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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1993년에 발매된 김영삼을 소재로 한 정치 유머집. 작가는 유머 1번지부터 코미디빅리그 등 여러 개그프로그램의 작가를 했었던 장덕균.
작가는 원래 노태우 정부 당시 노태우를 풍자한 정치 유머집을 내려고 했었으나 당시는 아직까지도 군사 독재의 잔재가 남아있던 시절이었기에 안기부에 끌려가 심문을 당하고 출판사에게 압력을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치 유머집을 내고야 말겠다는 집념은 꺾지 않아서 문민정부가 들어서자 낸 책이 바로 이것이다.
얼핏 보면 평범한 유머집같지만 사실 한국 역사에서는 꽤나 가치있는 서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도 드디어 공식적으로 대통령을 소재로 농담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알린 신호탄이기 때문. 그 전까지는 공공연하게 대통령을 소재로 한 농담을 하면 바로 불경죄 등으로 걸려 어딘가로 끌려가게 마련이었다.[1] 전유성이 "박정희와 육영수가 싸우면 육박전" 이라는 개그를 했다가 끌려갔던 것이나 대머리라는 이유로 전두환 정권 당시 방송출연이 금지되었던 배우 박용식이 대표적인 사례. 그러다가 정권이 바뀌고, 이제는 대통령을 소재로 농담을 해도 잡혀가지 않게 됐으니...
물론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전격 시행 등 가시적인 업적을 숱하게 남기며 유례없는 인기를 누렸던 YS의 집권 초기 나온 책이기에 내용은 상당히 온건하며 YS에게 호의적이다. 이 책이 외환위기 후에 나왔다면... 주된 개그 소재는 YS의 과감함, 무식함(...), 심한 사투리 등이다.
이 책이 당시 얼마나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는지에 대해서는 한달만에 35만부가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것으로 설명 가능하다. 하여튼 정치유머의 레전드. 후속작으로 'YS는 끝내줘'가 나왔으며, 그 이후에도 이회창 시리즈 등 정치인 유머집들이 발매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풍자 방면으로 독보적인 인지도를 가진 책이다보니, 십수년 후에 우리 나라에 번역되어 출판된 이탈리아의 축구 선수 프란체스코 토티를 풍자하는 유머집도 '토티는 못말려'라는 이름으로 나왔을 정도.
이러한 정치 유머집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당시 인터넷상의 각종 개드립과 병행 발전하며 절정을 이루었다가, 이명박 정부 수립 이후 직간접적인 제재조치가 부활하며 출판물로서의 정치풍자의 명맥은 완전히 끊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노무현 정부 이후부터는 이젠 뭐 인터넷에서 대통령을 맘껏 조롱하고 욕할 수 있는 시대다보니 풍자의 가치가 퇴색된 감이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때는 인터넷에 아예 이명박 석고상에다가 BB탄총을 난사한 뒤 주먹으로 박살내버리는 동영상이나 이명박을 목매달아 죽이는 합성짤이 유행하던 시대다보니, 소심한 풍자는 별 의미가 없게 되었다. 과거 숨막히게 탄압하던 시절에야 욕하고 싶은데 욕할 순 없고, 그때 유머로 풍자하여 돌려 까는게 나름의 카타르시스를 줬다면, 이젠 뭐 대놓고 직설적으로 대통령 까는 시대다보니, 소심하게 해학적으로 돌려 까는 재미가 떨어진 것이다. 인터넷에 여기저기 직설적으로든 해학적으로든 대통령 까는 글 천지인데, 굳이 그런걸 한권의 책으로 돈 주고 사서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