽으로 밀어버려서 한국어 번역판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일본어 원서를 보면서 이런 요소를 찾아보는 것도 일종의 재미.

예) 슬램덩크 - "백호라고 쓰고 바보라고 읽었겠다!"

또한 이 같은 용법을 개그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한국 웹에도 퍼지게 되었는데, 위와 마찬가지로 후리가나를 쓰지 않는 한국어의 특성상[6] 이 항목의 제목인 'A라고 쓰고 B라고 읽는다'라는 식으로 풀어서 사용하게 되었다. 즉 일본식이 'A라고 표기해놓되 읽을 땐 일부러 B라고 읽는다'(A가 진짜 뜻)는 식이라면, 한국식은 'A라고 표기하지만 사실은 A가 아니고 B이다' 혹은 'A라고 표기하지만 뜻은 A와 같은 발음의 낱말인 B다'(B가 진짜 뜻)라는, 단어의 겉모습과 딴판인 이미지를 뜻한다. 반어법 때문인지 그런 거 없다페이크, 낚시, 현실은 시궁창 등과 엮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 표현을 보는 사람들 중에선 애초에 이쪽이 원래 의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으며, 일본에서 온 표현을 아는 경우라도 일본에서도 이런 식의 반어법 용법으로 쓰인 것으로 아는 사람들도 많다(물론 일본에서도 이런 의미의 용법이 없었던 것은 아닐 테지만, 일본에서도 이 용법으로'만' 쓰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

한국어에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있다. 문경새재에 가면 붉은 글씨로 '산불됴심'이라고 적힌 표석을 볼 수 있는데 이 표석이 세워진 시기가 한국어에서 구개음화로 인해 '디, 티'가 '지, 치'로 바뀌어가기 시작한 18세기 이전으로 짐작된다. 즉, 이 표석은 '산불심'이라고 쓰고 '산불심'이라고 읽는 표석인 것이다. 다만 이쪽은 표기가 고정되어있는 상황에서 언어가 변화하여 둘 사이에 차이가 생겨버린 것이다. 정서법이 언어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원 뜻을 살리기 위해 표기와 발음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경우는 흔하며(특히 영어의 경우가 심하다) A라고 쓰고 B라고 읽는 용법의 경우 그러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문학적 효과 등을 위해 일부러 다른 발음을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특이한 것.

근데 사실 한국어에도 이런 경우가 매우 많다. 국물을 궁물로 발음하고 해돋이를 해도지로 발음하고.... 이게 다 형태소를 밝혀서 적는 분철 표기 때문이다.

3 예시

P-10이라고 쓰고 피 이라고 읽는 배가 있는 반면,
P-12라고 쓰면서 피 십이라고 읽는 배도 있다. 거기다가,
P-100이라고 쓰고 피 이라고 읽는 배가 있는 주제에,
P-129라고 쓰면서 피 백이십구라고 읽는 배도 있다. 그야말로 개판 5분 전.[11]

4 함께 보기

  1. 합성사진이다.
  2. 이는 특히 전화 통화 시에 상대방에게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쓰는지 알려 줘야 할 때 유용하다. '어떤 단어에 들어가는 어떤 한자'와 같은 식으로 설명한다.
  3. 사실 이것 역시나 유래를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인들이 한참 외국 문물을 동경하던 다이쇼 및 쇼와 시대 순문학 쪽에서 기원하였다. 사례(?)를 정리한 논문도 있을 정도.
  4. 이 만화에서 나온 예로 '세계'라고 쓰고 더 월드라고 읽는 스탠드 등이 있다.
  5. 케티브-케레(써진 것-읽히는 것)이라고 부른다
  6. HTML에는 IE에서 비표준으로 도입했던 태그가 있으나 XHTML 1.1 이전까지는 확장 문법에 불과했으며(1999년에 표준으로 인정됨), 그나마도 브라우저에 따라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구 버전 파이어폭스의 경우 지원하지 않는다) XHTML 1.1이 되어서야 후리가나 표시가 정식으로 지원되기 시작했으나, 아직 이 표기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가 많다. 억지로 작은 글씨를 써서 표현하는 경우는 있지만. 물론 이거랑 헷갈리면 심히 골룸하다</span>
    </li>
  7. 국내에서 퍼지게 된 계기라는 주장이 있으나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사용되었다.
  8. 울산, 대구, 경북 지역 및 대전, 광주 제외. 나머지 지역은 말 그대로 자율이다.
  9. SBS 지상파보다는 SBS Sports 대상으로 통용되던 표현이다. 그 당시 SBS Sports는 이승엽이 요미우리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그리고 그 당시 막장이었던 요미우리에서 혼자 뛰다시피했던 2006년부터 일본야구 이승엽 중계를 중시하고 국내야구 중계를 마이너한 SBS 계열사 채널로 빼거나 아예 결방시켜 국내야구팬들과 야갤러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다. 그 정점은 송진우 통산 200승 중계 사고와 프로야구 중계권 사태. 물론 이후에는 국내야구를 주로 중계한다.
  10. 요즘은 쓰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현직 대통령이...
  11. 배를 부를때 "P-10이 있습니다."라고 하면, 발음상 "피십이 있습니다."로 P-12와 혼돈이 있기 때문이고, P-100같은 경우 '피헌드렛'은 불편하며 P-102와 같은 배가 잘 출몰하지 않는 지역이면 충분히 '피백'으로 불러도 오해가 없다. 사실 가장 좋은건 하나둘삼넷오여섯칠팔아홉공
  12. 가사와 전용 레이어에서만 らめぇぇぇぇぇ 라고 나타나지만, 잘 들어 보면 いやぁぁぁぁぁ、いやぁぁぁぁぁ!! 라고 들릴 뿐이다.)
  13. IIDX에서 엑스트라 스테이지 소환 조건은 기타도라나 팝픈뮤직에 비해 관대하다.
  14. 그런데 이는 사실이다. 한국어에서 ㄱ과 ㅎ이 만나면 ㅋ으로 발음된다.
  15.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 2의 여자주인공을 소개하는 이미지인데 공식 팬클럽 홈페이지에서 女라 쓰고 요미가나를 おとこ라고 오타를 내는 바람에 여장남자 취급을 받았다.
  16. 매너리즘, 마조히즘, 귀차니즘 등의 -ism
  17. 한국판은 제외.
  18. 이 분야의 본좌.
  19. 의외로 많이 보인다. 대표적으로 푸른 눈의 백룡(일본명 한정)이라던가...
  20. 아게마츠 노리야스가 프로듀싱을 맡은 이후 자주 나타나고 있다.
  21. </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