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오브 파이

'희망'
'승리'
'모험'


1차 공식 예고편
2차 공식 예고편

Life of Pi

1 개요

파이 이야기의 실사 영화판. 국내에서는 원제 그대로 라이프 오브 파이라는 이름으로 개봉했다. 감독은 와호장룡이나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명성이 높은 이안. 해파리가 빛나는 영상미가 일품. 파이와 배 말고는 모든것이 CG지만(리처드 파커마저도!), 처음부터 아이맥스 3D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이라서(화면비도 중간중간 바뀐다.) 바다 위에서는 아바타 이래 극상의 3D체험을 할 수 있다.[1] 영화관 자리만 좋으면. 영화판에서 프랑스 선원을 맡은 배우가 뜬금없게도 프랑스의 국민배우 제라르 드 빠르디유이다. 일부에서는 위의 스포일러를 보면 알수있듯 두번째 이야기에서의 비중 때문에 대배우를 캐스팅한 것이 아닌지 추측하고 있다. 듀나 또한 리뷰에서 그의 존재감 때문에 파이의 대사로만 전개되는 후반부의 또다른 설명에 뚜렷한 시각적 레퍼런스가 주어진다고 평가했다.

전체적인 내용은 원작과 거의 유사하지만 세부적으로는 달라진 부분들이 몇 가지 있다.

  1. 원작과 달리, 파이의 인도 여자 친구 아난디가 등장한다.
  2. 파이에게 종교보다는 이성을 중시하라고 조언한 사람이 학교 선생이 아니라 아버지로 바뀌었다.
  3. 원작에서는 없던, 선내 식당 씬이 추가되었다. 특히 원작에서 주방장과 선원으로만 언급된 두 인물이 각각, 육식을 좋아하는 프랑스 국민배우 주방장과 고기 스프를 좋아하는 행복한 불교 신자 선원으로 묘사되었다.(어쩌면 원작에서 파이가 요리사를 하이에나(육식동물)에 빗댓고 선원을 얼룩말(초식동물)에 빗댄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요리사=고기를 좋아함, 선원=불교 신자(보통 세간에 퍼진 불교 이미지 중 하나가 '살생을 금한다'+'채식 권장' 이라는 점)라는 설정을 추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 가정이 틀릴 수도 있다.)
  4. 첫 번째 표류 이야기에서 "눈 먼 조난자와의 조우" 에피소드[2]가 생략되었다.(이 에피소드는 원작에서도 잔인한 묘사가 많고, 눈 먼 상황을 영상매체로 옮기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두 번째 이야기와 그대로 대입하는것도 애매하기 때문에 삭제된 듯 하다).
  5. 파이가 화자로 설정된 원작과 달리, 영화에서는 파이가 작가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액자식 구조로 바뀌었다. 고로 두 가지 이야기에 대한 선택은 작가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여담으로 영화 거의 마지막에 일본인 보험회사 직원 한 명이 주인공에게 바나나는 물에 안 뜬다며 이야기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데, 소설에서는 그 직원이 파이의 말대로 세면대에 바나나를 띄우면서 뜨는 것을 인정한다.

내용 상의 차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영화에서는 첫 번째, 두 번째 표류 이야기에서 파이의 변화나 행동 양상이 원작에 비하면 많이 순화되었다. 참고로 첫번째 이야기에서도 식인을 한 원작과 달리, 영화에서는 '그것'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다. 그로 인해 영화의 숨은 메세지에 대한 해석이 주로 "파이가 '그것'을 했느냐" 여부에 쏠리는 기현상이 초래되었다.

영화의 메세지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한국 뿐만 아니라 외국 커뮤니티에서도 큰 화두거리가 되었다. 일각에서는 2번째 이야기를 근거로 이 영화가 반전 영화라고 해석하지만, 이는 옳지 못한 해석이며, 실제로는 오히려 열린 결말에 가까운 내용이다. 영화를 만든 이안 감독의 인터뷰나 리처드 파커가 밀림에 들어가기 전에 파이와의 표류기를 떠올리는 마지막 장면이 그 근거이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2번째 표류 이야기의 충격으로 인해 놓쳤을 만한 장면.

이것으로 볼 때 "이치적으론 두 번째 이야기가 현실일 수 밖에 없지만 첫 번째 이야기를 진실로 믿게 되는" 결말임을 알 수 있다.

이안 감독의 의도가 좀더 궁금한 위키러는 인터뷰를 참고.

작중 캐나다인 작가가 각각의 이야기에 대해 보이는 표정 변화는 마치 관객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변화가 꽤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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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를 들은 후의 의심과 실망이 가득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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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를 들은 후...

2013년 2월, 제 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과 시각효과상 등 가장 많은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최우수작품상은 벤 애플렉의 아르고. 특히 이안 감독은 7년만에 또 다시 감독상을 수상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연휴에 개봉해 1억 1600만 달러 극장수입을 올렸다. 제작비 1억 2천만 달러를 생각하면 좀 아쉽지만 해외 수익이 4억 7천만 달러에 달하면서 모두 합쳐 6억 달러 가까운 대박을 벌어들였다. 해외 수입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 일단 중국을 비롯한 홍콩, 대만 등지에서 1억 달러가 넘는 수입을 벌어들인데 이어 영국에서 4천만 달러를 넘게 벌었으며 그 밖에 러시아나 멕시코, 호주, 독일, 일본에서도 기대 이상의 상당한 흥행을 거둬들였다. 특히 볼리우드의 영향으로 외국영화의 무덤이라 불리우는 인도에서도 1300만 달러가 넘는 흥행을 기록한다. (흥행의 본좌 아바타가 인도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2400만 달러라고 한다). 배우들이 듣보잡이나 다를 거 없어 홍보에 어려움이 있을 법했지만 한국에서도 2013년 새해 첫 날 개봉해 158만 관객이 보면서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했다.

여담으로 주인공이 표류될 때 가끔 외치는 "아빠, 엄마!"라는 대사가 한국어와 똑같아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실은 파이가 인도어의 한 종류인 타밀어를 사용하기 때문인데, 타밀어는 약 1300개 정도의 단어가 한국어와 비슷한 소리로 발음된다고 한다. 한 예로 아버지도 타밀어로 아뻐지로 발음된다.

2 CG 회사의 파산

...그런데 뜻밖에도 묘한 뒷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특수효과를 제작한 회사 리듬 & 휴는 이전에 300,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헝거 게임, 크로니클, 헐크, 미라 등의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회사로 현재 미국 VFX 시장에서는 상당한 메이저 회사다. 그런데 경영난으로 라이프 오브 파이가 오스카상을 받기 불과 2주 전에 파산했다. 그리고 특수효과 감독인 빌 웨스턴호퍼(이 영화 이후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의 특수효과 감독으로 발탁)는 오스카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뒤 소감에서 아티스트임을 자처하는 자신들이 훌륭한 영화를 만들고도 회사의 경영난 때문에 실업자가 되는 아이러니를 이야기하며, 특수효과 회사도 헐리우드 영화회사들 만큼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45초 즈음에 오스카 측에서 시간 없다고 소감 발표를 끊어버렸다. 게다가 이 영화의 감독인 이안이 CG에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많은 감독들이 도전할 수 있게 더욱 싸져야 한다는 인터뷰를 해서 논란이 되었다.

때문에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여기에 항의 내지는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자신들 메인 사진을 녹색(혹은 RGB칼라)로 바꾸는 중이다. 왜 녹색이냐 하면 영상 합성을 할 때 쓰이는 스크린이 보통 그린 스크린이 많기 때문. # 한편, 30분짜리 단편 다큐 영화도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3 인터넷 비공식 자막의 중대한 오역

극장에서 상영됐던 공식 자막과 달리, 인터넷 네티즌이 번역한 비공식 자막은 영화의 해석을 좌우할 만한 결정적인 부분에서 심각한 오역을 하고 말았고 이로 인해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하지 못한 사람들은 한쪽으로 치우쳐진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영화의 마지막 씬에서, 캐나다인 작가가 파이의 생존에 대한 일본 보험사의 보고서를 읽는데, 그 중 마지막 문장의 원본은 다음과 같다.
"(파이의 생존에 대해 극찬하는 앞 부분은 생략)... Very few castaways can claim to have survived so long at sea, and none in the company of... an adult Bengal tiger."
이를 해석하면,"긴 시간 동안 바다에서 표류하고 살아 남은 사람은 거의 없고, 다 큰 벵갈 호랑이와 함께 살아 남은 사람은 (파이를 제외하곤) 전무하다" 정도가 된다.
즉, 일본 보험사 직원들은 파이의 첫 번째 이야기를 인정하고 보고했다.

하지만 Spellbounder 라는 네티즌의 초기 번역판은 "생존자 중에 호랑이는 없었다" 라고 해석하는 바람에, 극장 가서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은 두 번째 이야기가 당연히 맞는 게 아니냐고 확신해버리고 말았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게 열린 결말을 열어둔 얀 마텔 작가와 이안 감독의 뜻을 짓밟는 희대의 뻘번역이 아닐 수 없다.그것은 복돌이 들을 비웃는 자막 제작자의 신의 한수
  1. 아바타(영화) 로 3D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제임스 카메론도 이 영화의 홍보과정에 인터뷰를 자청해 지원할 정도였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거장이 만들어 낸 걸작이라고 한다.
  2. 식인섬에 도착하기 직전에 있는 에피소드. 파이는 영양실조로 잠시 눈이 멀게 되는데, 이때 파이와 마찬가지로 구명보트를 탄 채 눈이 먼 조난자를 만나게 된다. 파이는 이 조난자와 몇마디를 나누면서 조난자가 프랑스 억양을 사용하는 것과 더러운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 조난자는 자신의 배로 돌아가려던 와중 리처드 파커에게 잡혀먹히고 만다. 얼마 후 눈이 보이게 된 파이는 피투성이가 된 보트를 보고 경악하지만 결국 배고픔을 못 이기고 조난자의 시체를 먹어버린다. 햇빛에 바싹 마른 탓에 평범한 고기와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고...