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S-2000

steyr_amr_1.jpg
오스트리아 총기 회사인 슈타이어 사의 대물 저격총.
Infantry Weapon System-2000

1 제원

구경 : 15.2mm
탄종 : 날개안정분리철갑탄, 탄약 내부에 20g짜리 텅스텐 플레셰트 수납
작동 방식 : 롱 리코일, 반자동
총열길이 : 1200mm
무게 : 18㎏
전장 : 1800mm
탄창 : 5발들이 박스 탄창
탄속 : 1450m/s

2 개발 배경

이 흥미로운 무기의 개발은 198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슈타이어 사는 긴 사거리를 갖는 AMR(Anti-Materiel Rifle), 즉 대물 저격총을 개발하기로 결정했었는데, 이 AMR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운용되었던 대전차 소총의 발전형 개념으로서, 경장갑 차량, 헬리콥터, 소형 레이더 시설물, 미사일 발사기, 연료 보급 차량을 주요 목표로 삼아 타격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3 개발 과정

이들 목표를 최소한 1000m 바깥의 거리에서 타격하기 위해서, 슈타이어 사의 엔지니어들은 처음에는 철갑탄의 일종인 분리철갑탄(APDS)을 사용하려 했다. 또한 IWS-2000에 적용될 탄약과 그 구경은 12.7mm 급으로 생각되곤 했다.

img_1610412_1270122_0?1166516448.gif
APDS탄

apfsds.jpg
APFSDS탄

그러나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여러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일단 12.7㎜ 구경은 요구 성능을 만족시키기엔 턱없이 작았다. 전차용 분리철갑탄은 탄체 주변에 총기 구경과 같은 장탄통(sabot)을 붙여서 총구 속도가 증가해 관통력을 향상시켰지만, 비행 안정성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무겁고 큰 전차 포탄도 이런데 비교적 작은 하지만 사람한테 12.7mm를 쏘면 뭐가 남을까? 파편이 남습니다 대물 저격총의 탄체는 비행 안정성을 더욱 보장받기 힘들 것은 뻔했다. 결국 슈타이어는 구경도 키우고 분리철갑탄의 약점을 보완한 14.5mm의 날개안정분리철갑탄(APFSDS)을 사용하기로 결론 내렸다. 여기에 반자동으로 사격할 수 있도록 몇 가지 프로토타입들을 내놓는데, 이것이 슈타이어 AMR 5075이다. 해당 탄종은 강선이 있을 때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이 총은 비강 선식, 그러니까 활강포 비슷한 구조의 총열이 특징이다. 그래서 엄밀히 말해 소총(Rifle)이 아니지만 편의상 소총이라 부른다.

steyr_amr.jpg
슈타이어 AMR 5075

이 프로토타입을 개선하는 과정 중에 관통력 개선을 위해 구경이 15.2mm로 커진다. 이것이 현재의 IWS-2000이다. IWS-2000은 현재 개발이 완료되었으며, 실전 배치를 기다리고 있다. 아래에 나오듯이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4 위력

IWS-2000은 기존의 대물 저격총들이 12.7mm의 중기관총 탄약이나 일부 20mm 대공포 탄약을 사용해 '큰 구경이 큰 파괴력을 만든다' 거함거포주의? 는 설계 사상을 적용한 것과는 달리, 전차 탄약의 원리를 적용시켜 대 장갑 관통력을 강화시켰다. IWS-2000은 20g짜리 텅스텐 플레쉐트를 총구 속도 1450㎧의 엄청난 속도(마하 4가 넘는다!)로 쏘아낸다. 운동에너지를 계산하면 21025J이 나온다. 20mm급이나 14.5mm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이게 뭔 소리냐면...

1000m 안에 있는 현존하는 모든 장갑차가 뚫릴 수 있다는 얘기다. 흠좀무. 장갑차의 이중벽 따위 깔끔하게 무시한다! 장갑 관통력은 1000m에서 40mm. 이걸 사람한테 쏜다면?[1]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steyr_amm_1.jpg
관통자는 플라스틱 장탄통에 감싸여 있다.

steyr_amm.jpg
이렇게... 참고로 위의 것이 15.2mm APFSDS이고, 아래의 것이 7.62mm NATO탄이다.

5 구조

탄약 말고도 총기 자체도 일단 굉장히 인상적이다. 왜냐하면 작동 방식이 롱 리코일 방식이라서. 보통 돌격 소총이나 저격 소총은 쇼트 리코일 방식을 쓰기 때문에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다. 롱 리코일 방식은 자주포에서 주로 쓰이는 방식이다.(...). 요즘 대물 저격총 중에 롱 리코일 방식 쓰는 총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 정도로 IWS-2000의 반동이 무지막지하다는 셈. 다만 이 방식은 자주포가 아니라도 초기의 반자동 샷건에도 흔히 쓰였다고 한다.

이외에 기본 사양으로 양각대와 10배율 조준경이 지원된다는 게 특징이다.
그리고 왠지 SF에서나 볼 법한 디자인이 간지가 흐른다 명불허전 슈타이어사

6 안습

그러나 IWS-2000은 막강한 성능과는 달리 어느 나라에서도 제식으로 채용해 가지 않았으며, 따라서 시제품으로 제작된 총들조차 먼지가 쌓여가는 중이다. 기본적으로 IWS-2000은 대 장갑 타격을 전문으로 하는 저격총이고, 따라서 군용으로만 사용될 것이다. 그러나 정작 IWS-2000을 감상한 각국 군대에서는...

"탄종이 너무 생뚱맞아서 보급체계가 복잡해지고 군수지원 비용이 늘어남"
"X나게 무거워서(18kg) 소수의 저격수들이 운용하기는 버겁다."[2]
"가격이 너무 비싸요 엉엉(...)"

그리고 무엇보다...

"냉전 끝났으니 군축해야지 저격총은 무슨 얼어죽을 놈의 저격총?"
등의 이유로 결국 아무도 채용하지 않았다. 안습(...)
비슷한 시대에 개발되어 밀덕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지만 예산과 탈냉전 시대로의 진입 때문에 사장된 HK G11 무탄피탄 소총과도 비슷한 길을 걷게 되었다.

다만 IWS-2000의 경우에는 사실 탈냉전과 군축보다는 미약한 다목적성과 떨어지는 효율성에 기인한점이 크다고 볼수도 있다. 비슷한 크기의 여타 대물저격총들은 20mm 구경을 사용하기에 여차하면 초장거리 유탄발사기(...)로 나름 유용하게 사용할수 있지만 15.2mm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탄두크기[3]에다 날탄 외에 다른 탄종이 개발되지도 않은 IWS-2000은 그야말로 순수하게 대장갑 용도에만 최고일뿐 다른 분야에 쓰기에는 효율이 매우 떨어졌다. 주력 전차까지 격파할 수 있으면 또 모르겠는데 장갑차 정도만 격파 가능한 애매한 성능 또한 이 무기를 도입하기 위해 들여야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미적지근한 점.

또한 중장갑차의 경우에는 주력 전차에 필적할 수준의 장갑을 두르므로 IWS-2000으로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아지고, 꼭 중장갑차가 아니더라도 일반 보병전투차에 증가장갑만 장착하면 1000m에서 40mm 정도로는 명함도 못내밀게 되는것 또한 난제. 사거리가 km단위인 보병휴대용 대전차미사일의 존재 때문에 굳이 장갑차를 격파하러 1000m 거리까지 보병이 위험을 무릅쓰고 접근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도 한몫한다. 더군다나 크기와 무게면에서도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당장 사거리도 더 길고 위력도 뛰어난 TOW 대전차미사일이 탄두+발사대와 유도세트까지 다 합쳐서 21kg대인데 이거 18kg의 IWS-2000과 얼마 차이도 안난다.(...) 차라리 무게라도 덜 나갔다면 특수부대공수부대에게 각광 받았을지 모르겠지만 IWS-2000은 그러지 못했다.

즉, 성능에 비해 크고 무거운 IWS-2000은 사실상 구시대의 대전차 소총을 답습한 것에 지나지 않았기에 아무도 채택하지 않게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장갑차의 능동방어체계가 비약적으로 발전되어 대전차미사일이 무용지물이 되는 시대가 아닌한은 앞으로도 부활하기 힘들 것이다.

7 관련 항목

  1. 오히려 활강포라 총알이 관통할때 살을 뒤틀리게해 피해를 극대화 시키는게 아닌 그냥 깔끔히 구멍만 날 수 있다 방탄복도 관통력이 너무 강해 후면파쇄가 안 일어날수도 이런고로 대보병용으로 쓰기는 무리다 *
  2. 구경이 구경이니만큼 Barrett M82나 기타 12.7mm 저격총에 비해 1.5배의 무게이다.
  3. 다만 IWS-2000의 경우에는 15.2mm 구경인 대신 길이가 169mm로 매우 기므로 작정하고 탄두 길이를 늘려 고폭탄을 만들 경우 장약량은 20mm와 동등하거나 더 많을 수도 있다. 문제는 결국 고폭탄은 안 만들어졌다는 점
  4. 사실 생긴거 보면 IWS-2000이 아니라 HS.50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