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서취

동성서취 (射鵰英雄傳之東成西就: The Eagle Shooting Heroes)
1993
감독 유진위
출연 장국영, 임청하, 왕조현, 양가휘, 양조위, 장만옥, 장학우, 유가령, 종진도, 예위칭

1 개요

전무후무한 막장(?),막강(?) 스타 캐스팅이 압권인 홍콩 영화!

영화를 느리게 찍기로 유명한 왕가위 감독이 김용의 사조영웅전을 바탕으로 영화 동사서독을 찍을 때, 왕가위 감독 특유의의 완벽주의, 녹음 장비 불량, 영화 제작비 문제 등으로 스태프와 배우들이 모두 지쳐버렸다고 한다. 그러자 왕가위 감독과 절친한 사이이자 홍콩 코미디의 대가인 유진위 감독이 그 촬영팀 그대로 한 달동안 가볍게 찍은 코미디 영화이다. 유진위 감독은 동사서독의 제작자 중 한 사람이기도 했다.

원작에 해당하는 동사서독과 비교하자면, 동사서독은 황약사와 구양봉이 예술적으로 궁상 떠는 영화고, 동성서취는 궁상 떠는 영화다. 영화가 졸작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두 영화 모두 이 두명이 궁상 떠는 것이 주 내용이다.

2 제작 배경

1988년 개봉한 왕가위의 첫 작품 열혈남아가 흥행에 성공하자 왕가위를 지원해준 홍콩 영화계의 큰손이자 삼합회의 간부인 등광영은 장국영, 양조위, 유덕화, 장만옥, 장학우 등 홍콩의 스타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엄청난 제작비를 지원해주며 왕가위의 두번째 작품을 찍도록 지원해준다. 하지만 제작자인 등광영이 사사건건 간섭하는 것을 못마땅해 하던 왕가위 감독은 자신의 두번째 작품인 아비정전을 자신만의 예술영화로 연출하고 아비정전은 흥행에 참패하고 만다.

한편, 아비정전 이후 등광영에게서 독립하고 자신의 제작사를 설립한 왕가위는 영화계 입문 시절부터 친구였던 각본가이자 감독인 유진위, 아비정전의 촬영 감독 크리스토퍼 도일 등과 손을 잡고 자신의 영화 세계를 제대로 선보이기 위해 인기 무협 소설가 김용의 사조영웅전을 바탕으로 평소 삼합회에 반감을 가지던 홍콩의 톱스타들을 끌여들여서 동사서독이라는 영화의 제작을 준비한다.

그러나 아비정전으로 홍콩 영화계의 거물 등광영을 물 먹인 상황에서, 1992년부터 시작된 동사서독의 촬영은 적은 제작비와 왕가위 특유의 계획성 없는 제작방식 때문에 계속 중단된다. 왕가위의 절친이자 동사서독의 제작자 중 한 사람인 유진위 감독은 동사서독 때문에 모인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벌판에서 허망하게 촬영을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초조하게 바라보다가 1993년 설날특수를 노려서 동사서독의 제작비도 충당할 겸 그들을 데리고 1달동안 명절날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미디 한 편을 서둘러 만들어내게 된다. 동성서취는 이렇게 날림으로 제작되었다.

동사서독의 스태프와 배우들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동사서독 촬영시의 스트레스를 해소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동성서취는 흥행에 대성공하였다. 동성서취가 대성공한 덕분에 왕가위 감독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어낼 수 있었고 동사서독은 끝까지 제작될 수 있었다. 만약 동사서독의 촬영이 엎어질 경우, 왕가위는 홍콩 영화판에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만들고 충무로에서 사라진 장선우 감독 같은 입장이 될 상황이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 또한 동사서독과 유사!(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장국영은 동사서독에선 서독.) 그 밖에도 동사서독의 지지부진한 촬영에 스스로도 지친 왕가위 감독은 동사서독 촬영을 잠시 접고 홍콩에서 휴식을 취하는 도중 심심풀이 삼아(?) 영화 중경삼림을 찍는다. 더 재미난 사실은 동사서독의 난해함 때문에 중경삼림과 동성서취가 대중들에게 더 유명하다는 점. 동사서독에 캐스팅되었지만 유부남과의 스캔들로 결국 하차하고 말았던 왕조현은 동사서독 제작이 멈춘 동안 만들어진 동성서취에는 출연한다.

3 기타

유진위 감독의 이러한 일화는 동사서독이 최종적으로 완성된 후, 또 되풀이된다. 동사서독 제작이 완료된 후, 당시 최고의 스타였던 주성치가 삼합회에서 벗어나고자 직접 제작사를 차렸다는 소식을 접한 유진위 감독은 코미디 영화 전문 감독이라는 자신의 커리어를 변화 시킬 야심으로 주성치와 그의 약혼녀 주인을 캐스팅하여 서유기를 바탕으로 코믹과 멜로를 섞은 영화를 준비한다.

그러나 영화 촬영 중, 주성치가 본래 조연으로 캐스팅된 막문위를 보고 한눈에 반하여 불륜을 저지르기 시작하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한다. 촬영 도중 그 사실을 알게된 주인이 주성치가 자신의 제작사건으로 홍콩에 간 틈을 타서 막문위와 대판 싸웠는데 촬영장에 다시 나타난 주성치에게 막문위가 그 동안 주인이 자신을 괴롭혔다며 그녀를 비난했고 그 말을 듣고 화가난 주성치가 주인에게 폭력을 휘둘렀다고 한다. 결국, 주인은 영화에서 하차했고 주성치와 막문위는 스탭들의 눈치를 못견디고 촬영장에서 야반도주하는 막장 사태가 발생한다.

주연 배우들이 모두 하차하여 영화 촬영이 중단되고 자신의 제작사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자 유진위 감독은 코미디 스타인 주성치가 출연하는 저예산 코미디 영화 한 편을 찍어서 제작사를 살리려는 생각에 주성치에게 다시 연락을 취헀고 주성치는 제작비는 자신이 댈테니 막문위를 주연으로 재촬영해서 서유기를 완성하자는 제안을 하게된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겠지만 이러한 결과 끝에 탄생한 영화가 바로 서유기-선리기연과 서유기-월광보합.

이외에도 왕가위 감독이 영화 2046을 제작하던 중 이전처럼 촬영 기간이 길어져 출연 배우들이 지치자(...) 결국 유진위 감독은 양조위, 왕비, 조미, 장첸 등의 출연배우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천하무쌍이라는 영화를 제작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