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문서: 바둑
1 개요
바둑의 용어. 상대의 수를 보고 그대로 천원기준 점대칭 좌표에 착수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바둑을 뜻한다.
흉내바둑은 크게 흑에서 시작하는 것과 백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나뉜다.
2 흑의 흉내바둑
흑은 첫 수를 천원에 둠으로써 흉내바둑을 시작할 수 있다. 이 경우 백은 천원점 착수의 묘를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흑은 천원점 착수의 묘가 사라지는 수를 둘 때쯤 흉내를 그만두고 보통의 바둑으로 진행해야 한다. 현대바둑의 경우 6.5집이라는 덤 때문에 흑이 흉내바둑을 내는 이득 자체는 생각보다 없는 편.[1]
일본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즐겨 구사해 태합기(太閤碁)라 불리며, 중국에서는 주원장이 원조로 전해지고 있다.
2.1 흉내바둑 파훼 방법
천원점으로 시작해서 백을 무조건 따라하는 흑의 흉내바둑은 백돌을 잡은 사람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두면 간단히 파훼가 가능하다.
파일:Hyoong nae baduk1.jpg
파일:Hyoong nae baduk2.jpg
천원을 기준으로 흑을 회오리처럼 감싸게 둔 다음, 백이 20으로 흑 다섯점을 따내면, 흑은 더이상 같은 바둑을 둘 수 없게 된다. 초보가 고수를 상대로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따라 두는 것으로는 비기기는 커녕, 절대로 이길 수 없다.
흉내바둑은 초반의 포석을 따라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방법으로 두는 것이지 무작정 따라 두는 것이 아니다. 아래의 예시에서도 나오듯이 프로의 바둑에서도 간간히 나온다.
3 백의 흉내바둑
백은 천원점 없이 상대의 수를 따라 두게 된다. 덤이 생기기 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덤이 생기고 나서는 이 흉내도 상당히 높은 가치가 있다고 한다.
다만, 상대 흑이 난데없이 천원에 착수하면 강제로 흉내바둑이 깨지게 된다. 실제로 이창호는 상대방의 흉내바둑에 대해 천원을 두는 방법으로 돌파한 경우가 있다.
4 이야기 거리
두 경우 모두 서로 머리싸움이 엄청 치열해진다. 다만 일반적으로 흉내를 내는 쪽이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소비한다고 한다. 이는 언제 흉내를 그만둘지 선택권이 흉내를 내는 쪽에 있기 때문인데, 선택권이 있는 쪽이 좀더 고생을 한다는 게임이론도 존재하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사실이다.
참고로 어떤 바둑이든 끝날때까지 흉내바둑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선 바둑판 자체가 361로의 홀수이고, 중앙에 '천원'이 있기 때문이다. 위에 간단한 파훼법이 나와 있으며, 축을 이용해 타파하는 수도 있다.
현대바둑에서는 일본의 프로기사인 후지사와 호사이[2]가 흉내바둑의 원조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80년 12월에 시작한 제 15기 왕위전 도전 7번기에서 서봉수가 조훈현을 상대로 꺼내든 것이 가장 유명하다. 국내 타이틀 전관왕의 명예를 조훈현에 내주고 와신상담하던 서봉수는 조훈현과의 대결 패턴을 복기한 결과, 초반 포석의 감각과 속도에서 열세를 보이는 통에 고전한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포석을 똑같이 따라가면서 중반부터 승부를 보자'는 판단으로 흉내바둑에 나서, 7번기 내내 백번 필승의 형세를 보이면서 4승 3패로 왕위 타이틀을 탈환했다.
그 직후 강훈이 서봉수를 상대로 흉내바둑을 시도했으나 1승 1패로 그쳤고, 98년 명인전에서는 다시 강훈이 이창호를 상대로 흉내바둑을 시전했다. 난감해하던 이창호는 천원에 돌을 놓아버리는 것으로 탈출했고, 결국 승리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바둑종목 남자단체전 예선 중국전에서, 박정환이 중국의 저우루이양을 맞아 흉내바둑을 펼쳐 승리하였다.
히카루의 바둑에서 흉내바둑을 두려고 하다가 천원점을 중심으로 돌이 포위돼서 잡히게 되는 상황도 나타났다. 물론 아마추어가 프로를 상대로[3] 흉내바둑을 두려고 하다가 이런 말도 안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아키라가 눈치챈 5수째는 천원의 수를 잡기위한 포석에 들어갔는데 여전히 따라하는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