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종호의 무협소설 『광혼록(狂魂錄)』에 나오는 절세고수(絶世高手)인 수라신군(修羅神君) 공손이가 창안해낸 독문심법(獨門心法)이 고해무변신공(苦海無邊神攻)이다. 이 신공은 미완성인지라 인간 세상의 괴로움은 끝이 없다는 그 이름에 걸맞는 두 가지의 부작용이 있는데, 이 부작용은 소설의 진행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첫째는, 익힌 자의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과 기억을 억눌러 버리는 것이다. 이로 인해 귀혼대살(鬼魂大殺) 양천일은 결코 잃고 싶지 않던 의제를 잃고, 자신의 존재 자체를 고통으로 받아들이면서 기억을 잃은 채 조가장에서 이십여 년 간 총관 양노대로 살게 된다.
둘째는, 아픈 기억을 억누르는 것과 반대로 즐겁고 좋은 기억은 자꾸 반복해서 뇌리에 떠오르게 한다. 이 때문에 조수인은 소주(蘇州)에서 유경하를 처음 만났을 때를 잊지 못한다. 그래서 조수인은 당시 주수문과 풍가화가 했던 장난도 잊을 수가 없기에, 유경하 인척 위장했던 풍가화의 목소리와 주수문의 몸놀림도 기억하고 있게 된다. 이로 인하여 풍가화와 주수문은 후일 조수인에게 목숨을 구함받게 된다.
풍가화가 가문의 복수를 위해 호북오귀(湖北五鬼)를 암습하여 둘을 죽이는 데는 성공하나, 남은 셋에게 잡혀 희롱당하다 죽을 처지에 몰리게 된다. 이때 풍가화는 소리를 지르는데,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던 조수인은 풍가화의 이 소리에 즉각 반응하여 남은 호북삼귀를 눈 깜짝할 새에 죽여버리고 그녀를 구해준다. 또한, 주수문도 풍가화처럼 보호를 받게 되는데, 그녀는 사부인 혈적신군(血笛神君) 주운랑의 이화보(移花步)를 익히고 있어서 당시 소주에서 이화보의 독특한 탄법으로 조수인을 몸놀림만으로 놀린다. 후일 유경하의 대영웅대회에서의 진실 발언으로 제정신을 놓아버린 조수인은 주수문의 이 몸놀림만은 기억하고 있어서 혈선교의 살수와 금권자(金權子)의 공격으로부터 그녀를 안전하게 지켜준다.
이러한 풍가화의 목소리와 주수문의 몸놀림을 조수인이 유경하의 것으로 기억하고 있음을 파악한 공손이는 주수문에게 변성법과 유경화의 진짜 얼굴의 면구를 건네면서 그녀에게 조수인이 기억하고 있는 유경하를 연기하게 한다. 이로써 조수인은 제정신을 돌이키게 되는데, 이번에도 진짜 유경하가 아니었음을 알고는 천지가 떠나가게 울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