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화백이 2000년대 초에 조선 역사를 자신의 색깔대로 그리겠다는 결심을 품고 그린 작품으로,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 정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8권으로 마무리 되었다. 스포츠신문 ‘굿데이’에 2001년~2002년 12월까지 약 1년간 연재했다.
2003년도에 출간된 지라 고우영 화백이 2005년에 타계했던 일을 상기해볼 때, 복간한 작품들을 제외하면 가히 유작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작품으로, 그 퀄리티도 상당하여 고우영 화백이 일평생을 만화가로 살아오며 쌓인 경험과 연륜, 그리고 만화가로서의 내공과 막강한 만력 등이 집대성되어 상당한 재미를 보여준다. 그림 한컷 한컷마다 고화백의 깊은 실력과 장인의 정신이 느껴지는 상당한 수작이다.
고우영 화백 본인도 음담패설만 계속 쓰고 있다고 언급하며 안타까워했고 본인의 건강상태와 더불어 애매하게 마무리되었다. 이와중에도 직접 수술자국을 그려 올리면서 애꿎은 가운데털만 잘랐다!라며 익살스럽게 그려낸 장면이 있다.
만화 내용과 현실을 서로 빗대어서 풍자하는 실력도 일품인데, 위화도 회군을 비롯한 조선 건국이나 왕자의 난에 대해 5.16이나 12.12 군사반란 및 관련인물과 빗댄 내용이 많다. 양녕대군과 어리 이야기에선 어느 비뚤어진 충성심(어리에게 자살을 강요한 관료를 살해)을 가진 양녕대군의 부하의 이름이 장세동으로 나오기까지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조선을 이야기할 때 곧 잘 무시되곤 하는 색녀들이나 사방지 같은 후타나리(?) 등 후에 역사만화가들이 다루기 껄끄러워하거나 외면하는 여성들을 정면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유니크함은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