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릴라

1 성경에 등장하는 여성

Delilah

표준 새번역 표기는 "들릴라". 게릴라가 아니다
성경 사사기[1]중의 영웅 삼손 이야기에서 나오는 여성 악역 팜므파탈.
번역에 따라 델릴라, 들릴라라고도 한다. 영어식 발음으로는 [diláilǝ: 딜라일라]

당시 유대인과 적대적이었던 블레셋 민족의 창녀로 유대인 영웅 삼손을 유혹해 삼손의 괴력의 원천이 뭔지 알아내려고 꼬였다. 처음엔 삼손은 말리지 않은 나무줄기 일곱줄로 자기를 묶으면 약해진다고 거짓말을 해서, 데릴라가 그렇게 묶고는 블레셋 병사를 불렀는데 삼손은 그 줄을 다 끊어버렸고, 두번째엔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새 노끈으로 자기를 단단히 묶으면 약해진다고 거짓말을 해서, 데릴라가 또 그렇게 묶고는 블레셋 병사를 불렀는데 또 그 줄을 다 끊어버렸고, 세번째는 자기 머리카락 일곱 가닥을 실과 섞어 짜면 약해진다고 해서, 또 그렇게 했는데 역시 간단히 끊어버렸다. 그러자 데릴라는 자기를 사랑한다면서 거짓말을 한다고 삼손에게 투정댔고, 삼손은 결국 자기 머리카락이 힘의 원천이라고 실토해 버렸다.

세번이나 그 얘길 한 뒤 그렇게 당했는데도 데릴라를 전혀 의심하지 않는 것이나, 그런 여자가 왜 자기를 사랑 안 하냐고 투정하자 비밀을 간단히 누설하는거나, 어쩔 수 없는 동정남삼손도 뭔가 지나칠 정도로 순진하던가 바보같다던가 그런 인물 같기도 하다. 아니면 당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란게 우리와 완전히 다른 것일 수도 있고.

어쨌든 저 일로 삼손은 데릴라에게 머리를 다 깎이고 힘이 없어져 블레셋 사람들에게 잡힌뒤 눈이 뽑히고 포로가 되었다.

성경에서는 단순히 그녀가 삼손의 비밀을 캐서 팔아 넘겼다는 이유로 악녀 취급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입장에서 생각해보자.[2]
당시 이스라엘과 블레셋은 모두 부족국가 체제로 전쟁과 휴지기의 짧은 평화가 반복되던 피비린내나는 불안정한 상태였다.[3]
그리고 전쟁은 이스라엘이 열세였음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당나귀 턱뼈같은 회색템을 들고도 무쌍난무 찍어대던 삼손 때문에 번번히 뒤집히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데릴라가 무엇 때문에 행동 했는지 -동포의 복수? 단순한 보상? 개인적인 원한? 협박?-는 알 수 없다. 이런 이유로 2차 창작에서는 데릴라가 삼손을 정말 사랑했는지 그저 손님(&돈줄)으로 상대했는지를 놓고 여러 가지 바리에이션이 있다.

최후에 머리가 다시 자라난 삼손이 다곤의 신전 돌기둥을 밀어 무너뜨리는 장면이 핵심이라 할 만한데, 생상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에서는 데릴라가 삼손을 비웃으며 다곤 신전의 대승정과 함께 우상을 숭배하는 의식을 올리고, 삼손은 한 소년의 인도를 받아 신전 기둥으로 가며, 데릴라는 무너지는 신전에 깔려 죽는다. 반면에 세실 B. 데밀 감독의 1949년 영화 <삼손과 데릴라>에서는 데릴라가 삼손을 진심으로 사랑하여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눈먼 삼손에게 용서를 구하며, 삼손의 부탁대로 그를 신전 기둥으로 인도한다. 삼손은 데릴라를 살려 줄 생각으로 어서 신전에서 나가라고 말하지만, 삼손의 의도를 알아차린 데릴라는 나가는 척하며 기둥 사이에 숨어 그를 지켜보다가 무너지는 신전에서 삼손과 함께 죽음을 맞는다.

2 던전 앤 파이터의 NPC

데릴라(던전 앤 파이터) 문서 참조.

3 만화 아스피린의 등장인물

데릴라(아스피린) 문서 참조.
  1. 개신교 성경 표기. 가톨릭 성경에서는 판관기
  2. 블레셋 쪽의 방식이 "맞다이로는 안되니까 민간인 끌어들여서 수를 좀 써보자"라는 조금 꺼림칙한 방식인 점은 변함이 없지만, 자기 동족들을 짐승처럼 죽여대는 학살자(...)랑 몸을 붙으며 놀아나는 쪽이 더 비정상이 아닐까(...) 삼손도 불안정한 시대에 혼자서 깽판을 치느라 혼란을 불러들였다는 평가를 받기는 마찬가지라서 별로 긍정적인 인물은 아니다.
  3. 실제로 삼손도 블레셋 여인한테 반해 장가들려고 하고, 신부측 들러리로 블레셋인도 참석하고 그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