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參
고추참치의 준말
오래전부터 한 직위나 직장 따위에 머물러 있는 사람. 군대에서는 사전적 의미 따질 필요 없이 자신보다 위에 있으면 모조리 고참이다. 반대말은 신참(新參).
사실 古參(こさん, 고상)이라는 일본어의 잔재다. 그래서 국방부에서 권고하는 정식 명칭은 선임이지만[1] 어감의 차이 때문인지 고참의 사용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으며, 간부들마저도 사적인 자리에서는 '고참 병사', '고참들 모여봐'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일부에선 간부들까지 같은 계열인(부사관 → 부사관, 장교 → 장교) 선임 간부를 고참이라 부른다.
후임의 적, 후임의 골칫거리. 전역일수가 얼마 차이 안 나는 고참이 많으면 많을수록 군생활이 꼬인 셈이다. 부대의 따라 기준이 다르지만 대개 상병 이상이 되면 고참으로 대우해준다.
병장, 특히 전역을 앞둔 말년병장들은 보다 진화한 형태의 갈참이라 불린다. 말그대로 갈 때가 다 됐다는 소리. 후임병이 자기 눈앞에서 이런 소리 꺼내는 거 보면 슬슬 몸 사리고 없는 사람 행세할 때가 됐다는 뜻이다. 알아서 자중하자.
과거 군대에서 구타와 온갖 내무부조리가 횡행하고 한창 빡센 시절에는 "고참은 하나님의 동기동창이며 공자님의 형뻘이요, 소크라테스의 삼촌이며 성모 마리아의 기둥이오, 양귀비와 클레오파트라는 고참의 첩이다", "고참은 떠오르는 태양이요, 쫄병은 꺼져가는 촛불이다"식의 웃지 못할 농담이 떠돌만큼 막강한 권력을 누리며 내무실의 신이자 법이며 황제로 군림하던 존재였으나…
다 옛말이다. 고참이라고 암구호마저 생까고 군림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허세 부려봐야 좋게 봐주는 사람 아무도 없으니 후임병들을 잘 보살피면서 화기애애한 군생활을 영위하는 편이 낫다. 괜히 꼬장부리다가 영창가고 복무기간 늘기 싫으면. 병영생활 행동강령은 지키라고 있는거다.
하지만 아직도 모 부대에서는 고참은 하나님과 동급이 농담이 아니라 성경을 불태우기도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