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노제

Serfdom

1 개요

농노제란 봉건제도가 널리 퍼진 유럽 중세시대에 생긴 통치제도이다.[1]
당시의 농사기술은 한 해 경작을 하고나면 땅을 2~3년간 묵혀두는 윤작제였기 때문에 자기땅만 가지고선 독자적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이 때문에 영주의 장원을 경작해주는 대신 작물의 종자나 식량을 지원받고 자기땅을 경작하기 위해 가축과 농기구등을 빌렸는데, 농노는 장원에 크게 의존하여, 종속된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영주의 노예나 마찬가지인 상황에 놓여졌다. 때문에 번역을 할때에 농노제도 아래의 농민인 Serf들은 농민임과 동시에 노예의 속성을 지녔다고 하여 '농노'라고 부른다.

농노들은 토지소유자인 영주에게 사실상 종속되어 이동의 자유를 박탈당하여 영주의 땅을 벗어나면 안되었고, 장원을 경작해주면서 또한 영주들에게 세금을 납부해야 했다. 또한 영주가 전쟁을 치르게 되거나, 건축등의 대형작업을 하게될 경우, 농노들은 부역으로서 강제로 그 작업에 참가해야 했다. 또 장사를 한다거나 공업일을 하는것도 허가 받지 않으면 불가능했다. 허가받지 않은 사냥은 엄격하게 금지[2]되었으며 곡식을 제분하여 빵으로 만들어 먹기 위해선 영주들의 방앗간과 제빵소를 이용해야만 하였다.

농노는 곡물은 맛이 없는 호밀만 먹을 수 있었으며[3], 그 덕분에 맥각 중독에 시달렸다. 게다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제빵소 화덕을 이용하는데 사용료가 들기 때문에 그나마도 호밀빵은 명절에나 먹고, 보통은 죽을 쑤어 먹었다. 게다가 포도주는 농노가 감히 먹을 수 없는 것이였는데, 유럽의 지하수에는 석회 성분이 많아 생수도 먹을 수가 없어서 대체제로 음용한 것이 맥주였다.

이러한 예속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선 영주에게 돈을 내고 자유민의 신분으로 해방되거나 아니면 도시로 도망처서 1년+하루 동안 잡히지 않으면 자유민으로 인정되었다. 독일 같은 경우 발트해 동쪽의 식민지 개척으로 인해 일손이 많이 필요하자 농민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자유로운 신분을 약속하고 사람들을 끌어모으기도 했으며 가혹한 농노제와 세금에 불만을 품은 농민들이 집단으로 반발하여 농민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농노의 대접은 분명 나쁘긴 했지만 이들은 종전의 노예들과 달리 재산을 보유할 수 있었으며, 영주의 허가가 필요하긴 했으나, 일단 자기 짝 찾아서 결혼하는 것이 가능했다. 또 일부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들의 평균 노동시간과 강도는 산업혁명 이후 도시 노동자들의 노동에 비하면 꽤나 느슨한 편이었으며 어느 정도의 여가도 보장되었다.

2 소작과의 차이점

동양에도 이와 유사한 제도인 소작이란 것이 있었다. 하지만 소작은 땅을 빌리는 것이지, 지주의 소유물이 되는게 아니였다.
물론 땅을 빌린 댓가를 너무 크게 요구하여 이를 감당하지 못해 도망치거나, 자진해서 노비가 되기도 했지만, 땅에 소속되는 순간부터 준노예상태가 되는 농노제랑은 확실히 다르다. 자세한 것은 소작참조

3 영주의 권리와 농노의 의무

  • 영주는 농노를 소유한다. 농노들은 영주의 소유물이다.
  • 영주의 땅에 속해있는 농노는 땅과 셋트로 친다. 즉 영주가 토지를 팔거나, 빼앗기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면, 거기에 속해있던 농노들의 소유권까지 박탈당한다.
  • 영주는 농노들에게 부역(사실상 노역)을 부과할 수 있으며, 필요시에 개인 병사로 징집할 수 있다.
  • 농노들은 영주가 정하는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세금을 어떤 공물로 납부할지는 영주가 정한다.
  • 농노들은 영주의 땅에서 벗어날 수 없다.
  • 농노들은 직업선택권이 없으며, 영주들이 지정한 직업을 수행해야 한다.
  • 농노들이 결혼하여 낳은 자식은 농노가 되며, 영주의 소유물이 된다.

4 농노와 노예의 차이점

농노는 사실상 노예나 마찬가지지만, 노예들과는 비교되는 차이점이 있다.

  • 농노는 결혼하여 가족을 꾸릴 수 있다. 결혼 자체는 농노의 자유이지만 다른 영지의 농노와 결혼할 경우 초야권이란 명목으로 결혼세를 내야 했다. 초야권 항목에 나오듯이 정말로 영주와 성관계를 하는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형식상의 의미이다.
  • 농노는 개인 주거지를 소유할 수 있다. 다만 주거지는 영주의 땅 내부로 제한한다.
  • 농노는 개인적인 재산을 소유할 수 있다.
  1. ↑ 국가의 형성이 늦었고 유럽에서도 변방에 있던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에서는 봉건제도가 형성되지 않았고 그에 따라 농노제도 나타나지 않았다.
  2. ↑ 그래도 들판에서 족제비나 그물 같은 간단한 도구를 사용한 토끼 사냥은 막지 못했다. "토끼가 밭작물을 다 쳐묵쳐묵 하는데 영주님이 다 잡아줄 수 있습니까?"...라고 항의하면 영주도 할 말이 없기 때문. 대신 숲에서 사냥은 철저히 금지되는데 이는 도벌과 더불어 농노제가 폐지된 근대에 까지 제한되었다.
  3. ↑ 동유럽 지역의 경우 메밀은 과세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메밀을 많이 심고, 밀은 영주에게 바칠 정도만 생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