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Attachment/가이 포크스 가면/gf mask1.jpg
뭔가 하회탈 닮았다.
노홍철
1 유래
화약음모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되고 있는 가이 포크스. |
원래 가이 포크스(Guy Fawkes)라는 실존 인물의 얼굴을 본따 만든 가면이다. 1605년 제임스 1세의 종교정책에 불만을 품은 가톨릭 교도들이 웨스트민스터 궁전(지금의 영국 국회의사당) 지하에 화약을 쌓아놓고 폭파하려고 했으나 밀고자가 발생하여 실패로 그친 화약음모사건으로 유명한 로마 가톨릭 혁명단체의 회원이었다.
화약음모 사건을 막아낸 것을 기리기위해 영국에서 매년 11월 5일 저녁에 벌어지는 가이 포크스의 밤이 열렸는데 이때 회원들이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썼고 이것이 점차 데포르메되어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2 혁명과 저항의 아이콘
브이 포 벤데타로 인해 테러리스트를 향한 조롱과 비웃음을 위해 쓰는 가면에서 현재는 혁명과 저항의 아이콘이 되었다.
사실 영국에서도 잉글랜드에 악감정이 있는 스코틀랜드에서는 가이 포크스를 저항의 투사쯤으로 생각했고, 영국과 싸워서 독립한 미국에서도 그러한 인식이 어느 정도 있었다. 브이 포 벤데타에서는 그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전체주의가 된 영국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주인공 브이에게 가이 포크스 가면을 씌웠고, 브이 포 벤데타가 영화화되면서 가이 포코스 가면은 저항과 혁명의 아이콘으로 퍼져나갔다.
브이 포 벤데타 의 상징 마크로 등극했지만 최근 구미권에서는 어나니머스에게 비중이 밀리는 중(…) 다만 브이 포 벤데타나 어나니머스나 '아나키즘'을 지향한다는 면에서는 꽤나 적절한 아이콘으로 살아남았다고 볼 수 있다.
2.1 브이 포 벤데타에서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서 주인공 브이가 쓰고 다니는 가면이다. 원작 그래픽 노벨에서도 쓰고 다니지만 딱 한번 자신이 잡은 적을 조롱할때 광대 가면으로 바꿔쓴 적이 있다.(사실 한 번 더 있다.이비와 이야기할 때 '보드빌(Vaudville)이지'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바꿔썼었다.참고로 이 때 '적'은 루이스 프로테로 전 라크힐 수용소장.브이가 있던 수용소이다.)
화상으로 인하여 온몸이 뭉그러진 브이가 얼굴을 가리는데 사용한 가면으로 처음에는 브이의 정체를 감추는 역할을 해주지만, 결말에 가서는...
참고로 그래픽 노벨의 결말은 전혀 다르다. 그래픽 노블에서는 이비가 브이의 가면을 이어받아 새로운 브이가 된다. 원작에서 가면을 벗기는 듯한 묘사가 나오지만 현실이 아닌 상상속에서의 연출이며, 내적 고뇌에 대한 묘사다. 해당 장면을 잘 살펴보면, 가면을 벗기면서도 다음장면에서 저만치 멀리 떨어져 브이의 시체를 바라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내적고뇌를 표현하기 위한 교차서술이다. 그리고 브이를 이어가기로 결심을 한뒤 브이의 시체에서 뒤돌아서 화장대로 걸어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손에는 가면이 쥐어져 있지않다.
원작에서는 브이가 죽어 가면서 여주인공인 이비에게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긴다.
"우선 넌 이 마스크 뒤에 있는 얼굴을 확인하도록 해. 하지만 넌 그 얼굴을 영원히 알지 못해야 할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그뒤 이비가 고뇌하며 독백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가면을 벗기면 어떻게 될까? 자신이 규정해 왔던 것 보다 브이가 초라한 사람이라서 실망한다면 어떡할까? 그렇다면 좌절감 때문에 모든것이 무너져 내려 버리진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이는 어째서 가면 뒤의 얼굴을 확인하라고 한 것일까? 또 그 얼굴을 알지 못해야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리곤 이비는 누군가 브이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브이의 가면을 벗기지 않은 채, 또 다른 가면을 뒤집어쓰고 시위의 현장으로 나간다. 이러한 연출을 통해 브이의 유언의 의미를 유추해 볼 수 있는데, 가면 뒤의 얼굴이란 특정한 누군가, 어떠한 대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신념이며 그 신념을 가진 자기 자신의 얼굴을 의미한다. 그와 동시에 영원히 얼굴을 알지 못해야 한다는 것의 의미는, 어떠한 영웅적 대상과 거기서 비롯될 수 있는 영웅숭배적 권위의 힘에 의존하지 않은, 신념을 가진 개개인의 자발적인 직접행동에 대한 호소이다. 또 이비가 가면을 쓰고서 시위의 현장으로 나감은 브이의 유언대로 직접행동으로서 신념이 이어져 나가게 됨을 의미한다.
반면에 영화에서는 클라이막스에서, 런던 전역에서 정부를 향한 불만이 끓어오르기 시작할 무렵 온 런던의 가정에 가이 포크스 가면이 배달된다. 브이가 영화 도입부에서 방송을 통해 온 런던에 "나와 함께 싸울 이들은 내년 11월 5일에 국회의사당 앞으로 모여라"는 메세지를 전달했는데, 브이는 이 가면을 통해 브이는 나 혼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온 영국인들이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울 수 있는)브이가 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한 것. 런던의 시민들은 11월 5일 브이가 보낸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웨스턴 민스터 사원 앞으로 모이고, 브이의 폭탄으로인해 국회의사당이 폭파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현실에서 실제로 브이의 가면이 아나키스트를 상징하게 되고, 인터넷상에서 혹은, 현실의 시위 현장에서 아나키스트 시위대에게 널리 사용됨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가상의 혁명가의 유언이 현실의 시위대에 의하여 실행됐으니...
2.2 시위
위 단락에서 설명한 브이 포 벤데타가 영화화되면서 주인공 브이가 아나키스트에서 바람직한 민주투사(...)쯤으로 각색되었고, 영화의 영향을 받아 세계 각지의 시위현장에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사람이 발견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언론에서는 가이 포크스 가면이라는 걸 잘 모르는 건지 "브이 포 벤데타에 나오는 브이의 가면"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영화의 지명도가 원작에 비해 훨씬 높아서 일어난 현상이긴 하지만, 위 단락에서 설명한 이 가면의 유래 및 브이 포 벤데타 원작에서의 브이의 묘사를 생각하면 별로 적절하지 않게 보일 수 있다. 왜냐하면 원작에서의 브이는 아나키즘 성향의 캐릭터이기 때문이다.그럴지도..
또한 그 모티브인 가이 포크스란 인물은 핍박받는 민중을 해방시킨다거나 보편적 정의를 내세우던 것이 아닌 종교적 이유로 왕과 의원들을 폭탄으로 암살하려다 붙잡힌 테러 미수범이다. 위처럼 평화 시위의 취지와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다.
결론적으로 영화에서 묘사된 브이의 모습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저항"의 의미로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이 포크스는 잘 모르면서 브이의 가면으로만 아는 사람들도 자주 보인다.
2.3 어나니머스
어나니머스 항목 참조
3 여담
Nicky Romero와 인연이 깊은 가면이기도 하다. 위의 세계, 혹은 국가적인 사용례에 비하면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지 모르지만, 확실히 이 DJ의 인생을 바꾼 것이 바로 이 가면이다.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