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어

그린란드어 : Kalaallisut

1 개요

그린란드에서 쓰이는 이누이트어의 한 종류. 사용자 수는 6만 명이 조금 안 되며, 2009년 그린란드의 공용어로 지정되었다. 다른 이누이트어처럼 전형적인 포합어이다. 방언으로는 그린란드 동부에서 쓰이는 투누밋(Tunumiit)과 그린란드 북서부에서 쓰이는 이눅툰(Inuktun)이 있다. 가령 사람을 그린란드어로는 이누잇이라 하지만 이눅툰에선 이누구잇(inughuit), 투누밋에선 이빗(iivit)이라 한다. 또한 이런 차이는 지명에도 나타나는데 그린란드 동부의 지명인 잇톡코르토르밋(ittoqqortoormiit)는 일록코르토르미웃(illoqqortoormiut)의 투누밋 버전이다. 발음은 이누이트어 항목 참조. 단 구개수음 앞에선 i, u가 e, o로 발음된다. 과거엔 이것저것 부호를 많이 붙인 로마자를 썼으나 철자를 고쳐 지금은 기본 자모로만 쓴다.

포합어답게 온갖 접사를 붙여 단어를 만들 수 있다. 이들 언어에 눈을 가리키는 말이 아주 많다는 소리가 있는데 각개 단어가 많은 것이 아닌 이런 식으로 단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것이다. 가령 oqaq()라는 단어에 접사를 이것저것 붙여 oqaaseq(단어), oqaasilerissutit(문법), oqaloqatigiinneq(대화) 등의 단어를 만들 수 있으며 단어로 만들기 곤란해 보이는 oqaatiginerluppaa(그에 대해 나쁘게 말하다) 같은 단어도 만들 수 있다.

숫자를 셀 땐 덴마크의 영향때문인지 덴마크어로 세며, 덴마크 쪽 명사를 발음할 땐 덴마크어 발음법을 적용한다. 그 괴악한 발음을? 으아아!

2 문자

라틴 문자를 사용하는데 다음 자모들을 사용한다.

A E F G H I J K L M N O P Q R S T U V

위에는 대문자만 썼는데 소문자도 다른 언어와 동일하게 사용한다. 이외의 라틴 문자들은 덴마크어영어 등의 외래어를 적을 때 사용된다. 인용 부호로는 "..."와 »...«를 쓴다.

r은 덴마크어프랑스어처럼 /ʁ/ 발음이다. 굳이 따지자면 ㄹ보다는 ㅎ에 가까운 발음. l은 ll처럼 두 개 겹쳐 쓰거나 rl처럼 앞에 r이 올 때 설측 마찰음인 /ɬ/로 발음한다.

그린란드어에서 무성 구개수 파열음(IPA: [q])은 현재는 Q/q를 쓰지만 과거에는 특수한 기호를 썼었다. 자무엘 클라인슈미트(Samuel Kleinschmidt, 1814~1886)라는 독일인/덴마크인 선교사 겸 언어학자는 그린란드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린란드어 표기법을 확립한 사람인데, 그는 무성 구개수 파열음을 나타내는 기호로 Κʻ/ĸ(크라, kra)를 만들었다. 이 소문자 크라(ĸ[1])는 작은 대문자[2] K나 그리스 문자 소문자 카파(ĸ)와 비슷하게 생긴 글자이다. 대문자는 단일한 글자가 없고, 대신 Κʻ의 형태로 쓰는데, 이 문자를 컴퓨터로 전산화할 경우[3] 라틴 문자 대문자 K나 그리스 문자 대문자 카파 옆에 여는 작은 따옴표(‘) 또는 뒤집어진 콤마를 뒤집어 쓴 것(ʻ)[4]을 연달아 쓰는 형태로 입력한다. 즉 크라의 대문자는 단독 문자가 없이 두 글자로 적는다. 클라인슈미트가 고안한 포함한 표기법(크라 포함)은 1973년까지 그린란드어의 정식 표기법으로 쓰였다. 1973년 이전에는 무성 구개수 파열음을 크라로 표기하는 게 원칙었고, 부득이 이 글자를 쓸 수 없을 경우에는 Q/q로 대신할 수 있다고 규정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크라는 일반적인 K/k와 구분도 잘 안 되고 다른 언어에서는 안 쓰는 문자인 관계로 1973년에 표기법을 고쳐 크라를 폐지하게 되었다. 그래서 현재는 그린란드어의 무성 구개수 파열음을 무조건 Q/q로 기록한다. 그 외에 이전 표기법은 장음을 악센트 부호 등을 붙여서 표기했으나, 현재 표기법에서는 특수한 부호를 쓰지 않고 글자를 두 번 겹쳐쓰는 걸로 장음을 나타내게 되었다. 표기법 개정의 예를 들자면 표기법 개정 이전에는 "Kalâdlit Nunât", "Ûmánaĸ", "Κʻeĸertarssuaĸ" 같은 지명은 "Kalaallit Nunaat", "Uummannaq", "Qeqertarsuaq" 등으로 쓰게 되었다.

2.1 예문

다음은 세계 인권 선언을 그린란드어로 표기한 것이다. 물론 무성 구개수 파열음을 Q/q로 쓰는 현행 표기법에 따라 적었다.

Inuit tamarmik inunngorput nammineersinnaassuseqarlutik assigiimmillu ataqqinassuseqarlutillu pisinnaatitaaffeqarlutik. Silaqassusermik tarnillu nalunngissusianik pilersugaapput, imminnullu iliorfigeqatigiittariaqaraluarput qatanngutigiittut peqatigiinnerup anersaavani.[5]
  1. 유니코드로는 U+0138.
  2. Small capital. 대문자를 소문자 크기로 쓴 것.
  3. 크라는 본격적으로 컴퓨터 시대가 열리기 전인 1973년에 폐지됐지만, 오늘날에도 과거에 기록된 글을 전산화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4. 유니코드로는 U+02BB. 유니코드에는 MODIFIER LETTER TURNED COMMA라고 정의된 문자이다.
  5. 원문: All human beings are born free and equal in dignity and rights. They are endowed with reason and conscience and should act towards one another in a spirit of brotherh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