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 Light/White Heat

Whitelightwhiteheat.jpg

The Velvet Underground Discography
The Velvet Underground & NicoWhite Light/White HeatThe Velvet UndergroundLoadedSqueeze

1968년에 발표된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두번째 앨범. 3집이 부드러운 면을 대변한다면 이 앨범은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실험적인 면모를 대표하는 앨범이다.

1집 The Velvet Underground & Nico의 실패와 '우린 워홀 따까리가 아니다'라고 반발한 멤버들의 불만 떄문에 앤디 워홀하고 사이가 틀어져 헤어지고 니코도 솔로로 빠져나간 뒤 만들어진 앨범이다. 그렇게 앤디 워홀이 빠져나간 자리엔 루 리드존 케일이라는 두 거물이 자리를 잡으려고 다투기 시작했고 그렇기에 매우 불안정하고 혼돈스러운 앨범이 되었다.

앨범의 성향은 1집의 'Heroin'과 'The Black Angel's Death Song'에서 보였던 미니멀리즘과 노이즈 성향이 극대화되었다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거칠고 시끄럽다. 또 작편곡 대신 연주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웨이브 리뷰를 인용하자면 이 앨범의 모토는 "곡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모티브 몇 개와 약속된 코드 진행 그리고 뮤지션의 상상력뿐이다."로 요약할 수 있다.

환각제 효과를 노래한 'White Light/White Heat'은 전작의 'I'm Waiting for the Men'하고 비슷한 로큰롤에서 시작하다가 마지막에 노이즈로 무너지는 것으로 시작해 양쪽 스피커를 활용해 정신사납게 반복적인 쨍쨍거리는 노이즈 기타 연주와 얀데레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대서사시를 존 케일이 조곤조곤 낭독해대는 [1] 'The Gift'와 레이디 고다이버를 소재로 한 가사를 읇다가 갑자기 수술 장면을 묘사하는 고어물로 넘어가는 'Lady Godiva's Operation', 시끄러운 노이즈 로큰롤인 'I Heard Her Call My Name'이 이어지며 청자들을 정신사납게 한다. 이런 성향은 노이즈 잼을 펼치며 섹스와 폭력으로 점철된 가사를 내뱉는 'Sister Ray'[2]로 제대로 끝을 맺는다. 물론 싱글로 발표한 'Here She Comes Now' 같이 쉬어가는 곡도 있긴 하지만.

한마디로 아방가르드 성향이 강했던 존 케일의 입김이 매우 강한 앨범였고,너 때문에 우리가 굶어죽는다루 리드는 이에 불만을 가지고 스털링 모리슨과 모린 터커와 작당해 [3] 쫓아냈고 이 앨범은 존 케일이 참여한 마지막 벨벳 언더그라운드 앨범이 된다.

이런 빡센 음악 때문에 상업적으로는 그야말로 대참패했다. 빌보드 200 차트에 199위에 올랐다가 사라진게 전부. 안그래도 전작도 빡세다고 안 팔렸는데 더 빡세졌는데 더 팔릴리가 있나 (...) 당시 밴드하고 그닥 사이가 안 좋았던 같이 차트 밑바닥 놀던 프랭크 자파는 대놓고 비꼬기도 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대체적으로 역사적 가치는 인정하지만 호오는 꽤 갈리는 앨범이다. 그야말로 다소 듣기 불친절한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정규 앨범 중에서 가장 상급 난이도에 위치하고 있는 앨범. 벨벳 언더그라운드 입문용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그러나 로큰롤이 본격적으로 노이즈와 미니멀리즘을 받아들여 구체화한 최초의 음반이라는 점에서 후대에 재평가 받아 지금은 당당히 명반으로 대접받고 있다. 주로 노이즈로 뭔갈 조지려는 밴드들이나 최소한의 작편곡 혹은 라이브의 즉흥성을 강조하는 밴드들에게 영향을 많이 줬다. 특히 이나 노이!, 초기 크라프트베르크같은 크라우트록 밴드들이나 이기 팝이나 펑크 록 뮤지션, 다이노서 주니어, 소닉 유스가 이 앨범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 또한 이후에 등장하는 아트 록 사운드를 비롯한 다양한 실험적 음악의 표본이 되기도 했다.

1집과 마찬가지로 이해하기 힘든 단순히 난해하기만 한 앨범으로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지만 다양한 장르에 폭넓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보자면 동시대의 다른 명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다. 오늘날 들어서도 롤링 스톤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 평론 잡지들이나 매체들에 의해서 재평가되고 있으며 벨벳 언더그라운드만의 독창적이고 개성 있는 음악을 남김없이 표출했다는 점 때문에 이들 최고의 명반으로 추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앨범 커버에 희미하게 보이는 건 빌리 네임이라는 앤디 워홀의 팩토리에 있었던 예술가가 팔에 새긴 해골 문신을 찍은 사진을 뒤틀어놓은 거다.

트랙 리스트

A면

  • 1. White Light/White Heat - 2:47
  • 2. The Gift - 8:18
  • 3. Lady Godiva's Operation - 4:56
  • 4. Here She Comes Now - 2:04

B면

  • 5. I Heard Her Call My Name - 4:38
  • 6. Sister Ray - 17:28
  1. 가사 청해가 된다면 결말 부분에서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존 케일 발성/발음이 너무 좋아 영어 교재로도 쓰인다고 (...)
  2. 제목의 Ray는 킹크스 리더였던 레이 데이비스를 일컫는 말이다.
  3. 사실 스털링 모리슨과 모린 터커 모두 루 리드쪽 인맥이였다. 그야말로 밴드 내 정치에서 존 케일이 불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