弘兼憲史
히로카네 켄시
일본의 만화가. 대표작은 인간교차점과 시마 과장 시리즈. 와세다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고, 일본 파나소닉에 재직한 경험이 있다.
1 생애
일반적인 만화가의 길이 아닌 법학 전공 → 직장 생활 → 전업 만화가의 길을 걸어서, 초반에는 스토리나 삽화 등이 어색한 편이 많았다. 초기 단편집의 경우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림체가 단순하고 어딘가 다른 작품의 캐릭터를 연상케하는 모습에 스토리 작가를 고용해서 엉망이었지만[1] 시마 과장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찾게 되었다. 시마 과장이 인기를 얻자 작가의 초기 단편집을 서울문화사에서 소개했는데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2 정치 성향
그는 일반적으로 보수주의자로 알려져있다. 다만 수꼴과 달리 일본의 전형적인 보수처럼, 자유시장경제와 사회 안정을 그의 만화에서 강조하는 면모를 보인다. 다만 시마 사원 1권에서 보인 환경주의적 면모는 그의 의외이다. 이후 임원 편에서 환경주의적 면모를 강하게 표출한다.
하지만, 임원편에서 드러나는 환경주의적 면모가 딱히 '강하다'고 할만한 것인지는 많이 의심스럽다. 현대 사회에 있어서 환경문제는 매우 중요한 논점 중 하나이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여러 형태로 환경문제에 대한 고민을 요구받게 되었으며, 작가가 드러내는 환경주의적 면모 역시 딱 그정도다. 오히려, 일본 민주당(작중에서는 주민당)의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노력에 대해서는 '기업에 지나친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여 경쟁력을 해친다'고 깔 정도... 결국 그냥 사회적 이슈가 되는 만큼만 하자는 논조지, 환경주의적이라고 할 만큼 급진적이거나, 철저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주총회 등에서 '환경이고 뭐고 기업은 돈만 벌면 되는 거 아닌가요? 라고 묻는 바보들을 등장시켜 시마가 환경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진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킬 뿐이다.
더 나아가, 환경주의적인 면모를 사원편에 삽입한 것이야말로 자기 캐릭터를 띄우기 위한 작가의 치졸한 연출이라고 비웃는 독자들도 많다. 물론 시마가 사원이던 70년대 무렵에 수십 년 후의 미래에는 환경과 폐기물 처리 문제가 중요한 화두가 될 것임을 예측했다면 그건 정말 탁월한 통찰력을 발휘한 게 맞다. 그런데... 왜 과장, 부장 시절의 시마는 이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해서 하츠시바(파나소닉)을 반석 위에 올려놓지 못하고 떡이나 치면서 돌아다녔단 말인가? 이는 결국, 작가가 자신의 캐릭터를 멋있게 묘사하기 위해 작중 배경인 시대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가는 역사적으로 겪어서 알고 있는 지식을 활용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 그리고, 그 덕분에 과장, 부장하던 시마는 예전에 알던 것을 어느새 잊어버린 바보가 되었다는 것이다.(...)
노조 문제에서는 철저하게 보수적이다. 시마 사원에서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면모와 좌파들의 위선을 꼬집는 묘사를 보인다. 이는 그가 적군파 등 좌파들의 시위를 경험했기 때문이라지만, 작가(와 주인공)이 드러내는 보수-반 좌파적 분위기 역시 곰곰히 뜯어보면 상당히 웃기다. 적군파와 같은 일본 좌파의 행태를 경험했기 때문에 좌파나 노동운동에 냉소적이라고 하기엔 시마 과장/부장에서는 딱히 그런 태도가 안 드러난다. 작가가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이나 좌파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것은 부장 시리즈 후반부나 임원 시리즈를 연재할 무렵, 즉 동구권의 현실사회주의 붕괴가 명확히 드러난 이후부터다. 그 전까지는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딱히 적대적이지도 않고, 세대상으로 운동권 세대에 속하는 시마는 자본주의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느냐는 상사의 이야기에 딱히 부정하지도 않을 정도. 하지만, 사원 시마는 또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해서 현실사회주의의 필연적 붕괴를 예견하고 있다.
여기까지 보면 쉽게 알 수 있지만,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연출방법은 작중 배경시대를 이미 겪어본 작가의 지식을 이용해서 등장인물(주인공 시마 코사쿠)의 탁월함을 보여주거나, 다른 등장인물들을 바보로 만들어서[2] 주인공을 탁월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3]. 덕분에, 주변 상황을 알고 보는 독자는 시마의 불균형한 통찰력에 오늘도 웃는다. 아니, 소련의 위세가 서슬푸르고 소비가 미덕이던 70년대에 동구권의 붕괴와 환경과 폐기물 처리가 중요한 사업영역으로 등장할 것을 예측하던 시마 코사쿠가 왜 산요와 파나소닉[4]의 합병이 폭탄이 될 것은 예측하지 못한단 말인가!?
3 주요 작품
4 관련 항목
5 그 외
인터뷰 중 토가시 요시히로를 깐 적이 있다. 자세한 것은 항목을 참조.
부인 사이몬 후미(대표작 : 도쿄 러브스토리)의 인터뷰에 따르면 가정에 굉장히 소홀했던 글러먹은 남자의 표본이다.시마 과장은 작가의 오너캐였다 아내나 아이들에게 신경도 안 쓰는 것은 물론, 바람도 핀 데다가 2015년 기준으로 벌써 4년 이상 별거 상태라고.#
근데, 실제로 작중에서 이런 작가의 비윤리적 가정관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나름 심각한 문제다. 작중의 성공한 샐러리맨은 거의 예외 없이 다른 살림을 차리고 본처를 장식물이나 철없던 시절의 실수, 정치경제적 자산(...) 정도로만 취급하고 '가정을 이루는 여자랑 진짜 사랑은 따로 있다'라는 식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불륜이 만연한 건 물론이고 대부분 불륜관계는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로 치장된다. 게다가 다른 살림을 차린 데 대해 화를 내거나 견제하려는 당연한 행동을 하는 본처가 어째서인지 늘 악녀, 질투녀로 묘사되며, 불륜상대들의 눈물나는 러브스토리나 혼외자들의 사연이 나오는 동안 본처들은 늘 남편에게 빌붙어 살거나 남편의 돈을 축내면서 가정을 안 돌보는 타락하고 철없는 여자로 묘사된다. 결혼 자체에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도 아니고, 단순한 욕구만족을 위해 배우자나 상대자에 대한 배신행위를 저지르는 걸 마치 당연한 것인 양 취급한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7] 그나마 상식인인 양 묘사되는 시마 과장도 아내를 허구헌날 뒷담화하면서 혼외정사를 가지는 건 취미나 일상다반사 수준.[8]
어게인!!에서도 이런 작중의 문란하고 비윤리적인 성관념을 살짝 디스하는 투로 언급하기도 했다. 한 여학생이 좋아하는 남자에게 고백하지 못해서 전전긍긍하자 좀 막나가는 등장인물이 참고자료랍시고 시마 시리즈를 읽게 만들고, 그걸 읽은 여학생은 집에 쳐들어가서 거침없이 성적으로 대쉬해서 남학생을 기겁하게 한다. 물론 거절.- ↑ 3류 무사물이라든가 카미카제 미화 작품이라든가, 거인의 별 짝퉁이라든가, 데즈카 오사무 냄새가 나는 소년물이라든가
- ↑ 참고로 이런 주인공 띄우기 방식은 양판소나 라노벨에서도 자주 쓰인다.
대리만족 작품은 그게 그거 - ↑ 또 다른 예로, 중국 공장에서의 파업을 주도한 노동자들은 임금이나 처우 등의 현실적 문제 대신 작가가 논파할 수 있는(즉, 관련 자료를 이미 찾아본) 철 지난 생디깔리슴을 이론적 근거로 들고 나왔다가 자폭한다거나, 악명높은 여성 비하 문제에 대해서는 시마에게 복종적이지 못한 여성 등장인물들은 못생긴 외모에 악독한 성격으로 묘사해버리는 등등등이 있다.
- ↑ 작중에서는 고요와 하츠시바
- ↑ 2003년 애니화
- ↑ 극우 테이스트가 상당히 가미되어 있다. 작중 일본헌법 9조를 개헌하더라도 자위대가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식의 내용이 나온다. 주 논조는 과거에는 가난했지만 이제 경제대국이 된 일본이니만큼 세계평화에도 기여해야 하며, 그 기여방식이 자위대 해외파견(..). 구 일본제국이 과거에 세계에 어떤 일을 저질렀는가는 나오지도 않으며, 그것을 어떻게 사죄하고 과거를 청산할 것인가 또한 언급조차 안 된다.
- ↑ 배운 게 그것밖에 없는지라 시마 과장의 딸은 커서 아예 마누라와 가정이 있는 흑인 남자를 채어다가 결혼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저지르는데, 그것조차도 매우 쿨한 행동인 양 나온다.
- ↑ 사생아까지도 두고 있다. 이 사생아는 연예인으로 활동하면서 부친의 부재로 인해 방황하는데, 시마는 아이 어머니의 부탁이 있었다지만 가까이서 그 딸의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면서도 책임을 회피하면서 끝끝내 아버지라고 밝히지 않았고, 결국 비극적으로 죽게까지 만든다. 나름 죄의식은 있는 것 같지만... 이쯤 되면 패륜 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