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

동음이의어·다의어/ㄷ

1 同期

원래는 같은 시기 또는 같은 기간이란 뜻이다. 주로 학교, 학원, 군대(사관학교, 부사관학교, 훈련소) 등에서 같은 기수로(예를 들면 1기, 2기 등으로.) 같이 교육이나 강습, 훈련 등을 받은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1.1 학교에서

일부 대학교나 학과에서는 '동기사랑 나라사랑'이라는 구호로 동기끼리의 연대의식을 강조하는 면이 있다. 특히 똥군기가 심한 학과일수록 더더욱. 하지만 이것도 힘든 것이 먼저 남자 동기는 1~2년 대학생활을 하고 도중에 군대에서 병으로 2년을 지내야 하거나,[1] 여자 동기는 사귀거나 정말 친하지 않는 이상 남자 동기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하기 때문.

1.2 군대에서

특히 군대에서의 동기는 사관생도, 부사관생도, 훈련병들의 고된 훈련을 이겨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심지어는 자대에서조차 큰 힘이 된다. 다만 대위, 중사, 상병 정도가 되면 서로 터치를 하지 않고 개인주의로 흘러가는 경향이 많다. 특히 이때는 동기들끼리 중대장, 소대장, 분대장 등의 직책을 맡거나 중대, 소대, 분대 안에서 실세를 맡는 경우가 많아 서로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도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면 사회에 나가서도 좋은 친구 사이가 될 수도 있고 군 생활 동안 가장 큰 동반자가 될 수 있으니 서로 배려하고 이해해주자.

군별로 동기를 나누는 기준이 조금씩 다른데, 육군의 경우 장교 기준으로 1년 단위로 선임/후임을 나누고, 부사관 및 병 기준으로 1개월 단위로 선임/후임을 나눈다. 같은 달에 입대한 사람은 모두 동기가 되는 것이다. 그로 인해 4주 차이인데도 동기가 되고, 1주 차이로 인해 선임/후임이 되어 버리는 황당한 일도 발생하곤 한다.[2] 게다가 육군 진급체계 특성상 매월 1일에 입대한 사람은 그 전달에 입대한 사람과 같이 진급하므로 동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3] 동기를 나누는 기준이 1개월 단위가 아닌 다른 경우도 있는데 1~2월끼리 동기, 3~4월끼리 동기, 이렇게 2~3달씩 끊는 경우도 있고, 자기 앞뒤로 1달씩 끊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 선임/후임 구분이 뚜렷하여서 큰 문제는 없지만 후자의 경우 선임/후임이 뚜렷하지 않아 나중에 문제가 발생한다. 경기도 연천의 모 부대에서는 자기 앞뒤로 2달씩 동기를 했다가 그들이 상병 및 병장이 되고는 뚜렷하지 않는 서열 문제와 군기 빠진 모습[4]을 보이자 그 다음년도 신병들부터는 1개월 단위로 동기의 기준을 두게 되었다. 그러나 2015년 5월 중순[5]에 동원 훈련에 입소한 예비역이 현역 조교(말년 병장이자 중대 왕고)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육군참모총장의 지시로 앞뒤로 1달씩 동기를 나누라는 방침이 전 육군에 하달되었다고 한다. 지시가 내려진 정확한 시기는 추가 바람. 이 때문에 이전까지 1달 선임/후임이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동기가 돼 버리는 혼란이 있었다고... 헌병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몰라도 병끼리 후반기 교육 배출 기수를 매긴다. 따라서 같은 달에 입대했어도 1주차 선임/후임이 생긴다. 물론 선임/후임이 모두 병장을 달면 알아서 말 놓고 편하게 산다.

동기 중에서도 같은 날에 훈련소에 입소한 동기의 경우 보통의 동기와 구별하여 알동기라 부른다. 또는 같이 더플백을 메고 자대전입 왔다는 이유로 더플백이라고도 부른다.

반면 해군과 공군과 해병대의 경우는 입대 '기수'가 있어서 이를 기준으로 분류한다. 그래서 육군과는 달리 같은 달에 입대했다고 해도, 기수가 다르면 선임/후임 관계가 성립한다.

장교와 부사관의 경우 병처럼 동기가 존재한다. 부사관이야 병처럼 동일하게 짬밥 순으로 선임/후임을 결정하다보니, 부사관학교 20기 출신인 원사가 진급을 빨리 했기에 부사관학교 10기 출신인 상사가 진급을 늦게 했더라도 원사가 상사에게 경례를 하고 존대를 하는 경우가 많다.(물론 공적인 자리에서는 상사가 원사에게 경례를 하고 존대를 하겠지만.)

다만 장교의 경우 계급이 높은 사람이 무조건 윗사람이기 때문에 부사관 및 병처럼 짬밥 순으로 선임/후임을 결정하지 않는다. 만약 장교가 부사관 및 병처럼 짬밥 순으로 선임/후임을 결정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사관학교 10기 출신인 연대장(대령)이 사관학교 20기 출신인 참모총장(대장)에게 구타 및 가혹행위를 하고 얼차려를 부여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져 지휘 계통이 박살나 혼란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교는 철저히 계급 순으로 선임/후임을 결정한다.

여담으로 장교와 부사관의 경우 학교와 회사보다도 동기가 매우 큰 힘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병보다도 매우 큰 힘이 되는데 특히 장교와 부사관의 경우 병 따위를 아득히 압도하는 매우 고된 훈련[6]을 받아 무사히 수료하고 임관하기 때문에 전우애가 더욱 강할 수밖에 없으며, 거기다가 장교와 부사관의 경우 남군 장교와 남군 부사관만 존재하지 아니하고 여군 장교와 여군 부사관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병처럼 보통 남자들만 있는 경우와는 다르게 장교와 부사관의 경우는 남자와 여자가 같이 군 복무를 하기 때문에 서로 사이가 좋으면 결혼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7] 보통은 같은 계급[8]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씩 상위/하위 계급끼리 결혼하는 경우도 있다. 가끔씩 군대직 공무원과 결혼하는 장교 및 부사관들도 있긴 하지만 이 경우는 거의 소수다.

1.3 회사에서

회사의 경우 학교와 군대와는 다르게 치열하게 경쟁을 해서 시험에 합격하여 최종적으로 회사원이 되기 때문에 동기들끼리의 유대감이 더욱 강하다.[9] 하위직까지는 상관이 없겠지만, 상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동기들과의 사이가 원수지간이 된다. 윗자리로 갈수록 숫자가 적어지기 때문에 경쟁이 심해지기 때문. 그도 그럴 것이, 윗자리에 앉으면 평생 회사에서 일을 하며 여러 가지 혜택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겠지만, 윗자리에 못 앉으면 그날부로 회사에서 퇴사를 당해 일도 못 하고 여러 가지 혜택조차 못 받으며 불행하게 살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에서도 학교와 군대처럼 동기가 매우 소중하다. 서로 치열하게 경쟁해서 그걸 용케 뚫고 회사원이 되었다고 해도, 서로 사이가 좋으면 결혼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같은 계급[10]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씩 상위/하위 계급끼리 결혼하는 경우도 있다.

2 同氣

형제, 자매, 남매를 통틀어 이르는 말. 영어에서 sibling이라는 단어와 의미가 유사하다. 물론 위 항목의 동기와 의미가 다르다.

성리학에서 온 단어지만 중국에서 쓰던 것과 달리 양성평등화(!)되어 한국에서 쓰이는 사례이다. 즉, 부(父)의 기(氣)가 아들을 통해서만 계승된다는 관념에 따라 아들들은 같은 기를 지녔다고 지칭하던 것이 중국에서의 同氣였는데, 고려 말에 성리학이 들어올 때에는 고려에 있던 양측적인 혈연 관념에 따라 아들과 딸 모두를 대등하게 지칭하는 개념으로 수정되어 사용되었다. 이 때 성립된 동기관념은 조선 후기 강화된 부계관념에서도 살아남아서 오늘날까지도 형제/자매라는 뜻으로 쓰인다(!).[11]

3 動機

어떤 일이나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계기. 주로 추리소설과 추리만화에서 나오는 범인들이 사건을 저지르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나타낼 때 쓰인다.

음악의 작곡론에서 2개 마디로 이뤄진 매우 짧은 곡을 동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2개 마디가 동기, 4개 마디가 작은악절, 8개 마디가 큰악절이라고 이름이 붙어 있는데, 이 중 맨 앞에 있는 '동기'를 짜는 건 로 치면 "을 띄운다."와 비슷한 느낌이다.

단간론파를 플레이한 유저들은 이 말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해진다카더라.

4 冬期

겨울의 시기. 흔히 동계라고도 한다.

5 冬氣

겨울철의 기후.

6 銅器

구리로 만든 그릇.
  1. 일부는 남자랑 여자 다 포함해서 4년 대학생활을 다 하고 군대에서 장교(3사관학교, ROTC, 학사장교)로 2년 6개월, 군대에서 부사관으로 4년을 지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
  2. 6월 2일 입대자랑 6월 30일 입대자는 짬밥 차이가 4주인데도 동기이지만, 6월 30일 입대자랑 7월 7일 입대자는 짬밥 차이가 1주일인데도 선임/후임으로 갈린다.
  3. 예를 들면 3월 2일에 입대한 사람과 4월 1일에 입대한 사람은 일병, 상병, 병장 진급 날짜가 같으므로 서로 동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4. 예를 들어 W 상병(5개월 차)이 깔깔이와 깔바지만 입고 돌아다녔는데 그걸 본 2달 느린 동기인 M 상병(3개월 차)이 동기인 W 상병을 따라 깔깔이와 깔바지만 입고 돌아다녔다. 그걸 본 M 상병의 2달 느린 동기인 B 상병(1개월 차)이 M 상병을 따라 깔깔이와 깔바지만 입고 돌아다녔다. W 상병과 B 상병은 선임/후임 관계이지만, M 상병은 W 상병과 B 상병의 동기이니까 W 상병이 B 상병에게 뭐라고 하면 M 상병은 중간에서 그러지 말라고 말리고, 또한 일과나 부대 작업 등을 하게 될 때 동기가 많다 보니 '동기가 알아서 하겠지.'라는 마인드로 군 생활을 하는 등 군기 빠진 모습이 문제가 되었다.
  5.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 총기 난사 사건이 터진 그 주였다.
  6. 장교와 부사관의 경우 부대의 지휘 및 부대의 관리를 맡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병보다 더 훈련 과정이 빡센 것이 당연하다.
  7. 물론 군대의 특성상 남군 장교-여군 장교, 남군 부사관-여군 부사관 이렇게 결혼식을 올리고 같이 동거하며 부부 관계가 되면 결혼과 성관계 과정까지는 천국문이 열렸다 싶을 정도로 쉬워도, 임신과 출산과 육아 과정부터는 지옥문이 열렸다 싶을 정도로 매우 어렵다. 부사관이라면 20~30년 동안 계속 같은 근무지에서 근무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자식들 학업 문제라든지 교우 관계라든지 별 문제가 없겠지만, 반대로 장교의 경우는 2~3년을 주기로 근무지를 옮겨 다녀야 하기 때문에 추후 자식들 학업 문제라든지 교우 관계라든지 골머리를 썩힐 정도로 괴롭다.
  8. 장교의 경우 남자 대위-여자 대위, 남자 중위-여자 중위, 남자 소위-여자 소위 등 이런 식으로, 부사관의 경우 남자 중사-여자 중사, 남자 하사-여자 하사 등 이런 식으로.
  9. 물론 명문대나 장교 및 부사관이라면 회사처럼 동일하게 치열하게 경쟁을 해서 올라오기 때문에, 시험만 제대로 쳐도 누구나 충분히 합격하는 지잡대나 병과는 다르게 유대감이 더욱 강하다.
  10. 공무원의 경우 남자 사무관-여자 사무관, 남자 주사보-여자 주사보, 남자 서기보-여자 서기보 등 이런 식으로, 기업의 경우 남자 부장-여자 부장, 남자 과장-여자 과장, 남자 대리-여자 대리, 남자 사원-여자 사원 등 이런 식으로.
  11. 출처 : 개정신판 한국사특강, 한국사특강편찬위원회, 2008, 서울대학교 출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