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생물이 문자 그대로 '늙는' 현상. 영어로 aging 또는 senescence.

1 정의

직관적으로 뭔지는 다 알지만, 이 현상을 정확히 정의하기에는 의외로 미묘하고 어려운 점이 많다. 때문에 생각을 뒤집어서 반대 개념인 "불로"가 무엇인지를 따져 보면 도움이 된다. 불로는 우선 '죽지 않는' 불사(不死)와는 다르다. 늙지 않는 불로(不老)는 '죽을 수는 있되, 연령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증가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보듯이, 현대적인 노화의 정의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사고로 인한 죽음을 제외해도) 사망률이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현상'이다.

2 인간의 노화

대부분의 동물과 마찬가지로[1] 인간은 출생 후 성장을 거쳐 성체(성인)가 되어 육체적인 전성기를 누린 뒤, 이후 육체적으로 점차 쇠퇴하다가 노년기에 접어들고 이후 죽음을 맞는다.

이때 정신적 능력이 최고에 도달하는 나이가 육체적 능력이 최고에 달하는 나이보다 좀 나중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두뇌는 나머지 신체기관보다 천천히 발육한다는 주장이 (옛날에는) 있었으나, 이는 정신적 능력을 판가름하는 기준 중 하나인 판단력이 축적된 경험과 학습량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착시현상이다.

이처럼 노화가 진행되는 기전은 세포의 사멸과 관계가 깊다. 인간은 태내에서 발생하여 성장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세포 분열과 분화를 통해 신체의 크기를 (정해진 한계까지) 점점 불리고, 이후 자연적인 소모나 손상을 통해 소실된 세포를 주변 세포의 분열을 통해 보충한다. 예를 들어 피부나 점막 등은 항상 마모되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기저세포층으로부터 보충을 받고 있으며, 운동이나 노동 등으로 파괴된 근육세포는 주변 근세포가 분열하며 보충해줄 뿐 아니라 과분열을 통해 해당 강도의 운동/노동에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예비 근력을 준비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각각의 세포는 태어날 때 이미 정해진 분열 한계횟수가 있다. 이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그 핵에 들어있는 설계도인 유전자(DNA)를 복사해서 한 세트를 더 만들어야 하는 데서 비롯되는 현상인데, 그림 없이 말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DNA가 복제되는 방법 자체의 문제로 인해 DNA 가닥의 한쪽 끝부분을 제대로 끝까지 복제해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말단복제 문제(end replication problem)이라고 하는데, 관심이 있다면 영문 용어를 복사하여 유튜브 등에서 설명 동영상을 찾아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튼 이 문제를 우회하기 위해 DNA에는 텔로미어(말단소립)라는 여분의 DNA 부분이 말단부위에 있다. 텔로미어는 버려져도 괜찮은 DNA이기 때문에 복제 과정에서 잃어버려도 상관 없으며, 세포는 텔로미어를 조금씩 소모하면서 자가복제를 한다. 하지만 텔로미어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세포가 일정 횟수만큼 복제를 하고 나면 텔로미어가 모두 소진되어버리는데, 이 복제 한계 횟수를 헤이플릭 한계(Hayflick limit)라고 한다. 인간의 경우 약 60번이 헤이플릭 한계라고 하며, 60번 복제를 한 세포는 더 이상 복제를 할 수가 없어 사멸하게 된다. [2]

이렇게 세포들이 하나둘 사멸하기 시작하면 인체에도 점차 거시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피부 세포가 보충되지 않으면 피부가 전체적으로 탄력과 부피를 잃어서 얇고 쪼글쪼글하며 축 쳐지게 되며, 근육량도 점점 줄어들며, 신경세포의 사멸로 인해 정신적 능력도 점차 감퇴된다. 또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내분비, 외분비, 면역 등에 관여하는 기관들 역시 노화하여, 소위 "기력"이 쇠하고, 성욕도 감퇴되며, 쉽게 병에 걸릴 뿐만 아니라 일단 병에 걸리면 잘 낫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죽음에 한발 한발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이로서 세포 분열이 노화에 직결되어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노화를 늦추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 세포 분열의 억제: 활발한 세포분열은 발육의 가속과 더불어 노화의 가속을 함께 가져오는 양날의 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손상 보충을 위한 것이 아닌) 자연적 세포 분열을 자의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면에 손상 보충을 위한 세포 분열은 어느 정도 억제가 가능하다. 세포 손상을 예방하면 자연히 그 손상을 보충하기 위한 세포 분열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선탠"이라는 명목 하에 피부를 고의로 일광손상시키는 행위만 하지 않아도 피부 노화를 예방할 수가 있다. 음주와 흡연 또한 체내에 독성물질을 유입시키는 대표적인 행위로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호흡기와 위장관계 및 신경계의 세포 손상은 막대하다. 이런 것만 안해도 노화를 크게 늦출 수 있다.
물론 격한 운동과 노동 역시 세포를 손상시키며 노화를 촉진하지만(베테랑 마라톤 선수들을 보라), 그런 것을 못하게 할 방법은 없으니...
  • 텔로미어의 보충: 아예 분자생물학적으로 텔로미어의 소진을 역전시키면 세포 사멸을 방지하여 노화도 방지할 수 있지 않겠냐는 발상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찮아서, 절대 불가능할 거라는 비관론자들도 많은 분야.[3]

3 자연계의 노화 현상

자연계에서 노화는 매우 보편적이다.[4] 심지어 단세포 동물 같은 경우에도 관찰된다. 학자들이 곤충부터 척추동물까지 다양한 동물들을 경험적으로 관찰하여 얻은 결과, 일단 성적으로 성숙기에 들어선 동물들에서는 시간에 따라 대개 기하급수적으로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결과는 19세기에 영국의 보험 통계사 벤자민 곰퍼츠(Benjamin Gompertz)가 처음 발견했기 때문에 곰퍼츠 곡선이라 부른다. 동물 종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이 곡선의 경사, 정확하게 말해 X축을 시간으로 놓고 Y축을 사망률의 로그 값으로 놓았을 때 그래프의 기울기다. 이는 사망률이 2배가 되는 시간으로 규정할 수 있는데[5], 놀라운 것은 환경에 따라 사망률 자체는 변화가 크지만[6] 사망률이 2배가 되는 시간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사망률이 2배가 되는 시간을 노화 속도의 기준으로 삼는다.[7]

4 노화 이론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이론만 말하자면, '노화는 진화적 현상이며, 노화 없는 개체보다 노화 있는 개체가 자손을 더 많이 남긴다'. 그럼 자손을 덜 낳으면 노화가 덜 되는건가?

노화로 늙어서 죽는 개체가 자손을 더 많이 남긴다니, 어떻게 보면 대단히 역설적이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 어느 종 내부에서 노화를 보이지 않는 개체들의 집단(개체군)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8] 그렇다면

1) 이 개체군의 개체 수는, 사망 원인이 사고건 포식이건 병이건 간에 시간에 따라 일정한 비율만큼 지수적으로 계속 감소할 것이다.

- 노화가 없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달리기가 느려져 포식자에게 잡혀 먹히거나 병으로 죽을 가능성은 나이에 상관없이 계속 동일하다.
- 만약 완전히 성숙한 개체가 100만이라 하고 사망률이 1년에 50%로 일정하다고 하면, 1년 뒤에는 50만이, 2년 뒤에는 25만, 10년 뒤에는 1000 개체 이하만 남아 있을 것이다.

2) 이 개체군 내의 어느 개체에, 노화를 유발하는 유전자가 돌연변이로 나타났다고 가정하자. 이 유전자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개체군을 이루는 다음 세대의 개체로 더 퍼져 나갈까 그렇지 않을까? 만약 전자라면 우리는 노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관찰할 것이고, 후자라면 노화 현상을 관찰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노화가 나타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1) 위에서 노화 없는 개체군에서,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개체가 100만이어도, 사망률이 50퍼센트라 10년 후에는 1000개체 이하만 살아남는다. 만약 10년 후에 개체를 죽게 만드는 유전자가 생겨도, 어차피 다른 이유로 죽을 가능성이 50퍼라 이 유전자 때문에 죽는 개체는 전체의 0.1% 이하다. 10년이 지나기 전에 전체의 10퍼선트라도 번식을 할 수 있다면, 이 사망 유전자 때문에 번식을 못 하는, 종 유지면에서의 '손해'는 1%도 안 된다.

이 관찰을 일반화하면, 일단 개체가 번식을 시작하면 유전자가 그 후에 나타내는 해로운 효과를 걸러내는 자연 선택의 능력은 급속도로 저하한다는 것이다.[9] 따라서 번식 개시 시점 후에는 해로운 효과를 나타내는 유전자가 점차 쌓이게 된다.

이런 가능성은 처음에 존 B. S. 홀데인(Haldane)이 깨달았지만,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것은 1952년 피터 메다워(Peter Medawar)다.

2) 이런 기능을 갖는 유전자가 나타났다고 해 보자; 위 1)번에서 설명한 것처럼 번식을 개시한 지 10년 후에 개체를 죽게 만들지만, 번식 개시 후 10년 내에 개체의 건강을 1% 개선시켜 준다. 구체적으로, 번식 개시 후 사망률을 1년에 50%에서 49%로 낮춘다고 해 보자. 이 경우 이 개체가 늘어나는 속도는 노화가 없는 개체보다 빠를까 느릴까?

- 차이는 '1%'에 불과하지만, 9년 후에는 이 유전자를 갖는 쪽이 개체 수가 19.5%만큼 더 많다. (물론 10년 후에는 유전자의 치사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개체 수가 0으로 떨어지지만 말이다)
- 따라서 이 유전자가 득인지 아닌지는, 이 10년 동안(죽기 전)에 약간 개체수가 더 많아서 나타나는 번식 이득이 10년째에 다 죽어서 나타나는 손해를 능가하는지가 결정한다.
- 물론 정성적 예측은 쉽다; 개체가 사고나 포식 등을 당해 일찍 죽는 비율이 클수록, 나중에 개체에게 큰 손해를 입혀도 지금 당장 이득을 주는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더 이롭다. 만약 사망률이 1년에 50%가 아니라 75%라면, '1% 생존률 이익'은 9년 후에 개체 수의 비율을 19.5% 차이가 아니라 42.3% 차이로 만들어 놓을 것이다. 이것이 쥐나 토끼 등 '동네밥' 수준으로 잡아먹히는 동물이 번식률이 매우 높으면서 금방 노화하여 죽는 이유다.[10] 어차피 잡혀 먹혀서 일찍 죽을 텐데, '더 오래 사는' 것보다는 일찍 번식하는 편이 자손 수를 더 늘릴 수 있지 않겠는가?

바로 이 논리가 저명한 진화생물학자 조지 윌리엄즈(George C. Williams)가 1957년에 처음 제안한 노화의 (길항적 antagonistic) 다면발현(多面發現; pleiotropy) 이론이다.[11] 한 유전자가 젊은 시절에는 이익을 주지만 늙어서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것이 이로운 경우가 많다는 것. 윌리엄즈는 성숙 전에는 칼슘을 침착시켜 뼈를 굳게 하지만 노년기에는 혈관에 칼슘을 침착시켜 동맥 경화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이 뒤 윌리엄 D. 해밀턴은 1966년 윌리엄즈의 논문에서 없던 엄격한 수학적 취급을 통해 개체의 생존률과 생식률의 곱과 노화 속도가 반비례한다는[12] 점을 명확히 보였다. 그는 노화의 이러한 측면을 "Live now, pay later"라 간결하게 표현했다.

현대적 노화 이론을 세운 사람이라면 요즘에는 대체로 메다워, 윌리엄즈와 해밀턴이라는 세 명을 거명한다.

4.1 윌리엄즈의 예측

윌리엄즈는 1957년 논문에서 다음 사항들을 예측했다.

1) '신체'와 '생식 세포'의 구분이 있는 생물에서는 항상 노화가 나타난다.
2) 성숙한 개체가 사망률이 낮으면 노화 속도가 늦어진다.
3) 성숙 후 시간이 지나면서 생식률이 올라갈 경우 노화 속도가 감소한다.
4) 성이 존재하는 생물의 경우, 사망률이 높은 쪽이 빨리 노화한다.
5) 신체의 여러 기관이 매우 비슷한 속도로 노화한다.
6) 생식이 끝나면 거의 모든 개체가 노화로 인해 사망한다.
7) 성적으로 성숙하면 바로 노화가 개시된다.
8) 개체가 빨리 발달하면, 더 빨리 노화가 개시된다.
9) 수명을 증가시키는 변화는 젊은 시기의 활력을 줄인다.

6번과 비추어 윌리엄즈는 인간 여성이 폐경 후에도 오래 사는 현상은 상당히 예외적이라고 지적하며, 어느 시점 이후는 새로 아이를 낳기보다 기존의 아이 및 손자에게 자원을 투자하는 편이 이롭기 때문에 폐경이 진화했다는 '좋은 어머니(할머니) 가설'을 제시했다. [13][14]

현재 이 예측들은 기본적으로 거의 다 맞아 들어간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초파리를 갖고 수명 후반에만 번식시켜서 수명을 2배 이상 늘린 실험과[15], 섬에 고립된 주머니쥐 집단의 노화가 늦어졌음을 증명한 실험이 유명하다.[16] 그 외에도, 예쁜꼬마선충을 연구한 결과 특정 단백질이 많이 만들어져서 오래 사는 개체는 자손의 수가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5 노화 늦추기

결국 간단한 방법으로 인간의 노화를 크게 늦춰 수명을 늘린다는 아이디어는 사실상 불가능한데, 이는 위 5번처럼 모든 기관이 아주 비슷한 속도로 노화하기 때문이다. 모든 부품이 동시에 나빠지는데 부품 하나만 고친다고 전체 성능이 좋아질 수는 없다. 현재 OECD국가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을 전부 없애더라도 평균 수명은 불과 3년 정도 상승한다. 그 다음 순환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전부 없애도 추가로 5년 정도..현시창 그래도 8년이 어디야 그러니 만일 누군가 무언가를 만병통치약처럼 말한다면 충분히 의심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도록 하자.

미국의 한 과학자가 150년을 살 수 있게 된다며 인간의 노화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텔로미어를 생성하는 분자를 발견하고 활성화하는 약물을 2016년 후반까지는 발명한다고 한다. 가능하다면 노화를 아예 병으로 규정해 치료가 가능하고, 노화를 아예 늦추는 단계를 넘어 역전까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물론 허황되다는 학계의 비판과 인간의 존엄성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그리고 그게 가능하더라도 암세포의 발현 기작 중에 하나가 텔로미어 활성화임을 생각해본다면 해결해야 될 문제가 산더미다.다발성 악성 종양

결국 현재까지의 지식으로 제시할 수 있는 노화 완전 극복법은, 일부 초급진적인 트랜스휴머니즘 지지자들의 생각처럼 '노화를 극복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금지된 생물의 몸'을 버리고, 오래 된 부품을 자유롭게 갈 수 있는 기계 육신으로 업로드되는, 상당히 허황된 것 정도밖에 없다. 물론 이것은 위의 노화 극복 약물 같은 것은 비교조차 되지 않을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리라는 것이 자명하며, 이 글에서 계속 제시되던 번식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6 참고항목

동안
죽어야 사는 여자
주름
줄기세포

텔로미어
  1. 동물 중에는 노년기가 없는 바닷가재 같은 별종들도 있으며, Turritopsis dohrnii 해파리같은 경우 아예 노년기가 다가오면 다시 유생으로 되돌아가며 영원히 살 수 있다. 또한 식물의 노화에 대해서는 아직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2. 60번밖에 복제가 안되니 턱없이 모자라겠구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복제되어 생겨난 세포도 복제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다시 말해서 2x60이 아니다. 2^60, 즉 2의 60승(1.1529215e+18)이다.
  3. 텔로미어 재생이 암과 직결되어 있다는 설이 있다. 실제로 암세포는 헤이플릭 한계가 없이 무한히 복제를 한다.
  4. 노화가 거의 없거나 가끔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례는 뉴스거리가 된다. 일부 히드라의 경우 시간에 따라 사망률이 감소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영원히 살 수도 있다고. ㅎㄷㄷ
  5. 사망률 배가 시간; mortality rate doubling time. 보통 MRDT로 약칭
  6. 인간의 경우 수렵 채집 시대의 사망률은 현재 OECD 국가들에 비해 모든 연령에서 적어도 수십 배는 되리라 추정한다.
  7. 인간은 대략 8년이다. 국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OECD 국가에선 거의 7~8년 정도로 관찰된다.
  8. 노화는 개체가 갖고 있는 유전자 관점에서 보아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종(species)' 관점으로 설명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한 종 내부에서 노화를 보이는 개체와 보이지 않는 개체의 번식률을 비교해야 한다.
  9. 이것으로 우리는 인간이 어째서 자연 선택으로 을 떨쳐내지 못했는지를 손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암의 절대다수가 번식을 이미 한참 전에 끝마쳤을 생애 후반부에 발병하므로.
  10. 실제 수학적으로 계산해 보면, 노화 없는 개체보다는 '번식 개시 후 어느 시점에 이득을 주면서, 거의 직후 같은 크기만큼 손해를 주는' 유전자라도 거의 항상 이로움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거의 대부분의 경우 노화를 촉진하는 유전자가 번식적으로 이롭다고 간주할 수 있다.
  11. "Pleiotropy, Natural Selection, and the Evolution of Senescence", Evolution, Dec. 1957, 11, 398~411. 한국어 번역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다.
  12. 정확히 말하면, 선택의 효과가 생존률과 생식률의 곱에 비례한다. 나이가 들수록 자식을 더 많이 낳을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나이가 들어도 기하급수적으로 선택 효과가 떨어지지 않아서 노화 속도가 느려진다. 하지만 노화가 완전히 없어지기는 힘든데, 생식률이 연령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 않으면 시간적 효과가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논문의 서지 사항은 'The moulding of senescence by natural selection', J. Theoret. Biol., 1966, 12, p.12~45며, 한국어 번역도 [1]여기서 볼 수 있다.
  13. 자식을 낳지 못하면 번식적 가치는 전혀 없기 때문에 진화적으로 이런 시기까지 개체를 유지한다는 것은 자원 낭비다. 하지만 인간 여성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인간의 출산이 특히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인간 아이를 돌보는 데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유전자를 공유하는 가족을 돌보는 편이 출산보다 더 득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 아마 윌리엄즈가 '가족 이타주의'라 할 수 있는 이 내용을 더 파고들었다면, 친족 선택(kin selection)을 정립한 해밀턴의 업적을 선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14. 이 설은 아직 논란이 좀 있다. 현재의 수렵 채집 부족의 조사 결과 이 가설을 명확히 지지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15. 수명 후반에 번식하려면 그 때까지 개체를 살려 두는 유전자가 선택된다. 따라서 수명은 길어진다.
  16. 초파리만 실험했을 땐 포유류에서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즉 인간과 그나마 비교할 대상도 없다고 무시하던 과학자들도 주머니쥐 실험에선 그 성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섬에는 포식자가 없기 때문에, 주머니쥐처럼 작은 생물이 더 오래 번식할 수 있다. 따라서 생애 후반기가 번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노화가 늦어진다. 여기서 말하는 노화는 수명 뿐 아니라 전반적인 노화진행 정도까지 포함하는데 진행 정도를 밝혀낸 방법이 뭐냐하면 힘줄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