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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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 선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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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안 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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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정전' 당시 장국영과 함께. 참고로 왕가위가 장국영보다 2살 어리다.

王家衛
(Kar-wai Wong, Jiawei Wang)

1 소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홍콩의 영화감독. 1958년 7월 17일 상하이에서 출생.

독특한 영상미와 허무, 고독을 다룬 주제로 90년대 중후반에 엄청난 붐을 일으켰으며, 90년대 문화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존재였다.

아시아는 물론이고 서양에서도 최고 감독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아 왔다. 미국에서 나왔던 '중경삼림' 렌탈 비디오와 DVD를 보면 앞부분에 쿠엔틴 타란티노가 나와서 영화평을 한다. 2006년에는 중화권 인물 최초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으며, 2012년 '일대종사' 북미 개봉때는 마틴 스콜세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홍보대사 노릇을 해주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시간이 흘러도 퇴색하거나 낡은 느낌을 주지 않고 젊은층에게도 꾸준히 어필하는 특징을 가졌다. 지금도 왕가위가 영화 무대인사나 좌담회를 하면 젊은 영화팬들이 많이 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필름의 프레임에서 중간중간 프레임들을 들어내고 그 자리에 동일한 프레임을 채워 넣음으로써 인물의 동작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이고, 인물/사물의 윤곽선과 빛은 잔상을 남기면서 흘러가는 스텝프린팅 기법으로 유명한 감독이기도 하다. 물론 이는 왕가위, 그리고 그와 같이 여러 차례 일한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이 처음 도입한 기법은 아니고, 이미 뮤직비디오와 CF에서 쓰이던 기법이었으나, 영화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시간이라는 요소를 강조함으로써 영화를 "기억에 관한 예술"로 만드는 데 일조한 것은 왕가위 감독이다. 왕가위는 중경삼림, 화양연화 등 그의 여러 작품에서 이 스텝프린팅 기법을 통해 인상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2 비판

탐미주의 감독들이 잘 듣는 비판이지만, "너무 미장센에만 힘을 쏟아부어 정작 스토리는 빈약하다.""영화를 찍으려고 연출력을 발휘하는게 아니라 연출력 자랑하려고 영화를 찍는 느낌이다.""미장센 빼고는 남는게 뭐냐?" 등의 지적을 자주 듣는다. 2046 때부터 가열된 비판인데, 이 영화를 기점으로 영화들이 스토리가 상당히 난해하고 혼란스러워 졌다.[1] 일대종사 이후로는 진지하게 퇴물이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기도 한다.

연출 자체(촬영 기법과 독백 등)도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라 취향이 안 맞는 사람에게는 "유치하다.""허세 부리는 것 같다."같은 평을 받는다.

3 한국에서의 인기

1995년을 전후로 한국의 젊은 영화인들은 왕가위의 '중경삼림'과 '타락천사'가 보여준 감각적인 영상과 센티멘탈리즘에 크게 경도되었고, 한동안 왕가위 감독의 영화 스타일을 흉내표절내는 모방작들이 범람했다. 대표적으로 최진실, 장동건 등 탑스타 배우가 출연한 97년 영화 '홀리데이 인 서울'은 노골적인 왕가위 스타일의 표절작. 유명 영화잡지에서도 대놓고 깠다(...) 흑역사 더 창피한 점은 왕가위 감독도 이를 알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 인터뷰에서 자기 영화와 비슷한 한국 영화를 본 적 있다고 했으니... 국제망신.

국내 CF들마저 왕가위의 스타일을 따라했다. 한 예로 김선아가 나와 '낯선 여자에게서 그의 향기를 느꼈다'는 광고 멘트로 유명한 화장품 CF는 '타락천사'의 한 장면을 따라한 것. 그 당시 온갖 영상물들이 왕가위 특유의 핸드헬드와 스텝 프린팅 촬영 기법을 따라하며 도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TV문학관같은 단막극 드라마까지 그랬으니 말 다 했다.

급기야는 표절 수준을 넘어 왕가위에 빙의하고 싶었던건지 왕가위의 촬영기사인 크리스토퍼 도일을 모셔와 정우성, 박신양 주연의 '모텔 선인장'같은 망작을 찍으며 난리 굿판을 벌였다(...). 참고로 이 영화에 봉준호감독과 장준환 감독이 연출부로 있었다

지금은 폐간된 키노스크린등 영화잡지에선 수시로 왕가위 특집찬양 기사를 실었으며, 영화 평론가 정성일은 왕가위의 열혈팬이자 영업왕(..)으로 불릴정도로 왕가위 영화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정성일은 왕가위 DVD의 코멘터리를 담당했고 국내에서 왕가위와 함께 GV 대담을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영화 속 OST 인기도 굉장해서, '중경삼림'에 삽입된 '캘리포니아 드리밍'이 히트치자 이 곡을 부른 마마스앤파파스는 내한 공연을 갖기도 했다. 이렇듯 왕가위가 끼친 영향력은 실로 대단했고, 마니아층도 두텁게 형성된 감독이다.

4 이야깃거리들

1. 키가 굉장히 크다. 190cm에 달하는 장신으로 실물로 보면 깜짝 놀랄 정도의 거구다.

2. 주성치가 주연한 영화 서유기 월광보합은 왕가위에 대한 오마주가 많이 등장한다. 춘삼십랑에 반한 이당가의 대사 ‘사랑의 유효 기간을 만년으로 하겠다’는 ‘중경삼림’의 명대사를 패러디한 것이며, 지존보가 월광보합을 발견한 순간과 관세음보살의 목소리를 듣는 장면에서는 ‘동사서독’의 배경 음악이 사용되었다.

3. 영화 제작시 즉흥적이고 시간을 끄는 면모가 있다고 한다. 동사서독 촬영 당시 왕조현도 시간을 너무 끌어 하차했고 춘광사설 촬영시에도 1달 동안 어떠한 장면도 촬영 하지 않고 배우들을 숙소에 대기시켜서 배우들이 하차직전까지 갔었다. 대한민국의 배우 심혜진도 왕가위의 영화[2]에 캐스팅된 적이 있는데, 너무 질질 끌어 중도 하차했다는 얘기도 있다. 왕가위는 원래 시나리오 없이 촬영하는 일이 빈번하다. 왕가위와 오래 일했고 그의 페르소나양조위는 이런 작업 방식에 익숙해질 만한 데도 짜증날 때가 더 많다고 밝혔다. 춘광사설을 찍을 때는 시나리오도 보지 못하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무작정 떠났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배우들이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하는 감독으로 손꼽힌다. 동아시아권 배우 중에선 일본의 기무라 타쿠야, 한국의 송혜교가 그의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4. 1995년 12월에 당시 중경삼림, 타락천사가 인기를 얻고 있던 한국을 방문했고, 당시 촬영중이었던 은행나무 침대의 출연진과도 만남을 가졌다. 이후에도 한국을 자주 방문한 편.

5. 홍콩 느와르라고 한국에서 부르는 명칭을 달가워 하지 않았다.90년 영화 잡지 로드쇼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데, 당시 한국 시장이 홍콩에서 큰 시장이 되면서 한국적인 입맛에 맞게 영웅본색 아류작이 나오는 거 같다고 말한 바 있다.

6. 왕가위에게 50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안겨준 작품 '춘광사설'은 97년 국내에서 수입불가 판결을 받은 적 있다. 공연윤리위원회에서 동성애를 이유로 들어 수입불가 판정을 내린 것. 논란 끝에 결국 재심의를 받아 1년 늦게 개봉했다. 당시 황당하고 꽉막힌 국내 사회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대목.

7. 영상미와 음악선곡에 탁월한 센스를 갖고 있다. 그의 미적 감각과 탐미적인 분위기가 워낙 뛰어나다 보니 화장품 브랜드와 작업이 잦은편이다. 2007년 디올의 향수 '미드나잇 포이즌' 광고의 감독을 맡았으며(에바 그린이 출연했다.) 2011년에는 남성 영화감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와 콜라보를 하여 홀리데이 컬렉션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5 작품 및 수상내역

5.1 주요 작품

5.2 수상내역

  • 1991년 홍콩금상장영화제 최우수감독상
  • 1995년 홍콩금상장영화제 최우수감독상
  • 1995년 홍콩비평가주간 최우수감독상
  • 1995년 홍콩비평가주간 각본상
  • 1997년 깐느영화제 감독상
  • 2000년 Europe Academy Film Awards 최우수외국어영화상
  • 2001년 세자르상 외국어영화상
  • 2006년 프랑스 레종 도뇌르 훈장
  1. 한국의 이명세 감독도 자주듣는 비판이다.
  2. 2046이라고 한다.
  3. 한국에 수입하면서 붙인 제목으로, 원래 제목은 몽콕하문(旺角下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